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도론(大智度論)

대지도론(大智度論) 제44권 5

Skunky 2024. 6. 25. 08:00

大智度論釋 幻人無作品 第十一卷 第四十四        

龍樹菩薩造 용수 보살 지음.
後秦龜茲國三藏法師鳩摩羅什奉 詔譯 후진 구자국 구마라집 한역송성수 번역/김형준 개역

11. 환인무작품(幻人無作品) 풀이함 5

 

復次,須菩提!惡魔作辟支佛身到菩薩所,語菩薩言:‘善男子!十方皆空,是中無佛、無菩薩、無聲聞。’如是魔事、魔罪,不說、不敎,當知是菩薩摩訶薩惡知識。

또한 수보리야, 악마는 벽지불의 몸으로 변화하여 보살이 있는 곳으로 와서는 보살에게 말하기를

‘선남자여, 시방이 모두 공한 이 가운데에는 부처도 없고 보살도 없고 성문도 없다.’고 하나니,

이러한 것이 악마의 일인 마사(魔事)와 악마의 죄인 마죄(魔罪)임을 말하여 주지도 않고 가르쳐 주지도 않나니,

이러한 자를 보살마하살의 악지식(惡知識)이라는 것을 알아야 하느니라.

 

復次,須菩提!惡魔作和、阿闍梨身到菩薩所,敎離菩薩道,敎離一切種智;敎離四念處乃至八聖道分;敎離檀波羅蜜,乃至敎離十八不共法;敎入空、無相、無作;作是言:‘善男子!汝修念是諸法,得聲聞證,用阿耨多羅三藐三菩提爲?’如是魔事、魔罪,不說、不敎,當知是菩薩惡知識。

또한 수보리야, 악마는 화상(和尙, 스님)이나 아사리(阿闍梨, ācārya, 덕이 높은 수행자 또는 승가의 스승)의 몸으로 변화하여 보살이 있는 곳으로 와서는 보살도(菩薩道)를 여의도록 가르치고, 일체종지를 여의도록 가르치며, 사념처 내지 팔성도분(八聖道分)을 여의도록 가르치고, 단바라밀을 여의도록 가르치며, 나아가 18불공법에 이르기까지를 여의도록 가르치고,

공(空)ㆍ무상(無相)ㆍ무작(無作)에 들어가게 하면서 말하기를

‘선남자여, 그대는 이 모든 법을 닦고 생각하여 성문(聲聞)을 증득하도록 하라.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닦아서 무엇 하려는가?’라고 하나니,

이와 같은 것이 악마의 일인 마사(魔事)와 악마의 죄인 마죄(魔罪)라는 것을 말하지도 않고 가르쳐 주지도 않는, 이러한 자를 보살마하살의 악지식(惡知識)이라는 것을 알아야 하느니라.

 

復次,須菩提!惡魔作父母形像到菩薩所,語菩薩言:‘子!汝爲須洹果證故勤精進,乃至阿羅漢果證故勤精進,汝用阿耨多羅三藐三菩提爲?求阿耨多羅三藐三菩提,當受無量阿僧祇劫生死,截手截,受諸苦痛!’如是魔事、魔罪,不說、不敎,當知是菩薩惡知識。

또한 수보리야, 악마는 부모의 형상으로 변화하여 보살이 있는 곳으로 와서는 보살에게 말하기를

‘아들아, 너는 수다원(須陀洹)의 과위를 증득하기 위하여 부지런히 정진하며, 나아가 아라한(阿羅漢)의 과위를 증득하기 위하여 부지런히 정진하거라.

네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닦아서 무엇하겠느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구하면 장차 무량한 아승기겁 동안 나고 죽으면서 손을 잘리고 다리를 베이는 갖은 고통을 받게 된다.’고 하나니,

이와 같은 것이 악마의 일인 마사(魔事)와 악마의 죄인 마죄(魔罪)라는 것을 말하지도 않고 가르쳐 주지도 않는, 

이러한 자가 보살마하살의 악지식(惡知識)이라는 것을 알아야 하느니라.

 

復次,須菩提!惡魔作比丘形像到菩薩所,語菩薩言:‘眼無常可得法,乃至意無常可得法;眼苦,眼無我,眼空、無相、無作、寂滅、離,說可得法,乃至意亦如是。用有所得法,說四念處;乃至用有所得法,說佛十八不共法。’須菩提!如是魔事、魔罪,不敎、不說,當知是菩薩惡知識。知已,當遠離之!”

또한 수보리야, 악마는 비구의 형상으로 변화하여 보살이 있는 곳으로 와서는 보살에게 말하기를

‘눈(眼)의 무상함도 얻을 수 있는 가득법(可得法)이요

나아가 뜻(意)에 이르기 까지의 무상함도 얻을 수 있는 가득법(可得法)이며,

눈은 괴로운 안고(眼苦)이고, 눈의 무아인 안무아(眼無我)이고, 눈은 공한 안공(眼空)이고, 눈은 무상(無相)이고, 조작이 없는 무작(無作)이고, 고요히 사라지는 적멸(寂滅)이고, 여의는 이(離)도 얻을 수 있는 가득법(可得法)이니,

나아가 뜻(意)에 이르기 까지 또한 그와 같다.’고 하면서,

얻는 바가 있는 법의 유소득법(有所得法)으로써 사념처를 설하고,

나아가 얻는 바가 있는 법의 유소득법(有所得法)으로써 부처님의 18불공법을 설하느니라.

