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도론(大智度論) 제29권 2
大智度論釋初品中 布施隨喜心過上釋論 第四十四之餘 卷二十九
龍樹菩薩造 용수 보살 지음.
後秦龜茲國三藏法師鳩摩羅什奉 詔譯 후진 구자국 구마라집 한역
45. 초품 중 회향(廻向)의 뜻을 풀이함 1
▶ 經. “菩薩摩訶薩行 少施、少戒、少忍、少進、少禪、少智,欲以方便力迴向故,而得無量無邊功德者,當學般若波羅蜜!”
▷ 經. 보살마하살이 조그마한 보시의 소시(少施)와 조그마한 계율의 소계(少戒)와 조그마한 인욕의 소인(少忍)과 조그마한 정진의 소진(少進)과 조그마한 선정의 소선(少禪)과 조그마한 지혜의 소지(少智)를 행하나, 방편의 힘으로써 회향하여 무량하고 무변한 공덕을 얻고자 한다면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한다.
회향(回向)= “자기가 닦은 선근 공덕을 다른 중생이나 자기 자신에게 돌림”이라고 해석하고 있으나 그 본래의 뜻은 “일체중생구하겠다고 무상정등정각을 향해 나아가는 것”입니다.- 마하반야바라밀다경
▶ 論. 問曰:前已說六波羅蜜,今何以復說?
▷ 論. 묻나니, 앞에서 이미 육바라밀을 설명하셨는데, 무었 때문에 여기에서 다시 설명하시는 것입니까?
答曰:上摠相說,此欲別相說;彼說因緣,此說果報。
답하나니, 앞에서는 전체의 총상(總相)에 대하여 설명한 것이고,
여기에서는 개별적인 별상(別相)에 대한 설명을 하고자 하는 것이며,
앞에서는 인연(因緣)을 말한 것이요, 여기서는 과보(果報)를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問曰:不爾!彼中說六波羅蜜廣普具足,此言“少施乃至少智”,似不同上六波羅蜜義!
묻나니, 그렇지 않습니다. 앞에서 육바라밀을 설명하심에 있어서 자세하고 완전히 갖추어진 것이었습니다만, 여기서는 “소시(少施)와 소계(少戒)와 소인(少忍)과 소진(少進)과 소선(少禪)과 소지(少智)”라고 말씀하시니, 앞에서의 육바라밀의 이치에 맞지 않는 듯 합니다.
答曰:不然!卽是六波羅蜜。何以故?六波羅蜜義,在心,不在事多少;菩薩行若多若少,皆是波羅蜜。
답하나니, 그렇지 않다. 이것이 바로 육바라밀인 것이다.
왜냐하면 육바라밀의 이치는 마음에 있는 것이요, 일의 많고 적음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보살의 행이 많건 적건 간에 모두가 바라밀인 것이다.
如『賢劫經』說:“八萬四千諸波羅蜜。”此經中亦說:“有世閒檀波羅蜜,有出世閒檀波羅蜜;乃至般若波羅蜜,亦有世閒、出世閒"
마치 '현겁경(現劫經, Bhadrakalpikasūtra)'에서 8만 4천의 모든 바라밀을 설하고 있는 것과 같으니,
이 경에서도 역시 설하기를, '세간의 단(壇, 보시)바라밀이 있고 출세간(出世間)의 단(壇, 보시)바라밀이 있으며, 반야(般若)바라밀에 이르기까지도 역시 세간과 출세간이 있는 것이다.'하였다
問曰:菩薩何以故少施?
묻나니, 무었 때문에 보살의 조그마한 보시의 소시(少施)라 하는 것입니까?
答曰:有種種因緣故少施。或有菩薩初發意,福德未集,貧故少施。或有菩薩聞“施無多少,功德在心”,以是故不求多物布施,但求好心。
답하나니, 갖가지 인연으로 소시(少施)를 하는 것이다.
혹 어떤 보살은 초발의(初發意)이라서 아직 복덕이 쌓이지 못한 때문이고, 가난하기 때문에 소시(少施)를 하기도 하며,
혹 어떤 보살은 “보시란 그 많고 적음에는 있는 것이 아니고 그 공덕이 마음에 있는 것이다” 하는 것을 들었기 때문에 많은 물건의 보시 보다는 다만 좋은 마음의 호심(好心)만을 구하기도 하는 것이며,
或有菩薩作是念:“若我求多集財物,破戒失善,心心散亂,多惱衆生;若惱衆生以供養佛,佛所不許,破法求財故。
혹 어떤 보살은 생각하기를 “만약 내가 재물을 많이 쌓아 모으려 한다면 계율을 깨뜨리게 될 것이고, 계율을 파괴하게 될것이고 착한 마음을 잃게 될 것이며, 마음이 산란하게 되어서 많은 중생을 괴롭히게 되리라.
