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도론(大智度論) 제30권 4
大智度論釋初品中 善根供養義 第四十六 卷第三十
龍樹菩薩造 용수 보살 지음.
後秦龜茲國三藏法師鳩摩羅什奉 詔譯 후진 구자국 구마라집 한역
46. 초품 중 선근공양(善根供養)의 뜻을 풀이함 4
如舍利弗弟子羅頻周比丘,持戒精進,乞食六日而不能得,乃至七日,命在不久;有同道者乞食持與,鳥卽持去。
마치 사리불의 제자 나빈주(羅頻周)비구와 같으니, 그는 계율을 지니고 정진하면서 걸식을 다녔으나 6일 동안이나 아무것도 얻지 못하였기에 7일째가 되는 날에는 거의 죽을 지경에 이르게 되어서, 같은 도반(道伴)이 걸식한 것을 가지고 와서 그에게 주었으나 새가 밥을 차고 날아가 버렸으므로,
時舍利弗語目揵連:“汝大神力,守護此食,令彼得之!”卽時目連持食往與,始欲向口,變成爲泥;
그 때에 사리불 존자가 목건련 존자에게 “당신의 큰 신통력으로 이 음식을 지켜서 그로 하여금 먹을 수 있게 하여 주십시오”라고 하였으므로, 즉시 목건련 존자가 음식을 가지고 가서 그에게 주었는데, 처음으로 막 밥을 입으로 가져가자 그만 진흙으로 변하고 말았다.
10대제자(十大弟子)
① 사리불= śāriputra. 마가다 국의 바라문 출신으로, 지혜가 뛰어나 지혜제일(智慧第一)이라 한다. 원래 목건련과 함께 육사외도(六師外道)의 한 사람인 산자야(sañjaya)의 수제자였으나 붓다의 제자인 아설시(阿說示)로부터 그의 가르침을 전해 듣고, 동료 250명과 함께 붓다의 제자가 되었다. 부처님보다 나이가 많았고, 병이 들어 고향에서 간호를 받다가 입적했다.
② 목건련= maudgalyāyana. 마가다 국의 바라문 출신으로, 신통력이 뛰어나 신통제일(神通第一)이라 한다. 사리불과 목건련은 경전에서 ‘한 쌍의 상수(上首)’라고 표현할 만큼 붓다의 제자 가운데 가장 뛰어났다. 목건련도 부처님보다 나이가 많았으며, 탁발하는 도중에 바라문 교도들이 던진 돌과 기왓장에 맞아 부처님보다 먼저 입적했다.
③ 가섭= kāśyapa, 엄격하게 수행하여 두타제일(頭陀第一)
④ 수보리(須菩提)= subhūti. 공(空)의 이치에 밝아 해공제일(解空第一)
⑤ 부루나(富樓那)= pūrṇa. 바라문 출신으로, 설법을 잘하여 설법제일(說法第一)
⑥ 아나율(阿那律)= aniruddha. 부처님의 사촌동생이며, 통찰력이 깊어 천안제일(天眼第一)
⑦ 가전연(迦旃延)= kātyāyana. 교리에 밝아 논의제일(論議第一)
⑧ 우바리(優波離)= upāli. 노예 계급인 슈드라 출신으로 석가족의 이발사, 계율에 엄격하여 지계제일(持戒第一).
⑨ 나후라(羅睺羅)= rāhula, 부처님의 아들이며, 밀행제일(密行第一).
⑩ 아난다(阿難陀)= ānanda. 부처님의 사촌동생으로, 다문제일(多聞第一)이다.
又舍利弗乞食持與,而口自合;最後佛來,持食與之,以佛福德無量因緣故,令彼得食。是比丘食已,心生歡喜,倍加信敬。
그리하여 또 사리불이 걸식한 밥을 가져다 주니, 이번에는 그의 입이 저절로 붙어버렸다.
마지막에 부처님께서 오셔서 밥을 그에게 주었더니, 부처님의 한량없는 복덕의 인연 때문에 그는 비로소 밥을 먹을 수 있게 되었으며, 이 비구는 다 먹은 뒤에 마음에 기쁨을 내면서 더욱 더 믿고 공경하게 되었다.
