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도론(大智度論) 제38권 1
大智度論釋 往生品 第四之上 卷三十八
龍樹菩薩造 용수 보살 지음.
後秦龜茲國三藏法師鳩摩羅什奉 詔譯 후진 구자국 구마라집 한역, 송성수 번역/김형준 개역
4. 왕생품(往生品)을 풀이함① 1
▶經. 舍利弗白佛言:“世尊!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能如是習相應者,從何處終,來生此閒?從此閒終,當生何處?”
▷경. 사리불이 부처님께 여쭈었으니,
“세존이시여, 보살마하살로서 반야바라밀을 행하면서 이와 같이 익히고 상응(相應)한 이는 어디서 목숨을 마치고 이 세간에 태어나는 것이며, 여기서 목숨을 마치면 장차 어디에 가서 태어나는 것입니까?”
佛告舍利弗:“是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能如是習相應者,或從他方佛國來生此閒,或從兜率天上來生此閒,或從人道中來生此閒。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으니,
“이 보살마하살로서 반야바라밀을 행하면서 이와 같이 익히고 상응(相應)한 이는, 혹은 다른 지방의 불국토(佛國土)로부터 이 세간에 태어나는 이도 있고, 혹은 도솔천(兜率天)에서부터 이 세간에 태어나는 이도 있으며, 혹은 인도(人道)에서 다시 이 세간에 태어나는 이도 있느니라.
舍利弗!從他方佛國來者,疾與般若波羅蜜相應;與般若波羅蜜相應故,捨身來生此閒,諸深法要皆現在前,後還與般若波羅蜜相應,在所生處常値諸佛。
사리불아, 다른 지방에 있는 불국(佛國)에서 온 이는 신속히 반야바라밀과 상응(相應)하며, 반야바라밀과 상응(相應)하기 때문에 몸을 버리고 이 세간에 태어났으며,
모든 깊은 법이 반드시 모두 그의 앞에 나타나게 되나니, 후에 다시 반야바라밀과 상응(相應)하게 되나니, 태어나는 곳마다 항상 모든 부처님을 만나게 되느니라.
舍利弗!有一生補處菩薩,兜率天上終,來生是閒;是菩薩不失六波羅蜜,隨所生處,一切陁羅尼
門、諸三昧門疾現在前。
사리불아, 일생보처(一生補處, eka-jāti-pratibaddha) 보살은 도솔천에서 목숨을 마치고 이 세간에 태어났으니, 이 보살은 육바라밀을 잃지 않으며, 태어나는 곳마다 일체 다라니문(陀羅尼門)과 일체 삼매문(三昧門)이 신속히 그의 앞에 나타나게 되느니라.
일생보처(一生補處, eka-jāti-pratibaddha) 보살= ‘이 한 번의 생에서만 생존이 결정되어 있는 자’라는 뜻으로, 다음 생에는 부처가 될 것이 약속된 자를 말한다. 줄여서 보처(補處)라고도 한다.
舍利弗!有菩薩人中命終、還生人中者,除阿毘跋致,是菩薩根鈍,不能疾與般若波羅蜜相應,諸陁羅尼門、三昧門不能疾現在前。”
사리불아, 어떤 보살은 인간으로써 목숨을 마치고 다시 이 인간 중에 태어나나니, 아비발치(阿鞞跋致)를 제외하고는 이러한 보살들은 근기가 둔한지라 신속히 반야바라밀과 상응(相應)하지 못하고, 일체 다라니문(陀羅尼門)과 일체 삼매문(三昧門)이 신속히 그의 앞에 나타나지 못하느니라.
▶論. 問曰:是般若波羅蜜中,衆生畢竟不可得;如上品說:“舍利弗!如一切衆生不可得,壽者、命者、乃至知者、見者等衆生諸異名字,皆空無實。”此中何以問“從何所來,去至何所上”?