만약 내가 중생을 괴롭히면서 부처님께 공양한다면 부처님께서 허락하지 않으시리라”하나니,
이는 곧 법(가르침)을 깨뜨리면서 재물을 구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若施凡人,奪彼與此,非平等法;如菩薩法,等心一切,皆如兒子。”以是故少施。
만약 다만 사람에게 보시를하되 저 쪽의 것을 빼앗아 이 쪽에 주는 것은 평등한 법이 아니니,
보살의 법은 평등한 마음으로 일체를 모두 마치 스스로의 아들처럼 여기기 때문에 소시(少施)를 하기도 하는 것이다.
復次,菩薩有二種:一者、敗壞菩薩,二者、成就菩薩。敗壞菩薩者,本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不遇善緣,五蓋覆心,行雜行轉身受大富貴,或作國王,或大鬼神王、龍王等。
또한 보살에는 두 종류가 있으니, 첫째는 패괴(敗壞)된 보살이고, 둘째는 성취(成就)한 보살이라.
패괴보살(敗壞菩薩)이라 함은 본래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으나 좋은 인연을 만나지 못하여 오개(五蓋)에 마음이 가리어져서 선악의 행이 뒤섞이고 바뀌어서 크게 부귀한 몸을 받아 혹은 국왕이 되기도 하고, 혹은 큰 귀신의 왕이나 용왕 등이 되기도 하는 것이니,
以本造身、口、意惡業不淸淨故,不得生諸佛前,及天上、人中無罪處,是名爲敗壞菩薩。
본래부터 신구의(身口意)의 악업을 지어 청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모든 부처님의 앞에 나지 못하며, 천상과 인간 가운데에서도 죄가 없는 곳에는 살 수가 없나니, 이러한 이를 패괴보살(敗壞菩薩)이라 하며,
如是人雖失菩薩心,先世因緣故,猶好布施;多惱衆生,劫奪、非法取財,以用作福。
이러한 보살은 비록 보살의 마음은 잃었다 할지라도 전생에 지은 인연 때문에 보시하기를 좋아하나, 많은 중생들을 괴롭히면서 강제로 빼앗기도 하는 등의 정의롭지 못하게 재물을 취한 것으로써 보시의 복을 짓게 되는 것이다.
成就菩薩者,不失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慈愍衆生;或有在家受五戒者,有出家受戒者。
성취보살(成就菩薩)이라 함이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잃지 않고 중생들을 사랑하고 가엾이 여기며,
혹은 재가(在家)이면서 5계(戒)를 받는 이도 있고 출가하여 계율을 받아 지니는 이도 있다.
在家菩薩,雖行業成就,有先世因緣貧窮,聞佛法有二種施:法施、財施;出家人多應法施,在家者多應財施。我今以先世因緣故,不生富家,見敗菩薩輩作罪布施,心不喜樂;聞佛不讚多財布施,但美心淸淨施;以是故,隨所有物而施。
집에 있는 재가(在家) 보살은 비록 행한 업(불도)을 성취한다 하여도 전생에 지은 인연이 있으므로 가난하며,
부처님의 법에는 재물 보시의 재시(財施)와 법 보시의 법시(法施), 두 가지의 보시가 있으니, 출가인은 법시(法施)를 많이 해야 하고, 재가(在家)인은 재시(財施)를 많이 해야 한다” 함을 듣고는,
“나는 이제 전생의 인연 때문에 부잣집에 태어나지 못하였구나”고 하면서, 패괴(敗壞)한 보살들이 죄를 지으면서 보시하는 것을 보고 마음으로 기뻐하지 않으며,
부처님께서는 “많은 재물을 보시하는 것을 칭찬하지 않으신다” 함을 듣고는 다만 마음이 청정한 보시만을 찬미하나니,
이러한 때문에 가지고 있는 물건에 따라 보시를 하는 것이다.
又出家菩薩守護戒故,不畜財物;又自思惟:“戒之功德,勝於布施。”以是因緣故,隨所有而施。
또한 출가한 보살은 계율을 수호하는 까닭에 재물을 축적하지 않으며,
또 스스로 계율의 공덕이 재물의 보시보다 수승함을 생각하나니,
이러한 인연 때문에 가진 것에 따라 보시하는 것이다.