佛告比丘:“有爲之法皆是苦相。”爲說四諦,卽時比丘漏盡意解,得阿羅漢道。有薄福衆生,罪甚此者,佛不能救。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시기를, “유위(有爲)의 법은 모두가 괴로움의 고상(苦相)이다” 하시며, 그를 위하여 사제(四諦)를 말씀하시자 바로 그 때에 그 비구의 번뇌가 다하여 뜻이 풀리면서 아라한의 도를 얻게 되었으니,
복이 얕아서 박복한 중생으로서 죄가 이보다도 더욱 심한 이는 부처님이 아니면 구제할 수가 없는 것이다.
又知衆生不可得故、深達法性故,諸佛無有憶想分別:是可度、是不可度,心常寂滅,意無增減。以是故,菩薩欲滿一切衆生願,彼以罪故而不能得,菩薩無咎!
또한 중생은 얻을 수 없음을 아시고, 깊은 법성을 통달하셨기 때문에 모든 부처님께서는 “이는 제도할 수 있고, 이는 제도할 수 없다”고 기억하거나 분별함이 없으시고, 마음이 항상 고요히 사라져서 뜻에 더하고 덜함이 없나니,
이러한 때문에 보살이 일체 중생의 소원을 만족시키려 하여도 그 스스로의 죄 때문에 얻지 못하게 되는 것에 대하여 보살에게는 아무 허물이 없다고 하는 것이다.
“飮、食”者,略說麤、細二種餠飯等百味之食。經雖說四食,衆生久住,而此但說揣食,餘者無色,不可相與。若施揣食,則與三食。何以故?因揣食故,增益三食。如『經』所說:“檀越施食,則與受者五事利益。”
'마실 음(飮)과 먹을 식(食)'이라 함이란, 간략하게 말하면 거칠고 미세한 두 가지가 있나니,
떡ㆍ밥 등의 100 가지의 음식이 그러한 것이니, 경에서는 비록 “사식(四食)으로 중생이 오랫동안 세간에 머무르게 되는 것이다”고 설하고 있으나, 이는 다만 단식(段食)을 말하는 것일 뿐이며, 그 밖의 것은 형체가 없으므로 상대에게 줄 수가 없는 것이다.
만약 단식(段食)을 보시하게 되면 삼식(三食)을 주는 것이 되나니, 왜냐하면 단식으로 인하여 삼식(三食)이 더욱 늘기 때문이다.
마치 경에서 “단월(시주)이 밥을 보시하면 받는 이에게 다섯 가지의 이익이 있는 오사이익(五事利益)을 주게 되는 것이다”고 말한 것과 같으며,
사식(四食)
①단식(段食)= 사람이나 축생이 씹어서 먹는, 형체가 있는 보통의 음식.
② 촉식(觸食)= 귀신이 촉감이나 냄새를 맡아서 음식을 먹는 것.
③ 사식(思食)= 색계의 천인이 생각이나 사상으로 음식을 먹는 것.
④ 식식(識食)= 무색계 천인이 인식작용으로 음식을 먹는 것.
“飮”,摠說二種:一者、草木酒,所謂蒲桃、甘蔗等及諸穀酒;二者、草木漿,甘蔗漿、蒲桃漿、石蜜漿、安石榴漿、梨柰漿、波盧沙果漿等,及諸穀漿。如是和合,人中飮食 及天飮食,所謂修陁甘露味、天果食等,摩頭摩陁婆漿等。漿 미음 장, 마실 것 장, 柰 능금나무 내,
石蜜석밀= 석벌이 산속의 나무나 돌 사이에 집을 짓고 모아 놓은 꿀
마시는 음(飮)이라 함이란, 통틀어 두 가지로 설명될 수 있으니,
첫째는 풀과 나무로 만든 술인 초목주(草木酒)이니, 이른바 포도와 사탕수수 등과 곡식으로 만든 술이요,
둘째는 풀과 나무로 만든 즙의 초목장(草木漿)이니, 사탕수수의 즙, 포도의 즙, 석벌의 꿀인 석밀장(石蜜漿), 석류의 안석류장(安石榴漿), 배와 사과의 즙인 이내장(梨柰漿) 파로사(波盧沙) 과일즙 등과 그리고 모든 곡식에서 짠 즙 등이라.