게다가 수보리야, 이와 같은 것이 악마의 일인 마사(魔事)와 악마의 죄인 마죄(魔罪)라는 것을 말하지도 않고 가르쳐 주지도 않는, 이러한 자를 보살마하살의 악지식(惡知識)이라는 것을 알아야 하며,

그러한 자라는 것을 안 뒤에는 당연히 멀리 벗어나는 원리(遠離)하여야 하느니라.”

 

▶論. 釋曰:先略說無方便,今欲廣說無方便,所謂離一切種智相應心行般若波羅蜜,取是般若波羅蜜定相;五波羅蜜乃至諸佛法亦如是。是自無方便。又得惡知識敎故。

▷논. 해석한다; 앞에서는 간략하게 방편이 없는 무방편(無方便)을 말씀하셨고, 지금은 무방편(無方便)을 자세하게 말씀하시고자 하시는 것이니,

이른바 일체종지(一切種智)와 상응한 마음을 여의고 반야바라밀을 행하면서, 이 반야바라밀의 결정된 상인 정상(定相)을 취하는 것이니, 나머지 다섯 바라밀에서 모든 부처님의 불법에 이르기까지도 또한 그와 같으니,

이것은 자기 스스로가 방편이 없는 무방편(無方便)이며, 게다가 악지식(惡知識)의 가르침을 얻는 것이기 때문이다.

 

復次,惡知識,大失利益,種種壞人,是大惡因緣故,佛更種種因緣說惡知識相。

또한 악지식은 크게 이익을 상실하게 하고 갖가지로 사람들을 파괴하나니, 이 크고 나쁜 인연 때문에 부처님께서는 다시 갖가지의 인연으로 악지식(惡知識)의 상(相)을 말씀하신 것이니, 

 

惡知識者,敎人遠離六波羅蜜。或不信罪福報故,敎遠離。或著般若波羅蜜故,言:“諸法畢竟空,汝何所行?”或讚歎小乘:“汝但自免老、病、死苦,衆生何豫汝事?”如是等種種因緣敎令遠離,是名惡知識。

악지식(惡知識)이라 함이란, 사람들로 하여금 육바라밀을 멀리 여의게 하고, 

또한 죄복의 과보를 믿지 않게 하여 멀리 여의게 하는 것이며,

혹은 반야바라밀에 집착하기 때문에 말하기를 “제법은 필경공이거늘 그대는 행할 바가 무엇이 있는가?”라고 하기도 하고 혹은 소승(小乘)을 찬탄하면서 “그대는 단지 스스로 늙고 병들고 죽는 고통이나 면하면 되는 것이지, 중생이 무슨 상관이 있는가?”라고 하는 등의 갖가지 인연으로 멀리 여의게 하나니, 이러한 자를 악지식(惡知識)이라고 하며, 

 

復次,惡知識者,不敎弟子令覺知魔是佛賊。魔者欲界主,有大力勢,常憎行道者。佛威力大故,魔無所能,但能壞小菩薩。乃至作佛形像來壞菩薩行六波羅蜜。或讚歎、開解、論說隨聲聞所應學經法。

또한 악지식(惡知識)이라 함이란, 제자들로 하여금 악마는 바로 부처님의 도둑이라는 것을 깨달아 알지 못하게 하나니,

악마는 욕계(欲界)의 주인으로써, 큰 세력이 있고 항상 도(道)를 행하는 이를 증오하지만

부처님의 위력이 크기에 악마는 어찌 하지도 못한 채 단지 작은 보살들만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이에 부처님의 형상으로 변화하여 찾아와서는, 보살이 행하는 육바라밀을 파괴 시키며,

혹은 성문이 배워야 할 경법을 따르도록 찬탄하고 깨달아 이해하도록 설명하여 주며, 

 

或作佛身來語之言:“汝不任得佛。”或說:“眼等一切諸法空,何用是阿耨多羅三藐三菩提爲?”

혹은 부처님의 몸으로 변화하여 와서는 그에게 말하기를

“그대는 부처님를 이룰 수 없다.”고 하기도 하고

혹은 “눈 등의 일제 법들은 공하거늘 무엇 때문에 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닦는가?” 하기도 하며, 

 

或作辟支佛身,或說:“十方世界中三乘人空,求佛道者,但有空名,汝云何欲作佛?”或敎令遠離菩薩三十七品,令入聲聞三解脫門中:“汝入是三門實際作證,得盡衆苦;汝勤精進,汝爲得四果故,何用阿耨多羅三藐三菩提爲?”

