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도론(大智度論) 제48권 10
大智度論 釋四念處品 第十九 卷四十八
龍樹菩薩造 용수 보살 지음.
後秦龜茲國三藏法師鳩摩羅什奉 詔譯 후진 구자국 구마라집 한역, 송성수 번역/김형준 개역
19. 사념처품(四念處品)을 풀이함 10
問曰:知是陁羅尼門因緣者,應得無量無邊功德,何以但說二十?
묻나니, 이 다라니문의 인연을 안다면 무량하고 무변한 공덕을 얻어야 하거늘
어찌하여 단지 스무 가지만을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答曰:佛亦能說諸餘無量無邊功德,但以廢說般若波羅蜜故,但略說二十。
답하나니, 부처님께서도 그 밖의 모든 무량하고 무변한 공덕을 말씀하실 수 있으시지만, 단지 반야바라밀에 한하여 설하시는 까닭에 간략하게 스무 가지만을 말씀하신 것일 뿐이다.
“得强識念”者,菩薩得是陁羅尼,常觀諸字相,修習憶念故,得强識念。
오래도록 잘 알고 기억하는 득강식념(得强識念)이라는 것이란, 보살이 이 다라니를 얻어서 항상 모든 글자의 자상(字相)을 관하면서 닦아 익히고 기억하기 때문에 오래도록 잘 알고 기억하는 것이며,
“得慚愧”者,集諸善法,厭諸惡法故,生大慚愧。
부끄러워하는 참괴(慚愧)라 함이란, 모든 선법(善法)을 쌓으며, 모든 악법(惡法)을 싫어하기 때문에 스스로에게나 남에게 참괴하는 마음을 내는 것이며,
“心得堅固”者,集諸福德、智慧故,心得堅固如金剛;乃至阿鼻地獄事,
尚不退阿耨多羅三藐三菩提,何況餘苦!
견고한 마음을 얻는 심득견고(心得堅固)란, 모든 복덕과 지혜를 쌓기 때문에 마음이 견고하게 되어서, 마치 금강과 같으며, 나아가 아비지옥(阿鼻地獄)에 이르러서도 오히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거늘, 하물며 그 밖의 고통이겠는가!
“得經旨趣”者,知佛五種方便說法故,名爲得經旨趣:一者、知作種種門說法,
二者、知爲何事故說;三者、知以方便故說,四者、知示理趣故說,五者、知以大悲心故說。
경의 근본 요지를 얻는 득경지취(得經旨趣)라고 함은, 부처님께서 쓰시는 다섯 가지의 방편으로 법을 설하시는 것을 알기 때문에 경의 근본이 되는 요지를 얻는다고 하나니,
첫째는 갖가지의 문(門)을 지으면서 설법하심을 아는 것이고,
둘째는 어떠한 것을 위하여 설법하시는 것인가를 아는 것이며,
셋째는 방편으로 설법하시는 것을 아는 것이고,
넷째는 이치를 나타 내 보이기 위하여 설법하심을 아는 것이며,
다섯째는 크게 가엾이 여기는 마음으로 설법하심을 아는 것이다.
“得智慧”者,菩薩因是陁羅尼,分別破散諸字,言語亦空,言語空故名亦空,
名空故義亦空;得畢竟空,卽是般若波羅蜜。
지혜를 얻는 득지혜(得智慧)라 함이란, 보살은 이 다라니로 인하여 분별하면서 모든 글자를 파하여 흩어 버리는 것은 언어 또한 공한 것이며, 언어가 공하기 때문에 이름 또한 공하고, 이름이 공하기 때문에 그 의(義, 뜻) 또한 공하여 필경공(畢竟空)을 얻게 되나니, 그것이 곧 반야바라밀의 지혜인 것이다.
