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지식

번뇌(煩惱) 1

Skunky 2021. 5. 26. 15:29

번뇌(煩惱); 그 본질적 성질이 부적정(不寂靜: 고요하지 않음)인 마음작용들을 말하며, 번뇌의 본질적인 작용은 번뇌가 일어나게 되면, 그 번뇌를 대치(對治)하지 않는 한, 그 자체의 본질적인 성질에 근거하여 그 번뇌가 일으키는 부적정한 영향력[行] 즉 부적정한 업이 몸과 마음에 상속되어 전전(展轉)하게 하는 것이다. 즉 필연적으로, 번뇌로 인해 업, 특히 악업이 발생하고, 업으로 인해 괴로운 상태[苦]에 처하게 된다.

불교에서는 이와 같이 번뇌[惑]가 일어나 몸과 말과 마음으로 악한 행위[身口意三業]를 일으키게 되면 이로써 3계 6도의 생사윤회에 묶이게 되고 고통[苦]의 과보를 받게 된다고 말하는데, 이것을 전통적인 용어로 혹업고(業苦)의 3도(三道)라고 한다. 그리고 12연기의 유전연기(流轉緣起)는 무명으로 대표되는 번뇌[惑]에서 업으로 업에서 고로 이어지는 혹업고의 연기관계를 보다 자세히 밝힌 것이다.

따라서 불교에서는 이런 고통의 생사윤회[苦]의 원인이 되는 번뇌[集]를 반야 즉 무루의 지혜로 끊어 안온한 적정(寂靜)의 상태인 해탈 또는 열반의 상태[滅]에 이르는 것[道]을 수행의 1차적인 목적으로 삼는다. 그리고 이것이 곧 불교의 근본적인 가르침 또는 진리인 고집멸도의 4성제(四聖諦)이다.

 

● 번뇌(煩惱)의 어원을 통해 살펴본다면, 산스크리트어 kleśa 또는 팔리어 kilesa를 번역한 말이다. 따라서 이를 음역하여 번뇌를 길례사(吉隸舍)라고도 표현한다. 산스크리트어 kleśa는 '괴롭히다'라는 뜻의 동사 kliś에서 파생되었다. 팔리어 kilesa는 '물들이다, 더럽히다'라는 뜻의 동사 kilissati에서 파생된 것으로, 괴롭힘의 뜻 보다는 염오(染污)의 뜻이 강하다.

 

● 부파불교 설일체유부의 논서인 《입아비달마론》 제1권에서는 "몸과 마음의 상속[身心相續: 5온의 상속]을 번란(煩亂: 번거롭게 어지럽힘)시키고 핍뇌(逼惱: 괴롭혀 고뇌케 함)하기 때문에 번뇌(煩惱)라고 이름한다"고 진술하고 있다.

혜원(523~592)은 《대승의장》 제5권에서 번뇌(煩惱)는 노란(勞亂) 즉 고단하게 하고 어지럽히는 뜻이라고 말하고 있다.

원효(617~686)는 《이장의》에서 번뇌장(煩惱障)에 대해 설명하면서 "번뇌장은 탐(貪) · 진(瞋) 등의 혹(惑)으로, [몸과 마음을] 번로(煩勞: 번거롭고 힘들게 함)하게 함을 그 본질적 성질로 한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이 진술에 이어서, "[이들 혹(惑)들이] 마땅한 때에 일어나 현행하여 몸과 마음을 번란(煩亂: 번거롭게 어지럽힘)시키기 때문에 번뇌라고 이름한다"고 말하고 있다.

 

● 성질과 작용; 탐(貪) · 진(瞋) · 치(癡) · 견(見) · 질(嫉) · 간(慳) 등의 번뇌는 그 각자의 개별적인 본질적인 성질[自性]과 작용을 가진다. 한편, 이들은 또한 번뇌 일반으로서의 공통적인 성질과 작용[共相]도 가지는데, 대승불교의 논서인 《유가사지론》 제8권, 《대승아비달마집론》 제4권, 《대승아비달마잡집론》 제6권에 따르면, 모든 번뇌의 공통적인 성질 즉 번뇌 일반의 본질적인 성질은 부적정(不寂靜), 즉, 고요하지 않음이다. 그리고 이들 논서에 따르면 번뇌 일반의 본질적인 작용은 부적정한 영향력[行] 즉 부적정한 업이 몸과 마음에 상속하여 전전(展轉)하게 하는 것이다. 보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몸과 마음의 상속'[身心相續] 시에 즉 5온의 상속 시에 부적정이 인과의 법칙에 따라 여러 가지 양태로 전개되어 함께 같이 가는 것이다.