▷논. 묻나니, 이 반야바라밀에서 중생은 필경에 얻을 수 없음은 앞의 품에서 말씀하셨으니, 사리불은 일체 중생은 얻을 수 없으며, 수자(壽者, 영혼)ㆍ명자(命者, 목숨) 내지 아는 지자(知者)와 보는 견자(見者) 등, 중생의 다른 이름들 모두가 공(空)하여 진실이 없음을 알고 있거늘, 무엇 때문에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지를 물은 것입니까?
衆生異名卽是菩薩,衆生無故,菩薩亦無。又此經中說:“菩薩但有名字,無有實法。”今舍利弗何以作此問?
중생의 다른 이름이 곧 보살이요 중생이 없으면 보살도 또한 없는 것이라. 이 경에서 “보살은 단지 명자(名字)만 있을 뿐이요 진실한 실법(實法)이 없다.”고 하셨는데, 지금 사리불은 무엇 때문에 이러한 질문을 하는 것입니까?
答曰:佛法中有二諦:一者、世諦,二者、第一義諦。爲世諦故,說有衆生;爲第一義諦故,說衆生無所有。
답하나니, 불법 중에는 두 가지의 진리가 있나니,
첫째는 세제(世諦)이고 둘째는 제일의제(第一義諦)이다.
세제(世諦)를 위하여 중생이 있다고 말씀하신 것이고,
제일의제(第一義諦)를 위하여 중생은 존재하지 않는 무소유(無所有)라고 말씀하신 것이며,
復有二種:有知名字相,有不知名字相:譬如軍立密號,有知者,有不知者。
다시 두 가지가 있으니, 이름의 명자상(名字相)을 아는 이가 있음과 명자상(名字相)을 모르는 이가 있으니, 비유하자면, 군대에서 암호(暗號)를 정하면 아는 이도 있고 알지 못하는 이가 있는 것과 같으며,
復有二種:有初習行,有久習行;有著者,有不著者;有知他意者,有不知他意者 雖有言辭,知其寄言以宣理。
다시 두 가지가 있으니, 처음 익히면서 행하는 초습행(初習行)의 이이고,
오랫동안 익히고 행한 구습행(久習行)의 이이며,
집착하는 착자(著者)와 집착하지 않는 불착자(不著者)가 있으며,
다른 이의 뜻을 아는 지타의자(知他意者)와 다른 이의 뜻을 모르는 불지타의자(不知他意者)가 있으니, 비록 언사(言辭)가 있다 하여도, 그 인편으로 전해지는 말= 기언(寄言)에 의하여 이치를 알게 되는 선리(宣理)인 것이다.
爲不知名字相、初習行、著、不知他意者,故說“無衆生”。爲知名字相、久習行、不著、知他意者,故說言“有衆生”。
이름의 명자상(名字相)을 모르는 이와, 처음 익히면서 행하는 초습행(初習行)의 이와, 집착하는 착자(著者)와, 다른 이의 뜻을 모르는 불지타의자(不知他意者)를 위해서는 중생이 없다는 무중생(無衆生)이라고 말하며,
명자상(名字相)을 아는 이와, 오랫동안 익히고 행한 구습행(久習行)의 이와, 집착하지 않는 불착자(不著者)와, 다른 이의 뜻을 아는 지타의자(知他意者)를 위해서는 중생이 있다는 유중생(有衆生)이라고 말하는 것이니,
舍利弗以天眼明,見六道衆生生死善惡,於此無疑;但不知從他方無量阿僧祇世界諸菩薩來者,故問。
사리불은 천안(天眼)으로써 육도(六道, 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 인간 천상) 중생의 생사와 선악을 분명하게 보기 때문에 이러한 것에 대한 의심이 없지만, 단지 무량한 아승기 세계의 다른 지방에서 오는 보살들은 모르고 있기 때문에 물은 것이니,
有諸大菩薩從此閒終,生他方無量阿僧祇佛國,舍利弗天眼所不見,故問。
어떤 큰 보살들은 이 세간에서 목숨을 마치면 다른 지방에 있는 무량란 아승기의 부처님 나라에 가서 태어나게 되는데, 사리불의 천안으로써는 볼 수 없기 때문에 물은 것이며,
復次,有聲聞人見菩薩行六波羅蜜,久住生死中,漏未盡故,集種種智慧、內外經書,而不證實際,未免生老病死,愍而輕之言:“此等命終,以三毒未盡故,當墮何處?
