대지도론(大智度論) 제77권 2
大智度論 釋夢中不證品 第六十一之餘 卷七十七 卷七十五
聖者龍樹菩薩造 용수 보살 지음.
後秦龜茲國三藏法師鳩摩羅什奉 詔譯 후진 구자국 삼장법사 구마라집 소역
61. 몽중부증품을 풀이함② 2
須菩提白佛言:“世尊!般若波羅蜜空、無所有、不堅固,是行般若波羅蜜不?”
“不也!須菩提!”
수보리 존자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반야바라밀은 공(空)하며, 아무것도 없는 무소유(無所有)이고, 불견고(不堅固)하다는 것이 바로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것인지요?”
“그렇지 않느니라, 수보리야.”
“世尊!離空,更有法行般若波羅蜜不?”
“不也!須菩提!”
“세존이시여, 공을 여읜 이공(離空)하고서도 다시 다른 법이 있어서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것인지요?”
“그렇지 않느니라, 수보리야.”
“世尊!是般若波羅蜜,行般若波羅蜜不?”
“不也!須菩提!”
“세존이시여, 이 반야바라밀이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것인지요?”
“그렇지 않느니라, 수보리야.”
“世尊!離般若波羅蜜,行般若波羅蜜不?”
“不也!須菩提!”
“세존이시여, 반야바라밀을 여의고서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것인지요?”
“그렇지 않느니라, 수보리야.”
“世尊!色是行般若波羅蜜不?”
“不也!須菩提!”
“세존이시여, 물질(色), 이것이 바로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것인지요?”
“그렇지 않느니라, 수보리야.”
“世尊!受、想、行、識是行般若波羅蜜不?”
“不也!須菩提!”
“세존이시여, 느낌(受)ㆍ생각(想)ㆍ 지어감(行)ㆍ분별(識), 이것이 바로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것인지요?”
“그렇지 않느니라, 수보리야.”
“世尊!六波羅蜜是行般若波羅蜜不?”
“不也!須菩提!”
“세존이시여, 육바라밀이 바로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것인지요?”
“그렇지 않느니라, 수보리야.”
“世尊!四念處乃至十八不共法是行般若波羅蜜不?”
“不也!須菩提!”
“세존이시여, 사념처 내지는 18불공법이 바로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것인지요?”
“그렇지 않느니라, 수보리야.”
“世尊!色空相、虛誑不實、無所有、不堅固相,色如相、法相、法住、法位、實際,是行般若波羅蜜不?”
“不也!須菩提!”
“세존이시여, 물질(色)은 공한 공상(空相)이라서 거짓이요 진실하지 않으며, 아무것도 없는 무소유이고 견고하지 않은 상(相)이나, 물질(色)의 여(如)ㆍ법상(法相)ㆍ법주(法住)ㆍ법위(法位)ㆍ실제(實際) 이것이 바로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것인지요?”
“그렇지 않느니라, 수보리야.”
“世尊!受想行識乃至十八不共法空相、虛誑不實、無所有、不堅固相、如、法相、法住、法位、實際是行般若波羅蜜不?”
“不也!須菩提!”
“세존이시여, 수상행식(受想行識) 내지는 18불공법은 공한 공상(空相)이라서 거짓이요 진실하지 않으며 아무것도 없는 무소유이고 견고하지 않은 상(相)이니, 그것의 여ㆍ법상ㆍ법주ㆍ법위ㆍ실제 이것이 바로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것인지요?”
“그렇지 않느니라, 수보리야.”
“世尊!若是諸法皆不行般若波羅蜜,云何行名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
佛告須菩提:“於汝意云何?汝見有法行般若波羅蜜者不?”
“不也!世尊!”
“세존이시여, 만약 이러한 모든 법이 모두 반야바라밀을 행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행하는 것이기에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한다 하는 것인지요?”
부처님께서 수보리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대는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어떠한 법이 있다고 보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須菩提!汝見般若波羅蜜菩薩摩訶薩可行處不?”
“不也!世尊!”
“수보리야, 그대는 보살마하살이 행할 곳의 행처(行處)로서 반야바라밀을 보는 것인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須菩提!汝所不見法,是法可得不?”
“不也!世尊!”
“수보리야, 그대는 보지 못하는 불견법(不見法)임에도 그 법을 얻을 수 있는 것인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須菩提!若法不可得,是法當生不?
“不也!世尊!”