復次,菩薩聞佛法中本生因緣,少施得果報多。如薄拘羅阿羅漢,以一呵梨勒果藥布施,九十一劫不墮惡道,受天人福樂,身常不病,末後身得阿羅漢道。
또한 보살은 불법(佛法) 가운데 본생(本生)의 인연을 듣고는 조그마한 소시(少施)로써도 과보를 얻는 일이 많으니,
마치 박구라(薄拘羅, Vakkula) 아라한과 같은 이는 한 개의 하리륵 열매인 하리득과(訶梨勒果, 하리륵訶梨勒은 범어 harītakī의 음역어이며, 황갈색 혹은 녹색의 열매) 약을 보시하여서 91겁(劫) 동안 악도(惡道)에 떨어지지 않고 천상과 인간의 복락을 누리기도 하였으며, 몸에는 항상 병이 없었고 마지막의 몸은 아라한의 도를 얻게 되었으며,
又如沙門二十億耳,於鞞婆尸佛法中,作一房舍,給比丘僧;布一羊皮,令僧蹈上。以是因緣故,九十一劫中足不蹈地,受人天中無量福樂。末後身生大長者家,受身端政,足下生毛長二寸,色如靑琉璃右旋;初生時,父與二十億兩金;後厭世五欲,出家得道,佛說精進比丘第一。
또 사문 이십억이(二十億耳, Koṭīviṃśa. 태어날 때 그의 부친이 20억 냥을 주었다는 데서 유래한 이름) 같은 이는 비바시(鞞婆尸, Vipaśyin) 부처님께서 불법을 펴실 때에 하나의 방사(房舍)를 만들어서 비구승에게 주고, 하나의 양가죽을 펴서 스님들로 하여금 그 위를 밟고 지나가게 하였으니,
그 인연 때문에 91겁 동안을 발로는 땅을 밟지 않았으며, 인간과 천상의 한량없는 복락을 누렸으며, 마지막의 몸은 큰 장자(長者)의 집에 태어나서 단정하게 생긴 몸을 받았고 발바닥에는 푸른 유리(琉璃) 빛과 같은 길이 이촌(二寸, 두치) 길이의 터럭이 나서 오른 쪽으로 감겨 있었으며,
처음 태어날 때부터 그의 아버지가 20억 냥의 금을 주었으며, 뒤에는 세상의 5욕(欲)을 싫어하여 출가하여 도(道)를 얻었으니, 부처님께서는 그를 “정진하는 비구 중에서 정진이 가장 으뜸이다”고 하셨으며,
又如須蔓耳比丘,先世見鞞婆尸佛塔,以耳上須蔓華布施。以是因緣故,九十一劫中常不墮惡道,受天上人中樂;末後身生時,須蔓在耳,香滿一室,故字爲須蔓耳;後厭世出家,得阿羅漢道。
또한 수만이(須蔓耳, Sumana) 비구 같은 이는 전생에 비바시부처님의 탑을 친견하면서 귀 위에 꽂은 수만(須蔓, sumanas)을 보시한 인연으로 91겁 동안을 항상 악도에 떨어지지 않았으며, 천상과 인간의 복락을 누렸으며, 마지막의 몸으로 태어날 때는 수만이 귀에 꽂혀 있어서 그 향기가 온 방에 가득히 찼으므로 이름을 수만이(須蔓耳)라 하게 되었으며, 뒤에는 세상을 싫어하여서 출가하여 아라한의 도를 얻게 되었다.
菩薩如是等本生因緣,少施得大報,便隨所有多少而布施。
보살에게는 이러한 등의 본생 인연이 있으며, 소시(少施)를 하였으나 큰 과보를 얻게 되는 것이므로, 곧 그가 가진 바의 많고 적음에 따라 보시를 하는 것이다.
復次,菩薩亦不一定常少物布施,隨所有,多則多施,少則少施。
또한 보살은 역시 일정하게 항상 적은 물건만을 보시하는 것이 아니니, 가진 물건이 많으면 많이 보시하고, 적으면 적게 보시하는 것이다.
復次,佛欲讚般若波羅蜜功德大故,言“少施得大果,功德無量。”
또한 부처님께서는 반야바라밀의 공덕이 크다 함을 찬탄하시고자 “자그마한 소시(少施)로써도 큰 과보를 얻게 되며 그 공덕이 한량없다”고 말씀하신 것이다.
問曰:如薄拘羅阿羅漢等,亦少施而得大報,何用般若波羅蜜?
묻나니, 박구라 아라한과 같은 이들이 조그마한 소시(少施)로써도 큰 과보를 얻게 되었는데 반야바라밀이 왜 필요한 것입니까?
答曰:薄拘羅等雖得果報,有劫數限量,得小道入涅槃;菩薩以般若波羅蜜“方便迴向”故,少施,福德無量無邊阿僧祇。
답하나니, 박구라 등과 같은 이들은 비록 과보를 얻었다 하더라도 겁수(劫數)에 한량이 있었으므로 작은 도의 소도(小道)를 얻어서 열반에 들게 된 것이나
보살은 반야바라밀의 방편으로 회향하기 때문에 조그마한 소시(少施)일지라도 그 복덕이 무량하고 무변한 아승기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