이러한 것 등을 합하여 인간들의 음식이라 하는 것이며,
하늘의 음식으로는 이른바 이른바 수타Sudhasyanda)라는 감로의 맛인 수타감로미(修陀甘露味)와 하늘의 과일과 밥 등이며, 마두(摩頭 maudhuka)의 밀과(蜜果)와 마타바(摩陀婆 madana) 즙 등이다.
衆生各各所食,或食穀者,或食肉者,或食淨者、不淨者,來皆飽滿。
중생들 각각이 먹는 것이란, 혹은 곡식을 먹는 이가 있고, 혹은 고기를 먹는 이가 있으며, 혹은 깨끗한 음식과 깨끗하지 않은 음식을 먹는 이도 있으니, 이들 모두가 와서 모두 배불리 먹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衣服”者,衣有二種:或從衆生生,所謂緜絹、毛毳、皮韋等;或從草木生,所謂布疊、樹皮等。有諸天衣,無有經緯,自然樹出,光色輕軟。
'의복(衣服)'이라 함에서, 의복에는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중생이 만들어서 생기게 되는 것이니, 이른바 솜ㆍ비단ㆍ털ㆍ가죽 등이요,
둘째는 혹은 풀과 나무에서 얻는 것이니, 이른바 베ㆍ가는 모직ㆍ나무껍질 등이다.
모든 하늘들의 옷도 있으니, 이 하늘 옷에는 날실과 씨실이 없고 저절로 나무에서 나오는 것으로, 빛이 나고 가볍고 부드러운 것이다.
“臥具”者,牀榻、被褥、幃帳、枕等。
牀榻상탑= 깔고 앉기도 하고 눕기도 하는 여러 가지 도구. 평상(平牀), 침상(寢牀) 따위.
침구의 와구(臥具)라 함이란, 평상의 상탑(牀榻)ㆍ이부자리의 피욕(被褥)ㆍ장막(帳幕)ㆍ베개 등이며,
“塗香”者,有二種:一者、栴檀木等,摩以塗身,二者、種種雜香,擣以爲末,以塗其身,及熏衣服,幷塗地壁。“乘”者,所謂象、馬、車輿等。
바르는 향의 도향(塗香)이라 함에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전단나무 등을 문질러 몸에 바르는 것이요
둘째는 갖가지 향을 섞은 후 찧어서 가루를 만들어 몸에 바르거나, 옷에 배이게 하거나, 땅이나 벽에 바르는 것이며,
탈것의 승(乘)이라 함은 이른바 코끼리ㆍ말ㆍ수레 등을 말하는 것이다.
“房舍”者,所謂土木寶物所成樓閣、殿堂、宮觀等,以障寒熱、風雨、賊盜之屬。
房舍방사= 사람이 거처하기 위하여 집안에 만들어 놓은 칸
방사(房舍)라 함이란, 이른바 흙과 나무와 보물로써 이루어진 누각(樓閣)ㆍ전당(殿堂)ㆍ궁관(宮觀) 등을 말하는 것이니, 추위와 더위와 바람과 비, 도적 등을 막기 위한 것이며,
“燈燭”者,所謂脂膏、蘇油、漆蠟、明珠等。
등불과 초의 등촉(燈燭)라 함이란 지방의 기름인 비고(肥膏)ㆍ버터 기름의 소유(蘇油)ㆍ옻(漆)ㆍ밀랍의 랍(蠟)ㆍ명주(明珠) 등이다.
“諸物”者,是一切衆生所須之物,不可具說故,略言“諸物”。
모든 물건의 제물(諸物)이라 함이란, 일체 중생들이 필요로 하는 물건들이니, 자세히 전부 말할 수 없기 때문에 요약하여 “제물(諸物)”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問曰:此中何以不說燒香、妙華等?
묻나니, 여기에서 무엇 때문에 사르는 향인 소향(燒香)과 예쁜 꽃의 묘화(妙華) 등에 대해서는 말씀하시지 않는 것입니까?