 

● [煩惱自性者。謂若法生時其相自然不寂靜起。由彼起故。不寂靜行相續而轉。是名略說煩惱自性。

번뇌(煩惱)의 자성(自性)이란 말하자면, 만약 법(法)이 생겨날 때 그 상(相)은 자연스러우면서도 적정(寂靜)하지 않게 일어나며 그것이 일어나기 때문에 적정하지 않은 작용[行]이 상속(相續)하며 구른다. 이를 간략하게 말하여 번뇌(煩惱)의 자성(自性)이라고 한다.

— 한문본: 미륵 조, 현장 한역 (T.1579), 《유가사지론》 제8권. p. T30n1579_p0313a27 - T30n1579_p0313a29.

— 한글본: 미륵 지음, 현장 한역, 강명희 번역 (K.614, T.1579), 《유가사지론》 제8권. p. 213 / 829.]

 

● [何等相故。謂若法生時相不寂靜。由此生故身心相續不寂靜轉。是煩惱相。

어떠한 것이 (: 본질적인 성질 또는 작용)입니까? 만약 어떤 법이 생겨나는 때에  법의 () 부적정(不寂靜)이라면,  법이 생겨난 것에 연유하여 심신상속(身心相續) 부적정이 전전[]하는 것이 번뇌상(煩惱相: 번뇌의 본질적인 성질 또는 작용)이다.

— 한문본: 무착 조, 현장 한역 (T.1605), 《대승아비달마집론》 제4권. p. T31n1605_p0676b03 - T31n1605_p0676b04.

— 한글본: 무착 지음, 현장 한역, 편집자 번역 (K.572, T.1605),《대승아비달마집론》 제4권. p. 74 / 159.]

 

● [相者。若法生時相。不寂靜由此生故身心相續。不寂靜轉是煩惱相。不寂靜性是諸煩惱共相。此復有六。謂散亂不寂靜性。顛倒不寂靜性。掉舉不寂靜性。惛沈不寂靜性。放逸不寂靜性。無恥不寂靜性。

무엇이 모양에 기인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까?

만약 법이 생겨날 때 그 모양이 적정(寂靜)하지 못하다면, 이같이 생겨나는 것에 연유해서 마음과 신체가 그 적정하지 못함을 상속해 적정하지 못하게 전변하는 것이 ‘번뇌의 모양’이다. 따라서 적정하지 못한 성품이 여러 번뇌의 공통적인 모양이다.

[해석] 이것은 다시 여섯 가지가 있으니, 산란부적정성(散亂不寂靜性)이고, 전도부적정성(顚倒不寂靜性)이고, 도거부적정성(掉擧不寂靜性)이고, 혼침부적정성(惛沈不寂靜性)이고, 방일부적정성(放逸不寂靜性)이고, 무치부적정성(無恥不寂靜性)이다.

 한문본: 안혜 , 현장 한역 (T.1606), 《대승아비달마잡집론》 6. p. T31n1606_p0722c19 - T31n1606_p0722c23.

— 한글본: 안혜 지음, 현장 한역, 이한정 번역, (K.576, T.1605), 《대승아비달마잡집론》 제6권. p. 147 / 388.]

 

● 부파불교 설일체유부의 논사인 세우는 《아비달마품류족론》 제3권에서 번뇌, 특히 근본번뇌(즉, 수면)의 본질적인 성질로의 4가지를 말하고 있다.

①미세(微細): 번뇌가 현행할 때 그 행상(行相)을 알기 어렵다

②수증(隨增): 번뇌는 허물을 더욱 더하게 한다.

③수축(隨逐): 번뇌는 유정을 뒤 쫓아다닌다.

④수박(隨縛): 번뇌는 유정을 따라다니면서 속박한다.

 

● 부파불교 설일체유부의 논사인 세친은 《아비달마구사론》 제20권에서, 《아비달마품류족론》보다 더 자세히, 번뇌, 특히 근본번뇌(즉, 수면)의 본질적인 성질로 9가지를 말하고 있다:

①미세(微細): 번뇌가 현행할 때 그 행상(行相)을 알기 어렵다.

