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도론(大智度論) 제22권 9
大智度論釋初品中 八念義第三十六之 餘卷二十二
龍樹菩薩造 용수 보살 지음.
後秦龜茲國三藏法師鳩摩羅什奉 詔譯 후진 구자국 구마라집 한역
36. 초품 중 팔념의 뜻을 풀이함② 9
如說; 게송에서 설함과 같으니,
施名行寶藏 亦爲善親友, 終始相利益 無有能壞者。
보시는 보배의 창고인 보장(寶藏)에 들어감이라 하고,
또한 착하고 친한 벗이라 하여
처음부터 끝까지 서로가 이익되며, 능히 이를 파괴할 수 있는 이가 없으며,
施爲好密蓋 能遮飢渴雨, 施爲堅牢船 能度貧窮海。
보시는 훌륭하게 촘촘히 짠 우산이 되어, 능히 굶주림과 갈증의 비를 막아 주며
보시는 단단하고 견고한 배가 되어, 능히 빈궁(貧窮)의 바다를 건너게 하네.
慳爲凶衰相 爲之生憂畏, 洗之以施水 則爲生福利。
인색함이란 흉하게 운이 다하여 쇠(衰)한 모습이라.
그러함 때문에 근심과 두려움이 생기나나니,
보시의 물로써 그것을 씻어버리면, 곧 복과 이익이 생겨난다네.
慳惜不衣食 終身無歡樂, 雖云有財物 與貧困無異。
인색하여 옷과 음식을 아까워하면, 종신토록 기쁨이나 즐거움이 없나니
비록 재물이 있다 하여도, 빈곤한 이와 다름이 없으리.
慳人之室宅 譬如丘塚墓, 求者遠避之 終無有向者。
인색한 사람이 사는 집과 방은, 비유하자면 마치 무덤과 같나니
구하는 이는 멀리서 그를 피하며, 끝내 그를 향하는 이가 없다네.
如是慳貪人 智者所擯棄, 命氣雖未盡 與死等無異。
이와 같이 간탐을 부리는 사람은, 지혜로운 이들이 싫어하여 꺼리나니
목숨이 아직 다하지 않았을지라도 죽은 이와 다름이 없네.
慳人無福慧 於施無堅要, 臨當墮死坑 戀惜生懊恨。
인색한 사람은 복과 지혜가 없어, 보시에 대한 굳은 약속도 없다가,
죽음의 구덩이에 떨어지려 할 때에야, 안타까운 마음으로 한탄하며 후회하네.
涕泣當獨去 憂悔火燒身, 好施者安樂 終無有是苦。
눈물을 흘리면서 오로지 혼자 가야 하고, 근심과 후회의 불이 몸을 태우리니
보시하기 좋아한 이는 편안하고 즐거우며, 끝내 이러한 고통은 없으리.
人修布施者 名聞滿十方, 智者所愛敬 入衆無所畏 命終生天上 久必得涅槃。
사람으로서 보시를 닦은 이는 이름이 시방에 가득차고
지혜로운 이들이 사랑하고 공경하는 애경(愛敬)을 받으며,
대중에 들어가도 두려워함이 없고, 목숨을 마치면 천상에 나게 되며,
오랜 뒤에는 반드시 열반을 얻게 될 것이라.
如是等種種訶慳貪 讚布施 是名念財施。
이와 같이 갖가지로 간탐을 꾸짖고 보시를 찬탄하나니, 이를 바로 재물의 보시를 염하는 염재시(念財施)라고 하는 것이다.
云何念法施?
어떠한 것이 법의 보시를 염하는 염법시(念法施)인가?
行者作是念, “法施利益甚大! 法施因緣故 一切佛弟子等得道"
곧 수행하는 이는 생각하기를 “법시(法施)의 이로움이 심히 크니, 법시(法施)의 인연으로 온갖 부처님의 제자들이 도를 얻게 되리라”고 하며,
復次, 佛說, “二種施中 法施爲第一" 何以故, 財施果報有量 法施果報無量。
財施欲界報, 法施三界報 亦出三界報。
若不求名聞 財利力勢 但爲學佛道 弘大慈悲 度衆生 生老病死苦 是名淸淨法施。
若不爾者 爲如市易法。
또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두 가지 보시 가운데서 법시(法施)가 으뜸이 된다'고 하셨으니,
왜냐하면 재시(財施)의 과보는 한량이 있는 것이지만 법시(法施)의 과보는 무량한 것이기 때문이다.
재시(財施)는 욕계(欲界)의 과보이지만 법시(法施)는 삼계(三界)의 과보요 또한 삼계를 벗어나는 과보이라.