“수보리야, 만약 법을 얻을 수 없다면 이 법은 생기는 것이던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須菩提!是名菩薩摩訶薩無生法忍。菩薩摩訶薩成就是忍,得受阿耨多羅三藐三菩提記。須菩提!是名諸佛無所畏、無㝵智。菩薩摩訶薩行是法忍,勤精進,若不得大智、一切種智。所謂阿耨多羅三藐三菩提智者,無有是處!何以故?是菩薩摩訶薩得無生法忍故,乃至阿耨多羅三藐三菩提不減不退。”
“수보리야, 이러함을 바로 보살마하살의 무생법인(無生法忍)이라 하나니,
보살마하살이 이 법인을 성취하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를 받게 되느니라.
수보리야, 이러함을 바로 모든 부처님의 무소외(無所畏)의 무애지(無礙智)라 하나니,
보살마하살이 이 법인을 행하면서 부지런히 정진하면 큰 지혜요 일체종지(一切種智)인, 이른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지혜를 얻지 못함이 있을 수조차 없느니라.
왜냐하면 이 보살마하살이 무생법인을 얻었기 때문이요,
나아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덜하지도 않고 물러나지도 않기 때문이니라.”
須菩提白佛言:“世尊!諸法無生相,此中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記不?”
“不也!須菩提!”
수보리 존자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제법의 남이 없는 무생상(無生相) 가운데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를 얻는지요?”
“그렇지 않느니라, 수보리야.”
“世尊!諸法生相,此中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記不?”
“不也!須菩提!”
“세존이시여, 제법의 나는 생상(生相)인 이 가운데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를 얻는지요?”
“그렇지 않느니라, 수보리야.”
“世尊!諸法非生非不生相,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記不?”
“不也!須菩提!”
“세존이시여, 제법이 나는 것도 아니고 나지 않는 것도 아닌 비생비불생상(非生非不生相)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를 얻는지요?”
“그렇지 않느니라, 수보리야.”
“世尊!諸菩薩摩訶薩云何知諸法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記?”
佛告須菩提:“汝見有法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記不?”
“不也!世尊!我不見有法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記,我亦不見法有得者、得處。”
“세존이시여, 모든 보살마하살이 어떻게 제법을 알아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를 얻는지요?”
부처님께서 수보리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그대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를 얻는 어떠한 법이 있다고 보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를 얻는 어떠한 법도 있다고 보지 않고, 또한 얻는 이와 얻는 곳이 있는 어떠한 법도 보지 않습니다.”
佛言:“如是!如是!須菩提!若菩薩摩訶薩於一切法無所得時,不作是念:‘我當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用是事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是阿耨多羅三藐三菩提處。’何以故?諸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無諸憶想分別。所以者何?般若波羅蜜中無諸分別憶想故。”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참으로 그러하고 그러하느니라. 수보리야, 만약 보살마하살이 일체법에서 얻음이 없을 때, ‘나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어야겠다’고 생각하지 않느니라.
이러함으로 인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나니, 이를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처(處)라 하느니라.
모든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을 행하면서 모든 생각과 분별이 없나니,
왜냐하면 반야바라밀 가운데에는 모든 분별과 생각이 없기 때문이니라.”
▶論. 問曰:上已種種說般若相,今何以更問?
▷논. 묻나니, 앞에서 이미 갖가지로 반야의 상(相)을 설하였거늘, 무엇 때문에 지금 다시 묻는 것입니까?
答曰:般若波羅蜜第一微妙,聞者無厭足,無滿時,無一定相,故不應難。如十住大菩薩於般若波羅蜜猶未滿足,何況須菩提小乘人!
답하나니, 반야바라밀은 제일 미묘한 것이니, 듣는 이는 싫증냄이 없고 만족해 하지 않으며, 일정한 정상(正相)도 없으므로 따지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10주(住, 관정주灌頂住)에 있는 큰 대보살 같은 이도 오히려 만족해 함이 없거늘 하물며 수보리 같은 소승의 사람이랴!
