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도론(大智度論) 제44권 9
大智度論釋 幻人無作品 第十一卷 第四十四
龍樹菩薩造 용수 보살 지음.
後秦龜茲國三藏法師鳩摩羅什奉 詔譯 후진 구자국 구마라집 한역, 송성수 번역/김형준 개역
12. 구의품(句義品)을 풀이함 4
▶論. 問曰:須菩提何以故先問“世閒善法”,後問“出世閒法”?
▷논. 묻나니, 수보리 존자는 무엇 때문에 먼저 세간의 선법(善法)을 물은 뒤에 출세간법을 물은 것입니까?
答曰:先問麤,後當問細;先知世閒相,後則能知出世閒相。
답하나니, 먼저 대략적이고 큰것인 추(麤)을 묻고 나중에, 세밀한 세(細)을 물어야 되는 것이니,
먼저 세간의 세간상(世閒相)을 알면, 그 뒤에는 출세간상(出世閒相)을 알 수 있는 것이며,
世閒善法者,知有罪有福果報,有今世後世,有世閒有涅槃,有佛等諸賢聖今世、後世及諸法實相證。
所謂孝順父母等,乃至十念。如法得物,供養供給沙門、婆羅門。
세간의 착한 선법(善法)이란, 죄가 있고 복의 과보가 있으며, 금세(今世)와 후세(後世)가 있고, 세간이 있으며, 열반이 있고 부처님 등의 모든 성현의 금세와 후세와 제법의 실상(實相)을 증득하는 것 등이 있음을 아는 것이니,
이른바 부모에게 효순하는 것 등이며, 나아가 십념(十念) 및 법답게 물건을 얻어서 사문과 바라문에게 공양하고 공급하는 것이다.
沙門名爲出家求道人,婆羅門名爲在家學問人。
是二人於世閒難爲能爲、利益衆生故,應當供養。
尊長者,叔伯、姊兄等。恭敬供養,是一切修家法。
사문(沙門)은 출가하여 도(道)를 구하는 사람을 말하고,
바라문(婆羅門)은 집에 있으면서 학문을 하는 사람이니,
이 두 사람은 세간에서 하기 어려운 일을 능히 하고 중생들을 이익되게 하기 때문에 마땅히 공양하여야 하며,
높은 어른의 존장(尊長)이라 함이란, 숙(叔, 삼촌)ㆍ백(伯, 백부)ㆍ자(姉, 자매)ㆍ형(兄) 등으로,
공경하고 공양해야 되나니, 이러함은 바로 일체의 가정을 다스리는 법이며,
布施、持戒、修定、勸導,如初品中說。
方便生福德,如懺悔、隨喜,請佛久住不涅槃、轉法輪;如雖行空不著空,還修行諸善。
如是等方便生諸福德。十善道乃至四無色,如先說。
보시하고, 계율을 지니고, 선정을 닦는 것과 권하고 인도하는 것에 대해서는 초품(初品)에서의 설명한 바와 같으며,
방편으로 복덕을 낸다 함이란, 참회하고, 따라 기뻐하는 수희(隨喜)하면서 부처님께서 오래도록 머무시면서 열반하지 않고 법륜(法輪)을 굴려 주시기를 청하는 것과 같은 것이니,
비록 공(空)을 행하고 공(空)에 집착하지 않을지라도, 도리어 모든 선(善)을 수행하는 것과 같은 것이니,
이와 같은 등의 방편으로 모든 복덕을 내는 것이며,
10선도(善道)에서 사무색정(四無色定)에 이르기까지는 앞에서의 설명한 바와 같다.
十念中,八事如先說。善念者,思惟分別善業因緣,制伏其心。
復次,涅槃是眞善法,常繫心念涅槃,是“善念”。
身念,卽是身念處。與善法相違,是名不善法。
10념(念) 가운데에서 여덟 가지 일(팔배사)은 앞에서의 설명과 같으며,
선념(善念)이라 함이란, 착한 업의 인연을 생각하고 분별하면서 그 마음을 억누르고 다스리는 것이며,
또한 열반은 바로 진실하고 착한 선법이니, 항상 마음에 매어 두고 열반을 염(念)하는 것이니,
이러한 것이 선념(善念)이며,
신념(身念)란 곧 몸은 인연따라 생긴 것이기 때문에 무상(無常)하고, 또한 갖가지로 괴롭기 때문에 고(苦)이고, 또한 36가지의 삼십육물(三十六物)이 있기 때문에 부정(不淨)하고, 자재(自在)하지 않기 때문에 무아(無我)이라고 관하는 신념처(身念處)이며,
착한 선법과 서로 반대되는 것을 바로 착하지 않은 불선법(不善法)이라 하는 것이다.