만약 명예와 재물의 이익과 세력을 구하지 않고 다만 부처님의 불도(佛道)를 배우기 위하여 넓고 큰 자비로써 중생의 생노병사(生老病死)의 고통을 제도한다면, 이러함을 청정한 법시(法施)라 하나,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시장에서 장사하는 법도와 다를 바 없으리라.
復次, 財施施多 財物減少, 法施施多 法更增益。
또한 재시(財施)는 많이 베풀수록 재물이 줄어들 경향이 있을 수 있지만
법시(法施)는 많이 베풀수록 법이 더욱 늘어나며,
財施是無量世中舊法 法施聖法初來未得 名爲新法。
재시(財施)는 바로 무량한 세상 동안 내려오던 오래된 법이지만,
법시(法施)는 성인의 법(가르침)에서 처음 오는 것이라 아직 얻지 못하였으므로 새로운 법(가르침)이라 하며,
財施但能捄諸飢渴 寒熱等病 法施能除九十八諸煩惱等病。
재시(財施)는 다만 굶주리고 목마르고 춥고 더운 등의 병(病) 만을 구제할 수 있으나,
법시(法施)는 98종류의 모든 번뇌의 병을 제거할 수 있으니,
98수면(九十八隨眠) · 98근본번뇌(九十八根本煩惱) 또는 98사(九十八使)는 수면(隨眠) 즉 근본번뇌를 3계와 5부의 측면에서 세분하여 얻어지는 98가지의 근본번뇌들을 말한다.
욕계의 36가지 + 색계의 31가지 + 무색계의 31가지 = 98가지
如是等種種因緣 分別財施法施 行者應念法施。
이와 같은 갖가지의 인연으로 재시(財施)와 법시(法施)를 분별하나니,
수행하는 이는 마땅히 법시(法施)를 염하는 염법시(念法施)를 하여야 한다.
問曰, 何等是法施?
묻나니, 어떠한 것이 법의 보시하는 법시(法施)입니까?
答曰, 佛所說十二部經 淸淨心爲福德與他說 是名法施。
復有以神通力令人得道 亦名法施。
如'網明菩薩經'中說, “有人見佛光明 得道者 生天者" 如是等口雖不說 令他得法故 亦名法施。
답하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12부경(十二部經, dvādaśāṅgabuddhavacana)을 청정한 마음으로 복덕을 위하여 다른 이들에게 말해주는 것을 일러 법시(法施)라 하며,
또 신통의 힘이 있어서 사람으로 하여금 도(道)를 얻게 함이 있는 것 역시 법시(法施)라 하나니,
마치 망명보살경(網明菩薩經) 중에서 말한 바와 같으니, 어떤 사람이 부처님의 광명을 보고서 도를 얻게 되거나 천상에 태어나게 되는 이와 같은 것은 비록 입으로는 설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다른 이들로 하여금 도를 얻게 하였기 때문에 역시 법시(法施)라 할 수 있으며,
12부경(十二部經)= ①관경(貫經)= 경(經, sūtra), ②기야경(祇夜經)=중송(重頌, geya), ③기별(記別, vyākaraṇa)= 수기경(受記經) ④게경(偈經)=게(偈, gāthā), ⑤법구경(法句經)=자설(自說, udāna), ⑥상응경(相應經)=여시어(如是語, ityuktaka), ⑦본연경(本緣經)=본생(本生, jātaka), ⑧광경(廣經)=방광(方廣, vaipulya), ⑨미증유경(未曾有經)= 미증유법(未曾有法, adbhutadharma), ⑩천본경(天本經)=인연(因緣, nidāna), ⑪증유경(證喩經)=비유(譬喩, avādana), ⑫대교경(大教經)=논의(論議, upadeśa)
是法施 應觀衆生心性 煩惱多少 智慧利鈍 應隨所利益而爲說法, 譬如隨病服藥則有益。
이러한 법시(法施)는 마땅히 중생의 심성에 따라 번뇌가 많고 적음과 지혜의 예리함과 둔함을 관하여, 그들 각각에게 이익이 되는 바를 좇아 법을 설하여 주는 것이니, 비유하자면 마치 병을 따라 약을 처방하여 복용하게 하면 이익이 있는 것과 같은 것이다.
有婬欲重 有瞋恚重 有愚癡重 有兩兩雜 三三雜。婬重者爲說不淨觀 瞋重者爲說慈心 癡重者爲說深因緣 兩雜者說兩觀 三雜者說三觀。若人不知病相 錯投藥者 病則爲增。
어떤 이는 음욕이 많고, 어떤 이는 화를 많이 내고, 어떤 이는 어리석음이 많으며,
또한 어떤 이러한 두 가지가 섞여 있으며, 어떤 이는 세 가지가 섞여 있기도 하다.