혹은 벽지불의 몸으로 변화하여 와서 말하기를 “시방의 세계 안에서 삼승인(三乘人)이란, 공(空)이요, 부처님의 불도를 구한다는 것 또한 다만 헛된 이름만이 있을 뿐이거늘, 그대는 어찌하여 부처가 되려고 하는가?”라고 하며

혹은 보살에게 37조도품(助道品)을 멀리 여의고 성문의 공(空) 무상(無相) 무작(無作)의 삼해탈문(解脫門) 안에 들어가도록 가르치면서

“그대는 이 세 문에 들어가서 실제(實際)를 증득하여 뭇 고통을 다하도록 하라.

그대는 사과(四果)를 얻기 위하여 부지런히 정진할지언정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닦아서 무엇 하려는가?”라고 하기도 하며, 

 

사과(四果)= 성문이 얻는 네 가지 수행의 과보인 수다원과(須陀洹果, srota āpatti-phala)ㆍ사다함과(斯陀含果, sakṛd-āgāmin-phala)ㆍ아나함과(阿那含果, anāgāmin-phala)ㆍ아라한과(阿羅漢果, arhat-phala)

 

삼승(三乘)= 연각(緣覺), 보살(菩薩), (三乘). 원래의 의미는 석가모니 당시의 제자들을 말하였으나 대승불교가 일어나고, 중생의 제도를 근본으로 삼는 보살이라는 이상적인 인간상이 부각됨에 따라, 성문은 소승(小乘)에 속하게 되었다. 이 성문은 사제(四諦)의 진리를 깨닫고 몸과 마음이 멸진(滅盡)한 무여열반(無餘涅槃)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러나 이 성문은 아공(我空)의 이치만을 깨달을 뿐, 법공(法空)의 이치를 깨닫지 못한다. 즉, 일반적으로 중생이 참다운 나라고 주장하는 실아(實我)는 정신적이고 물질적인 기본 요소들이 화합하여 생겨난 것일 뿐 영원불변의 참된 나가 될 수 없다는 아공(我空)은 깨닫지만,

이 세상의 모든 것이 인연이 모여서 생겨났으므로 절대의 실체와 자성(自性)이 없는 법공(法空)을 깨닫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를 달리 말하면, 성문은 스스로의 몸과 마음을 다하여 무여열반을 증득하기는 하지만, 그 아(我)가 법(法)의 일부요 아와 법은 결코 분리될 수 없는 관계에 있으므로 혼자만의 해탈을 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이기도 하다. - 대한불교화엄종 약사사

 

或作和、阿闍梨、父母來,敎令遠離佛道:“空當受是截手、、耳、鼻等以與求者。若不與,則破求佛意;若與,則受是辛苦。”

혹은 화상이나 아사리(阿闍梨, ācārya, 덕이 높은 수행자 또는 승가의 스승), 부모로 변화하여 와서는 부처님의 불도를 멀리 여의게 하면서

“손과 발이나 귀 코 등을 잘라서 구하는 이에게 주는 것은 공연한 일이다. 그렇다고 주지 않는다면 부처님을 구하는 뜻이 파괴되고 만일 준다면 모진 고통을 받아야 된다.”고 하기도 하며, 

 

或時作阿羅漢比丘被服來,爲說:“眼是定無常相、苦空無我相無作、寂滅、離,乃至諸佛法亦如是。”用有所得、取相憶念分別說。如是等種種無量魔事,不敎令覺知,是爲惡知識。

때로는 아라한 비구가 되어 가사를 입고 와서 말하기를 “눈 이것은 결정코 무상한 모양이요 괴롭고 공하고 무아이고 모양이 없고 조작이 없고 고요히 사라지고 여의는 것이다. 나아가 모든 부처님의 불법도 또한 그와 같다.”고 말하면서,

얻을 바 있는 유소득(有所得)으로 상(相)을 취하고 생각하면서 분별하게 하나니, 

이러한 등의 갖가지 무량한 악마의 마사(魔事)를 말하면서도 깨달아 눈치 채지 못하게 하나니,

이러한 자들이 악지식(惡知識)인 것이며, 

 

“遠離”者,以其無利益。如軟語賊,轉來親近,近則害人,惡知識復過於是!所以者何?是賊但能害今世一身,惡知識則世世害人;賊但能害命、奪財,惡知識則害慧念命根,奪佛法無量寶。知已,急當身、心遠離。

멀리 떠나는 원리(遠離)라 함이란, 그에게 아무런 이익이 없으므로 여의는 것이니, 

마치 도둑이 부드러운 말을 하면서 점차 다가오며, 아주 가까이 와서는 사람을 해치는 것과 같나니,

이 악지식(惡知識)이란 그 보다 더한 것이라.

왜냐하면 도둑은 단지 이 세상에 있는 한 몸만을 해칠 뿐이지만, 악지식은 세세에서마다 해를 끼치는 것이며,

도둑은 단지 목숨을 해치고 재물을 빼앗을 뿐이지만, 악지식(惡知識)은 지혜와 명근(命根, 목숨)을 해치고, 부처님 불법의 무량한 보배를 빼앗아 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와 같음을 안 뒤에는 급히 몸과 마음으로 멀리 여의는 원리(遠離)하여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