또 어떤 성문인(聲聞人)은 보살이 육바라밀을 행하면서 오랫동안 생사(生死) 안에서 머무르고 번뇌= 누(漏)를 아직 다하지 못했기 때문에, 갖가지 종종의 지혜와 내외의 경서(經書)를 공부하였으나, 아직 실제(實際)를 증득하지 못하여서, 아직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생노병사(生老病死)를 면하지 못한 것을 가엾이 여기나, 한편 가볍게 여기어서 말하기를 “이들이 목숨을 마치면 삼독(三毒)이 아직 다하지 못하으니, 어떠한 곳에 떨어질 것입니까?.”라고 물은 것이니,
如佛說:‘諸凡夫人,常開三惡道門;於三善道爲客,於三惡處爲家。三毒力强,過去世無量劫罪業積集,而不取涅槃,將受衆苦,甚可愍之!’”如是等小乘人,輕愍是菩薩。
이에 대하여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시기를, “모든 범부인(凡夫人)들에게는 언제나 삼악도(惡道, 지옥 아귀 축생)의 문이 열려 있으며, 삼선도(三善道)에서는 객(客, 손님)이 되나, 삼악도(三惡道)의 곳을 자기 집으로 삼으며,
삼독(三毒)의 힘이 강하고 과거세의 무량한 겁 동안 죄업을 쌓으면서 열반을 취하지 못한 채 장차 뭇 고통을 받으려 하나니, 참으로 불쌍하도다.
이러한 소승(小乘)의 사람들이 보살을 가벼이 여기고 가엾게 여기느니라.”고 하셨다.
舍利弗於一切聲聞中爲第一大法將,知有是事,欲令衆生起敬心於菩薩,故問。佛以三事答:一、從他方佛國來生,二、從兜率天上來,三、從人道中來。
사리불은 일체 성문 가운데에서 가장 으뜸가는 법의 대장인 대법장(大法將)이므로 이러한 일이 있음을 알지만, 중생으로 하여금 보살에게 공경하는 마음을 일으키게 하고자 물은 것이라.
이에 부처님께서는 세 가지로 대답하셨으니,
첫째는 다른 지방에서 부처님의 나라에 태어나는 자이고,
둘째는 도솔천상에 태어나는 것이며,
셋째는 인도(人道) 안에서 태어나는 것이다.
問曰:如從他方佛國來者,以遠故,舍利弗不知;兜率天上、人道中來者,何以不知?
묻나니, 다른 지방의 불국(佛國)에 태어나는 이는 멀기 때문에 사리불이 모르겠지만, 도솔천상이나 인도(人道)로부터 오는 이는 무엇 때문에 모르는 것입니까?
答曰:舍利弗不知他方佛國來者故問;佛爲如所應分別,答有三處來。
답하나니, 사리불은 다른 지방에서 불국(佛國)으로부터 오는 이들을 모르기 때문에 물은 것인데, 부처님께서는 그를 위하여 응하는 바대로 분별하시어 세 군데서 온다고 대답하신 것이다.
問曰:世閒有六道,何以故於天中別說兜率天來,人道中不分別處所,他方佛國來者亦不分別天道、人道?
묻나니, 세간에는 육도(六道, 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 인간 천상)가 있는데 무엇 때문에 하늘 가운데서는 도솔천에서 오는 이만을 특별히 말씀하시고 인도(人道)에 대해서는 처소를 분별하지 않으셨으며, 다른 지방에서 불국(佛國)으로 오는 이 역시 천도(天道)와 인도(人道)를 분별하지 않으신 것입니까?
答曰:六趣中,三是惡道;惡道中來,受苦因緣,心鈍故,不任得道,是故不說。
답하나니, 육취(六趣, 육도) 가운데 셋은 바로 악도이니, 이 악도에서 오는 이는 고통의 인연을 받아서 마음이 둔하기 때문에 도(道)를 얻을 수 없기 때문에 말씀하지 않으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