“智慧樂說”者,旣得如是畢竟淸淨無碍智慧,以本願、大悲心度衆生故樂說易。
“지혜요설(智慧樂說)”이라 함이란, 이미 이와 같이 마침내 청정하고 장애가 없는 지혜를 얻은 뒤에는 본래 서원인 대비(大悲)의 마음으로써 중생을 제도하기 때문에 그들이 원하는 대로 잘 설하게 되는 것이며,
“得陁羅尼”者 譬如破竹 初節旣破,餘者皆易;菩薩亦如是 得是文字陁羅尼 諸陁羅尼自然而得。
다라니를 얻는 득다라니(得陁羅尼)란, 비유하자면, 대나무를 쪼갤 때에 첫 마디가 쪼개어지면 그 나머지도 쉽게 쪼개어지는 것과 같이, 보살 또한 그와 같아서 이 문자 다라니를 얻었으므로 모든 다라니를 절로 얻게 되는 것이다.
“無疑悔心”者,入諸法實相中,雖未得一切智慧,於一切深法中無疑無悔。
“의심하거나 뉘우침이 없는 무의회심(無疑悔心)”이라 함이란, 제법의 실상(實相)에 들어가면, 비록 아직 일체 지혜를 얻지 못하였을지라도 일체의 깊은 법에 대하여 의심도 없고 뉘우침도 없는 것이며,
“聞善不喜、聞惡不瞋”者,各各分別諸字,無讚歎、無毀呰故,聞善不喜,聞惡不瞋。
“不高不下”者,憎愛斷故。
“착한 일을 들어도 기뻐하지 않는 문선불희(聞善不喜)이고 나쁜 일을 들어도 성내지 않는 문악불진(聞惡不瞋)”은, 저마다의 모든 글자(字)를 분별하면서 찬탄함도 없고 헐뜯음도 없기 때문에 착한 일을 들어도 기뻐하지 않고 나쁜 일을 들어도 성을 내지 않는 것이며,
“교만해지지도 않고 풀이 죽지도 않는 불고불하(不高不下)”라 함이란, 미워하거나 사랑함이 끊어졌기 때문이다.
“善巧知衆生語”者,得解一切衆生言語三昧故。
“巧分別五衆、十二入、十八界,十二因緣、四緣、四諦”者,五衆等義如先說。
“중생의 말을 교묘히 잘 아는 선교지중생어(善巧知衆生語)”란, 일체 중생의 언어를 알아듣는 삼매(三昧)를 얻었기 때문이며,
“5중(衆)ㆍ12입(入)ㆍ18계(界)ㆍ12인연(因緣)ㆍ4연(緣)ㆍ4제(諦)를 교묘히 분별한다.”는 것은, 5중 등에 대한 이치는 앞에서 설명한 것과 같으며,
“巧分別衆生諸根利鈍、知他心、天耳、宿命。
“巧說是處非處”者,如十力中說。“巧知往來坐起等”者,如「阿鞞跋致品」中所說。
“중생의 모든 근기의 영리함과 둔함[利鈍]을 교묘히 잘 분별한다는 교분별중생제근리둔(巧分別衆生諸根利鈍)”란, 타심(他心)과 천이(天耳)와 숙명(宿命)을 아는 것이며,
“도리에 계합하고 도리에 계합하지 않음을 교묘히 잘 설명한다는 교설시처비처(巧說是處非處)”라 함이란, 마치 10력(力) 안에서의 설명과 같으며,
“가고 오고 앉고 일어나는 등을 교묘히 잘 안다는 교지왕래죄기(巧知往來坐起)”라는 것 등은, 마치 아비발치품(阿毘跋致品) 가운데에서 설명한 것과 같다.