음욕이 많으면 그를 위하여 부정관(不淨觀)을 말해 주고,
화을 잘 내는 이라면 그를 위하여 인자한 마음의 자심(慈心)을 말해 주며,
어리석음이 많은 이라면 그를 위하여 인연(因緣)의 깊음을 말해 주며,
두 가지가 뒤섞인 이에게는 두 가지의 관을 다 말해 주며,
세 가지가 뒤섞인 이에게는 세 가지의 관을 다 말해 주는 것이니,
만약 그 사람의 병을 알지 못하여 약을 잘못 주게 되면 병이 더욱 악화되는 것이다.
若著衆生相者 爲說但有五衆 此中無我, 若言無衆生相者 卽爲說五衆相續有 不令墮斷滅故。
만약 중생상(衆生相, sattva samjna)에 집착한 이라면 그를 위하여서는 단지 5중(五衆, 오온)만이 있을 뿐, 그 안에는 나(我)라는 것은 없다고 말해 주고,
만약 중생의 모양이 없다는 무중생상(無衆生相)에 집착한 이라면 곧 그를 위하여 5중(五衆, 오온)이 계속 상속하고 있음을 말해 주나니, 단멸견(斷滅見)에 빠지지 않게 하려는 까닭이다.
사상(四相)= 아상(我相)·인상(人相)·중생상(衆生相)·수자상(壽子相)
중생상(衆生相, sattva samjna)= 사트바(중생, sattva)란 넓게는 ‘존재하는 모든 것’ 혹은 ‘살아있는 모든 것’을 나타내는 말로서 불교에서는 깨달음을 성취하지 못한 모든 생명체를 의미합니다. 구마라집은 중생(衆生)으로 현장은 유정(有情)으로 번역했습니다. 이 중생상은 깨닫지 못한 중생들이 가지는 본능적 집착을 일컫는데, 그것이 여러 가지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① 괴로운 것을 싫어하고 재미있고 좋은 것만 탐내는 등 이기적인 행동이나 상념의 집착으로 나타난다. 그리하여 좋은 것은 자기 것으로 하고, 나쁜 것은 남에게로 돌리려 한다.
② 천당과 지옥이 따로 있다고 생각해서, 천당에 태어나기를 바라는 욕심으로 나타난다. 즉 별다른 수행도 없이 고(苦)가 없는 천계(天界)에 태어나고자 하는 욕심이다. 비슷하게 기복불교(祈福佛敎)도 중생상의 소산이라 하겠다.
③ 약한 사람을 억누르고 강한 사람에게 빌붙는 약육강식도 중생상이고, 자기의 일에 지나친 욕심을 갖고 남을 이기기 위해 투쟁하는 것도 중생상이다.
④ 중생상은 자신의 몸이 오온(五蘊)이 화합해 이루어진 참된 실체라고 고집하는 잘못된 견해를 가져서 살아 있는 생명체와 생명이 없는 자, 유정과 무정을 나누는 이원론적 집착으로 나타난다.
이런 점으로 볼 때, 중생상도 그 근원에서는 ‘나’라는 아상(我相)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깨달음의 주체인 ‘나’라는 상을 상정해 놓기 때문이다.- 대한불교 조계종 충정사
求富樂者 爲說布施, 欲生天者 爲說持戒, 人中多所貧乏者 爲說天上事。惱患居家者 爲說出家法, 著錢財居家者 爲說在家五戒法, 若不樂世閒 爲說三法印, 無常 無我 涅槃。
부귀와 쾌락을 구하는 이라면 그를 위하여 보시를 말해 주고,
천상에 나기를 바라는 이라면 그를 위하여 계율을 받아 지니는 지계(持戒)를 말하여 주며,
인간 세계에서 태어나 가난을 많이 겪는 이라면 그를 위하여 천상의 일을 말해 주고,
집에 있는 재가자(在家者)로서 번뇌로 괴로움을 겪는 이라면 그를 위하여 출가하는 출가법(出家法)을 말하여 주며,
재가자(在家者)로서 돈과 재산에 집착하는 이라면 그를 위하여 불살생(不殺生)·불투도(不偸盜)·불사음(不邪婬)·불망어(不妄語)·불음주(不飮酒)의 재가(在家)의 5계법(五戒法)을 말하여 주고,
만약 세간을 좋아하지 않는 이라면 그를 위하여 무상(無常)ㆍ무아(無我)ㆍ열반(涅槃)의 세 가지의 삼법인(三法印)을 말하여 주나니,
依隨經法 自演作義理 譬喩 莊嚴法施 爲衆生說。
경전(經典)에 나오는 법(가르침)에 의지하고 따르면서 스스로 도리를 연설하고 비유와 장엄으로 중생들을 위하여 법시(法施)를 말하여 주는 것이니,
如是等種種利益故 當念法施。
이와 같은 갖가지 이로움이 더해지는 까닭에 마땅히 법의 보시를 염하는 염법시(念法施)를 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