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도론(大智度論) 제73권 7
大智度論 釋轉不轉品 第五十六 卷七十三
聖者龍樹菩薩造 용수 보살 지음.
後秦龜茲國三藏法師鳩摩羅什奉 詔譯 후진 구자국 삼장법사 구마라집 소역
56. 전부전품(轉不轉品)을 풀이함① 3
問曰:如『阿毘曇經』說:誰成就五根?
答曰:不斷善根者。”今何以言“無信等五根,卽是凡夫”?
묻나니, ‘아비담경(阿毘曇經)‘에서 “누가 오근(五根)을 성취한 이입니까”라고 하자,
대답하기를 “선근을 끊지 않는 이다”고 말씀하셨는데,
지금 무엇 때문에 “신근, 정진근, 염근, 정근, 혜근의 오근(五根)이 없으면 그는 곧 범부이다”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答曰:不斷善根衆生雖成就五根,而不能發起爲用;譬如小兒雖成就煩惱婬欲等,未能發用,故言無。
信等五根亦如是,衆生雖有,不發不用,是故不數。
답하나니, 선근(善根)을 끊지 않은 중생은 비록 오근을 성취하였을지라도 일으키거나 작용할 수가 없으니, 마치 어린아이에게도 번뇌와 음욕 등이 갖추어져 있기는 하나 아직 일으키거나 작용할 수 없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신근, 정진근, 염근, 정근, 혜근의 오근(五根)이 없다’는 것도 그와 같은 것으로, 비록 중생에게 그러한 것이 있다 하여도 일으키지도 못하고 작용하지도 못하기 때문에 성인의 범주에는 들지 못한다고 하는 것이며,
信等五根有二種:一者、屬聲聞、辟支佛,二者、屬佛、諸菩薩。
屬聲聞、辟支佛道五根,能深信涅槃,能以智慧知世閒無常、空,能知涅槃寂滅。
菩薩五根,能生深慈悲心於怨惡衆生,亦能觀諸法實相,所謂無生無滅等;雖未得佛,亦能信受佛事。
신근, 정진근, 염근, 정근, 혜근의 오근(五根)에는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성문이나 벽지불에 속하는 것이요, 둘째는 부처님과 모든 보살에 속하는 것이다.
성문이나 벽지불에 속한 오근은 열반을 깊이 믿으면서 지혜로써 세간이 무상한 것과 공한 것을 알아 열반의 적멸(寂滅)을 잘 아는 것이지만,
보살의 오근은 원수나 악한 중생에게 깊은 자비심을 내며, 또한 제법의 실상(實相), 즉 무생(無生) 무멸(無滅) 등을 잘 관찰하나니,
비록 아직 부처님을 이루지는 못하였을지라도 부처님의 불사(佛事)를 믿고 받는 신수(信受)하는 것이다.
復有以菩薩根故,能見、能聞、能知諸佛神通力,非諸聲聞、辟支佛所及。
如『不可思議解脫經』中說:“舍利弗、目連、須菩提等雖在佛左右,以無菩薩根故,不見是大菩薩會及所有神通力,亦不聞佛說不可思議解脫。”是故說:“若菩薩具足得是信等五根故,名阿鞞跋致。”
또한 보살근(菩薩根)으로써는 모든 부처님의 신통의 힘을 능히 보고 능히 들으며, 능히 알 수 있지만, 이러함은 모든 성문이나 벽지불로서는 미칠 바가 아니니, 마치 ‘불가사의해탈경(不可思議解脫經)’ 중에서의 말씀과 같이,
사리불 존자ㆍ목련 존자(목건련)ㆍ수보리 존자 등은 비록 부처님의 좌우에 있었을지라도 보살근이 없었기 때문에 큰 보살들의 모임과 지닌 신통의 힘을 보지 못하며, 또한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불가사의한 해탈을 듣지도 못하였나니,
그러므로 보살은 이 신근, 정진근, 염근, 정근, 혜근의 오근(五根)을 빠짐없이 얻었기 때문에 아비발치라 한다고 하신 것이다.