“日月歲節”者,日名從旦至旦,初分、中分、後分;夜亦三分。
“날과 달과 해의 절기인 일월세절(日月歲節)”이라는 것은, 일(日, 날)은 아침부터 다음날 아침까지로, 초분(初分)과 중분(中分)과 후분(後分)으로 나누고, 밤 역시도 셋으로 나누며,
一日一夜有三十時:春、秋分時,十五時屬晝,十五時屬夜;
餘時增減 五月至,晝十八時,夜十二時;十一月至,夜十八時,晝十二時。
하루의 낮과 하루의 밤은 30시간이며, 춘분(春分)과 추분(秋分)일 때는 15시간이 낮이고, 15시간이 밤이 되지만, 그 밖의 때에는 더하기도 하고 덜하기도 하나니,
5월이 되면 낮은 18시간이요 밤은 12시간이 되며, 11월이 되면 밤이 18시간이요 낮이 12시간이 된다.
一月,或三十日、或三十日半、或二十九日、或二十七日半。
有四種月:一者、日月,二者、世閒月,三者、月月,四者、星宿月。
일월 (一月, 한 달)은 30일이기도 하고 혹은 30일 반(半)이기도 하며,
혹은 29일이 되기도 하고 혹은 27일 반이 되기도 하며,
사종월(四種月)이 있으니, 첫째는 해의 달인 일월(日月)이고, 둘째는 세간의 달인 세간월(世間月)이며,
셋째는 달의 달인 월월(月月)이고, 넷째는 별의 달인 성숙월(星宿月)이다.
日月者,三十日半;世閒月者,三十日;月月者,二十九日加六十二分之三十;
星宿月者,二十七日加六十七分之二十一。
해의 달인 일월(日月)이란 30일 반(半)이고, 세간의 달인 세간월(世間月)이란 30일이며,
달의 달인 월월(月月)이란 29일에 62분(分)의 30을 더하며,
별의 달인 성숙월(星宿月)이라 함은 27일에 67분의 21을 더한 것이다.
閏月者,從日月、世閒月二事中出,是名十三月。或十二月、或十三月,名一歲。
是歲三百六十六日,周而復始。
윤월(閏月, 윤달)이란 해의 달인 일월(日月)과 세간의 달인 세간월(世間月) 가운데에서 나오게 되는 것으로, 한 해가 열세 달이 되며,
혹은 이 12월이나 이 13월을 한 해인 일세(一歲)라 하며, 이 한 해는 366일이니, 이렇게 다시 되풀이하게 되는 것이다.
菩薩知日中分時,前分已過,後分未生,中分中無住處,無相可取,日分空無所有。
到三十日時,二十九日已滅,云何和合成月?月無故,云何和合而爲歲?
以是故,佛言:“世閒法如幻、如夢,但是誑心法。”
보살은 하루가 나누어져 있는 동안의 전분(前分)은 이미 지났고, 후분(後分)은 아직 생기지 않았으며, 중분(中分)에서도 머무르지 않는 무주처(無住處)이고, 취할 상도 없는 무상가취(無相可取)이니, 날의 시분(時分)은 공(空)한 것으로 아무것도 없는 무소유(無所有)인 것이다.
또한 30일이 되었을 때에는 29일은 이미 사라져 없거늘 어떻게 모아서 한 달을 이루는 것인가?
이렇게 달도 없으니 어떻게 모여서 한 해가 되는 것인가?
이 때문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세간의 법은 마치 환과 같은 여환(如幻)이고 마치 꿈과 같은 여몽(如夢)이나, 단지 마음을 속이는 광심법(誑心法)일 뿐이다.”고 하시는 것이다.
菩薩能知世閒日、月、歲和合,能知破散無所有,是名“巧分別”。
如是等種種分別,是名“菩薩摩訶薩摩訶衍”。
보살은 세간의 날과 달과 해가 화합한 것임을 능히 알고 깨뜨리고 흩어서 아무것도 없는 무소유(無所有)인 것을 아나니, 이를 교묘히 잘 분별하는 교분별(巧分別)이라 하며,
이와 같은 등의 갖가지로 분별하는 것을 바로 보살마하살의 마하연(摩訶衍)이라 하는 것이다.
大智度論 卷第四十八釋 第十九品 終 대지도론 제 48권의 해석을 마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