答曰:說“諸物”者,皆已攝之。
답하나니, “모든 물건의 제물(諸物)”이라고 한 것에 모두 포함되는 것이다.
問曰:若爾者,但應略說三種:飮食、衣服、莊嚴之具?
묻나니, 만약 그러하다면 간단히 “음식ㆍ의복ㆍ장신구의 장엄구(莊嚴具)”의 세 가지만으로 말씀하셔도 되지 않습니까?
答曰:此諸物是所須要者。若慈念衆生,以飮食爲先,次以衣服;以身垢臭,須以塗香,次以臥具;寒雨須房舍,黑闇須燈燭。
답하나니, 이 모든 물건들은 반드시 필요로 하는 것들이니, 중생을 사랑하고 염려함에 있어서는 음식이 우선이 되고, 그 다음에는 의복이니, 몸의 때= 구(垢)와 악취 때문에 바르는 향이 필요하게 되고, 그 다음에 침구가 되며, 추위와 비에 대비하여 방사가 필요하고, 캄캄할 때에는 등불과 초가 필요한 것이다.
問曰:華香亦能除臭,何故不說?
묻나니, 꽃과 향도 역시 악취를 제거할 수 있는데 무엇 때문에 말하지 않는 것입니까?
答曰:華非常有,亦速萎爛,利益少故,是故不說。燒香者,寒則所須,熱時爲患。塗香,寒、熱通用,寒時雜以沈水,熱時雜以栴檀以塗其身,是故但說塗香。
답하나니, 꽃은 항상 있는 것도 아니고 또한 금방 시들어지는 것이라 이익이 적은 까닭에 말하지 않은 것이고,
사르는 향인 소향(燒香)은 추울 때에는 필요한 것이지만 더울 때에는 근심거리가 되나, 바르는 향은 추울 때나 더울 때에나 다 같이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추울 때에 침수향(沈水香)을 섞고 더울 때에는 전단향(栴檀香)을 섞어서 몸에 바르나니, 이러한 때문에 다만 바르는 도향(塗香)만을 말하였을 뿐이다.
問曰:若行檀波羅蜜,得無量果報,能滿一切衆生所願,何故言“欲滿衆生願,當學般若波羅蜜?”
묻나니, 만약 단(檀, 보시)바라밀을 행하여 한량없는 과보를 얻게 되며 일체 중생의 소원을 만족시킬 수 있는데 무엇 때문에 “중생의 원을 만족시키고자 한다면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答曰:先已說,以般若波羅蜜和合故,得名檀波羅蜜。今當更說:
답하나니, 앞에서 이미 “반야바라밀과 화합하기 때문에 단바라밀이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설명하였으나, 이제 다시 설명하겠다.
所可滿衆生願者,非謂一國土、一閻浮提,都欲滿十方世界六趣衆生所願,非但布施所能辦故。以般若波羅蜜 破近遠相,破一切衆生相、非一切衆生相,除諸㝵故,彈指之頃,化無量身,遍至十方,能滿一切衆生所願。如是神通利益,要從般若出生。以是故,菩薩欲滿一切衆生願,當學般若波羅蜜。
중생의 원(願)을 만족시킨다고 한 것은 하나의 국토나 하나의 염부제를 말한 것이 아니라, 모든 시방세계의 6취(趣) 중생의 원(願)을 다 만족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다만 보시만으로는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반야바라밀로써 가깝고 먼 상(相)을 깨뜨려야 하고,
일체의 중생상(衆生相)과 중생이 아니라는 비중생상(非衆生相)을 깨뜨려서 모든 장애를 제거하기 위하여, 손가락을 튕기는 탄지(彈指) 사이에 한량없는 몸으로 변화하여, 두루 시방으로 가서 일체 중생들의 소원을 만족시켜 주는 것이니,
이와 같은 신통의 이익은 반드시 분별과 망상에서 벗어나 존재의 참모습을 앎으로써 꿰뚫는 지혜의 반야(般若)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보살이 온갖 중생의 원을 만족시키고자 한다면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