問曰:餘經中說“善人身、口、意業無惡”,“知恩、報恩”,“能爲一切衆生故,自捨身樂,安隱衆生”,“有所利益,不求果報” 如是等上人相;何以故但說“不散亂心行無上道一事,名爲上人”?
묻나니, 다른 경에서는 “착한 선인(善人)에게는 신업(身業)ㆍ구업(口業)ㆍ의업(意業)에 악(惡)이 없으며, 은혜를 알아서 은혜를 갚으며, 일체 중생들을 위하여 스스로의 몸을 버리고 즐거이 중생들을 편안하게 하고 이익되게 하면서도 그 과보를 구하지 않나니, 이러한 이들이 상인(上人)의 상(相)이다”고 말씀하셨거늘,
무엇 때문에 다만 “산란하지 않은 불산란심(不散亂)으로 위없는 무상도를 행하는, 한 가지만으로 상인이라 한다”고 하시는 것입니까?
答曰:此中佛自略說:一心不散亂,盡攝諸善法。
何以故?貪重佛道故,一切諸煩惱折薄,是故於衆生深加慈心,能自以身命給施,何況不知報恩等!
답하나니, 여기에서 부처님께서는 스스로 간략하게 말씀하신 것이니, 일심으로 산란하지 않으면 모든 착한 선법을 다 포섭하는 것이니,
왜냐하면 부처님의 불도를 찾으며 중히 여기는 탐중(貪重)하여서 일체 번뇌를 꺾어서 얇게 하기 때문에 중생에 대하여 인자한 마음을 더욱 깊게 하고 스스로의 몸과 목숨으로 베풀어 주거늘, 하물며 은혜를 갚는 일 등을 모를 수 있겠는가!
常一心念阿耨多羅三藐三菩提,淸淨持戒故,不行邪命,所謂不作祝術、合藥。
祝術者,能翳身令人不見,能變人爲畜獸,如是等種種祝術。
合藥者,餌食求仙,亦合和諸藥療疾,求財及求名聲。
항상 일심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염하면서 청정하게 계율을 지니기 때문에 삿된 생활의 사명(邪命)을 하지 않나니, 이른바 주술(呪術)이나 약을 짓는 합약(合藥)의 일을 하지 않는 것이며,
‘주술(祝術)’이라 함은 몸을 가리어 사람들이 보지 못하게 하기도 하고, 사람들을 변화시켜 짐승을 만드는 등의 갖가지가 주술이며,
‘약을 짓는, 짓는 합약(合藥)’이라 함은, 약을 만들어 먹으면서 신선이 되기를 바라기도 하고, 또한 여러 가지 약을 한데 섞어서 질병을 치료하면서 재물을 구하거나 명성(名聲)을 구하기도 하는 것이다.
祝鬼者,有人欲知未來事,祝鬼令著男女,問其吉凶、生男生女、壽命脩短、豐樂勝負等。若有作者,爲攝衆生,破其憍慢,不爲財利名聞。
何以故?是人知一切諸法自相空故,不見諸法相 所謂己身、妻子、男女等;不見是相故,不行邪命。
‘귀신을 부린다는 주귀(呪鬼)’란, 어떤 사람이 미래의 일을 알고 싶어서 귀신에게 빌거나,
남녀를 홀리어 그 길흉(吉凶)과 생남(生男)ㆍ생녀(生女)와 수명의 길고 짧은 것과 풍요하고 즐거운 일이며 이기고 지는 것 등을 묻는 것이다.
만약 이러한 일을 짓는 이가 있으면 중생을 포섭하여 그의 교만심을 깨뜨려 주나, 그것은 재물이나 이익이나 명예나 세상의 평판을 위해서가 아닌 것으로,
왜냐하면 이 사람은 일체 제법의 자상(自相)이 공한 것을 아는 까닭에 제법의 상(相)인, 이른바 자기의 몸이나 처자(妻子)며 남녀(男女) 등을 보지 않기 때문이며, 이러한 상(相)을 보지 않기 때문에 삿된 생활을 하지 않는, 불행사명(不行邪命)인 것이다.
大智度論卷第七十三 終 대지도론 73권을 마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