無記法者,所謂威儀心、工巧心、變化心,及是起身業、口業;除善、不善五衆,餘五衆及虛空、非數緣滅等。
무기법(無記法)이란 이른바 수행자가 갖추어야 할 몸가짐이 있는 위의심(威儀心)과 공교로운 공교심(工巧心)ㆍ변화심(變化心)을 비롯하여 이 신업(身業)ㆍ구업(口業)을 일으키는 착하고 착하지 않은 오중(五衆)을 제외한 그 밖의 오중과 허공과 비수연멸(非數緣滅, 비택멸무위非擇滅無爲, 인연을 따라 행하지도 않고 번뇌도 없음) 등이며,
世閒法者,五衆:或善,或不善,或無記。十二入:八無記,四三種。十八界:八無記,十三種。
十善道、四禪、四無量、心、四無色定,是善法,凡夫人能得、能成就故;又自不能出世閒故,名爲“世閒法”。
세간법(世間法)이란, 오중으로서 선(善)이거나 불선(不善)이거나 혹은 선도 불선도 아닌 무기(無記)인 것이며,
안·이·비·설·신·의의 육근과 이들 각각의 대상인 색·성·향·미·촉·법의 육경의 12입(入)에 팔무기(八無記)가 있어 43종류로 나뉘며,
육근과 육경과 육식의 18계(界)에 팔무기(八無記)가 있어 13종류로 나뉘며,
십선도(十善道)와 사선(四禪) 사무량심(四無量心) 사무색정(四無色定)은 선법(善法)으로써 범부들도 능히 얻을 수 있으며 성취할 수 있으나, 또한 스스로 세간을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세간법(世閒法)이라 하는 것이다.
“出世閒法”者,三十七品,三解脫門,三無漏根,三三昧,如先說。明、解脫:明者,三明;
解脫者,有爲解脫、無爲解脫。念者,十念。慧者,十一智慧。
正憶者,隨諸法實相觀,如隨身法,觀一切善法之本。
출세간법(出世間法)이라 함이란, 37조도품과 3해탈문(解脫門)과 3무루근(無漏根)과 3삼매(三昧)에 대해서는 앞에서의 설명한 바와 같으며,
명해탈(明解脫)에서 명(明)이란, 천안명(天眼明) 숙명명(宿命明) 누진명(漏盡明)의 삼명(三明)이고,
해탈(解脫)이란 유위해탈(有爲解脫)ㆍ무위해탈(無爲解脫)이 있으며,
염(念, 생각)이라는 것은 십념(十念)이요,
혜(慧, 지혜)라는 것은 법지(法智) 비지(比智) 타심지(他心智) 세지(世智) 고지(苦智) 집지(集智) 멸지(滅智) 도지(道智) 진지(盡智) 무생지(無生智) 여실지(如實智)의 11가지의 지혜이며,
바르게 기억하는 정억념(正憶念)이라는 것은 제법의 실상(實相)을 따르면서 관찰하는 것이니,
마치 몸을 좇아 관찰하는 수신법관(隨身法觀)이 일체 선법의 근본이 되는 것과 같다.
復次,八背捨、九次第定、十八空、十力、四無所畏、十八不共法,如先義中廣說。
是四念處等,一心爲道故;又八背捨、九次第定等,凡夫人所不得,名爲出世閒。
念、慧、正憶,雖有二種:世閒、出世閒,此中說出世閒。
또한 팔배사(八背捨)와 구차제정(九次第定) 18공(空) 십력(十力) 사무소외(四無所畏) 및 18불공법(不共法)에 대해서는 앞에서 자세히 설명한 바와 같으며,
이 사념처 등으로는 일심으로 도를 닦기 때문이며,
또한 팔배사와 구차제정 등은 범부들로서는 얻지 못하는 바이라 출세간(出世間)이라 하며,
염(念, 생각)ㆍ혜(慧, 지혜)ㆍ정억념(正憶念)에는 비록 세간과 출세간의 두 가지 모두 있기는 하나,
여기에서는 출세간(出世間)을 말하는 것이며,
有漏法者,五衆等,四禪、四無量、四無色定。無漏法者,非世閒,是四念處乃至十八不共法。
有爲法略說三相,所謂生、住、滅。三界繫,乃至四念處,乃至十八不共法,雖爲無爲法,
以作法故,是爲有爲法。與有爲相違,是爲無爲法。
유루법(有漏法)이라는 것은 5중(衆) 등과 사선(四禪) ㆍ 사무량심(四無量心) ㆍ사무색정(四無色定)이며,
무루법(無漏法)이라는 것은 세간의 것이 아닌 것으로 이 사념처(四念處) 내지 18불공법이다.