復次,上聞種種讚般若是父、是母等,是故更問。佛因須菩提問,爲餘衆生故,廣說般若波羅蜜相。“須菩提!所謂虛空相是般若波羅蜜相。如虛空無色相、無非色相,般若波羅蜜亦如是無所有相。”
또한 앞에서 “반야는 바로 아버지요 바로 어머니이다”고 하는 등의 갖가지 칭찬하는 것을 들었기 때문에 다시 묻는 것이며, 부처님께서는 수보리 존자의 물음으로 인하여 그 밖의 다른 중생들을 위하여 반야바라밀의 상(相)을 자세히 설명하신 것이니, “수보리야, 이른바 허공의 허공상(虛空相)이 바로 반야바라밀의 상(相)이니, 마치 허공은 빛깔의 색상(色相)이 없고 빛깔이 아닌 비색상(非色相)도 없는 것과 같이,
반야바라밀 또한 그와 같아서 아무것도 없는 무소유상(無所有相)이니라”고 하셨으며,
須菩提更問:“頗有因緣,諸法相如般若相不?”
佛答:“有。一切法究竟空、究竟離相,故說:‘如般若波羅蜜相,一切法亦如是。’”
수보리 존자가 다시 묻기를 “혹시 인연이 있으면 제법의 상(相)이 반야의 상(相)과 같습니까?”라고 하자,
부처님께서 대답하시기를, “일체법은 마침내는 공한 구경공(究竟空)이고, 마침내는 여읜 구경이상(究竟離相)이기 때문에 ‘반야바라밀의 상(相)과 같이 일체법 또한 그와 같다’고 말하는 것이다”고 하셨다.
須菩提難:“若一切法離相、空相,云何知有垢、淨?云何菩薩得無上道?”
佛告須菩提:“於汝意云何?衆生長夜行我、我所等。”
是佛所說義,如我、我所畢竟無,衆生狂顚倒因緣故,生諸煩惱;煩惱因緣故有業;業因緣故,於生死中往來 是事本末空。何以故?我無故,我所心虛誑;我所心虛誑故,諸餘因果展轉法皆是虛誑。
수보리 존자가 “만약 일체법이 여의는 이상(離相)이요 공한 공상(空相)이라면, 어떻게 더러운 구(垢)와 깨끗한 정(淨)이 있다는 것을 알며, 어떻게 보살은 위없는 무상도(無上道)를 얻는 것입니까?”라고 따져 물었으며,
부처님께서 수보리 존자에게 말씀하시기를,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중생들이 장야(長夜, 오랜 세월) 동안 나(我)와 내 것의 아소(我所)를 행하고 있는 것인가?”라고 하셨으며,
부처님께서 여기에서 말씀하신 뜻은 나와 내 것과 같은 것은 필경에 없는 필경무(畢竟無)이나 중생은 미치고 뒤바뀐 광전도(狂顚倒)된 인연 때문에 모든 번뇌를 내며, 그러한 번뇌의 인연 때문에 업(業)이 있게 되며, 업의 인연 때문에 나고 죽는 생사 가운데에서 오가는 것이니, 이러한 것이 처음부터 끝까지 공하다는 것이니,
왜냐하면 나(我)라는 것이 없기 때문에 내 것이란 (我所)의 마음도 거짓이고, 내 것이란 마음이 거짓이기 때문에 그 밖의 다른 모든 인과(因果)로 인하여 벌어지고 이어지는 전전법(展轉法) 모두가 거짓인 것이다.
若因般若波羅蜜實智慧,觀五衆無常、苦、空、無我,離自相,自相空,從本來畢竟不生。爾時,我、我所心則滅;如日出,衆冥皆除。我、我所心滅故。餘煩惱滅;餘煩惱滅故,業因緣亦滅;業因緣滅故,往來生死中斷,是名爲淨。雖一切法相皆空,亦以如是因緣故有淨、有垢。
만약 반야바라밀의 진실한 실지혜(實智慧)로 인하여 오중(五衆)은 무상(無常)하고 괴롭고(苦) 공(空)하고 무아(無我)요, 자상(自相)을 여읜 것이고, 자상공(自相空)이라서 본래부터 필경에 나지 않은 것이라고 관찰할 때, 나와 내 것이란 마음이 소멸하는 것이 마치 해가 뜨면 모든 어두움이 사라지는 것과 같으며,
나와 내 것이란 마음이 소멸한 때문에 그 밖의 다른 번뇌가 소멸하고,
그 밖의 다른 번뇌가 소멸한 때문에 업의 인연도 소멸하며,
업의 인연이 소멸한 때문에 나고 죽는 생사 가운데에서 왕래하는 것이 끊어지나니,
이러함을 바로 깨끗한 정(淨)이라 하며,
비록 일체법의 상이 공할지라도 또한 이러한 인연 때문에 깨끗한 정(淨)도 있고 더러운 구(垢)도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