유위법(有爲法)은 요약하여 세 가지의 삼상(三相)으로 설명되나니,
이른바 생(生), 주(住) 멸(滅)로 삼계에 매인, 계계(界繫)한 것이며,
사념처 내지 18불공법까지는 비록 무위법(無爲法)이라 할지라도 조작하는 작법(作法)이기 때문에 이것은 유위법이며,
이 유위와 반대되는 것이 바로 무위의 법이니,
復次,滅三毒等諸煩惱,五衆等不次第相續;如、法相、法性、法住、實際等,是名無爲法。
또한 탐진치 3독(三毒) 등의 모든 번뇌가 사라지고, 오중 등이 차례로 상속(相續)하지 않아서
한결같은 여(如)ㆍ법상(法相)ㆍ법성(法性)ㆍ법주(法住)ㆍ실제(實際) 등을 바로 무위법(無爲法)이라 하는 것이다.
問曰:色如,色不離如,如不離色;色是有爲,云何是無爲?
묻나니, 물질(色)과 한결같은 여(如)는
물질이 여를 여의지 않는 색불리여(色不離如)이고 여가 물질을 여의지 않는 여불리색(如不離色)으로
물질(色)은 곧 유위이거늘 이것을 어떻게 무위라 하시는 것입니까?
答曰:色有二種:一者、凡夫肉眼憶想分別色,二者、聖人心所知色實相如涅槃。凡夫人所知色,名爲色;是色入如中,更不生不滅。
답하나니, 물질(色)에는 두 가지가 있나니,
첫째는 범부가 육안(肉眼)으로 기억하고 분별하는 물질(色)이고,
둘째는 성인이 마음으로 아는 바의 물질(色)이니, 실상(實相)과 여(如)와 열반(涅槃)이라.
범부들이 마음으로 아는 바의 물질(色)을 물질(色)이라 하나,
이 물질(色)이 여(如) 가운데에 들어가면 다시는 생(生)하지도 않고 멸(滅)하지도 않는 것이다.
如有爲雖是五衆,而有種種名字,所謂十二入、十八界、因緣等;無爲法雖有三種,亦種種分別名字,所謂如、法相、法住、實際等。
유위(有爲)와 같은 것에도, 비록 5중(衆)이라 하여도 갖가지의 이름이 있으니, 이른바 12입ㆍ18계의 인연 등이며,
무위(無爲)의 법에는 비록 세 가지가 있다 하나, 또한 갖가지의 이름으로 분별하나니,
이른바 여(如)ㆍ법상(法相)ㆍ법성(法性)ㆍ법주(法住) 및 실제(實際) 실제 등이며,
共法者,凡夫、聖人生處、入定處,共故,名爲共法。不共法者,四念處乃至十八不共法。
공통되는 공법(共法)이라 함이란, 범부와 성인들이 태어나는 생처(生處)나, 선정에 드는 입정처(入定處)가이 공통되기 때문에 공통되는 공법이라 하며,
공통되지 않는 불공법(不共法)이라 함이란, 사념처에서 18불공법에 이르기까지이다.
菩薩分別知此諸法各各相,是法皆從因緣和合生故無性,無性故自性空。
菩薩住是無障碍法中不動,以不二入法門,入一切法不動故。
보살은 분별하면서 이러한 제법의 저마다의 각각상(各各相)을 아나니,
이 법 모두는 원인의 인(因)과 조건의 연(緣)의 화합으로부터 생겨나기 때문에 성품의 성(性)이 없고,
성품의 성(性)이 없기 때문에 자기 성품이 공한 자성공(自性空)인 것이라.
보살은 이 장애 없는 무장애법(無障碍法) 가운데 머물러서 동요하지 않나니,
둘이 아닌 데로 들어가는 불이입법문(不二入法門)으로써 일체법에 들어가 부동(不動)이기 때문이다.
大智度論 卷第四十四終 대지도론 제 44 권을 마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