②2수증(二隨增): 번뇌는 능히 그것의 소연과 상응법과 뒤엉켜 증장한다.

③수축(隨逐: 따라 다님): 번뇌는 능히 유정으로 하여금 해당 수면의 득(得)을 일으키게 한다.

④수박(隨縛): 가행(加行) 즉 노력[劬勞]을 기울이지 않으면 번뇌는 능히 스스로를 생겨나게 한다.

⑤주(住: 머묾): 번뇌는 유정을 생사윤회에 체류시켜 오래 머물게 한다.

⑥유(流: 유전): 번뇌는 유정이 생사윤회하는 동안 유정천(有頂天)으로부터 무간지옥에 이르기까지 유전(流轉)시킨다

⑦표(漂: 표류): 번뇌는 유정으로부터 선품(善品)을 극심히 빼앗아 유실되게 한다.

⑧합(合: 화합): 번뇌는 유정을 3계(三界) · 5취(五趣) · 4생(四生)과 화합(和合)시킨다.

⑨집(執: 집취): 번뇌는 유정으로 하여금 5욕의 경계 등에 집착하게 하는 발동근거가 된다.

 

● 한편, 대승불교 유식유가행파의 논사인 무착은 《현양성교론》 제1권에서 번뇌의 공통적인 작용에 대해 간결히 부적정의 전전[不寂靜轉]이라 말하지 않고, 다음과 같은 5가지로 기술하고 있다.

① 상대되는 선(善)을 장애한다. 예를 들어 탐(貪)은 무탐(無貪)을 장애한다.

② 보리(菩提)의 증득을 위한 자량(資糧: 자재와 식량, 즉 선근과 공덕)이 원만해지는 것을 장애한다.

③ 자신과 남에게 손해를 입힌다[損害自他].

④ 악도(惡道)에 떨어지게[趣] 한다.

⑤ 해당 번뇌 자체를 증장시킨다. 예를 들어 탐(貪)은 탐(貪)을 증장시킨다.

 

● 부파불교 설일체유부의 논사인 세친은 《아비달마구사론》 제19권에서 번뇌, 특히 근본번뇌(즉, 수면)의 작용을 보다 자세히 열거하고 있는데, 다음의 10가지이다.

① 견근본(堅根本): 근본(根本)을 견고하게 한다. 즉, 번뇌의 득, 즉 번뇌의 획득과 성취를 견고하게 한다.

② 입상속(立相續): 번뇌의 상속을 일으킨다.

③ 치자전(治自田): 소의신[自田]을 번뇌를 일으키기에 적합한 상태로 만든다.

④ 인등류(引等流): 등류(等流)인 수번뇌(隨煩惱)를 끌어오고 일으킨다.

⑤ 발업유(發業有): 업유(業有)를 일으킨다. 즉 후유(後有)를 초래하는 업을 일으킨다.

⑥ 섭자구(攝自具): 자구(自具: 스스로의 원인)를 포섭한다. 즉 근본번뇌 자신의 자량이 되는 비리작의(非理作意) 즉 참답지 못한 사유를 포섭한다.

⑦ 미소연(迷所緣): 바른 지혜[正慧]를 손상시켜 소연에 대해 미혹하게 한다.

⑧ 도식류(導識流): 식(識)의 흐름을 인도한다. 즉, 후유의 소연에 대해 능히 속생(續生)의 식을 일으키며 온갖 소연에 대해 염오식을 낳는다.

⑨ 월선품(越善品): 선(善)을 어기게 한다.

⑩ 광박의(廣縛義): 널리 속박하여 자계(自界)와 자지(自地), 즉 유정 각자의 현재의 계(界)와 지(地)를 초월하지 못하게 한다.

 

대승불교 법상종의 논서 《성유식론》 제8권에서는 번뇌의 작용을 발업(發業)과 윤생(潤生)이라고 말하고 있다:

復次生死相續由惑業苦。發業潤生煩惱名惑。能感後有諸業名業。業所引生眾苦名苦。

또한 태어나고 죽는 일이 상속하는 것은 미혹 · 업 · 괴로움에 의거한다. 업을 일으키고 윤회의 삶을 촉진하는 번뇌를 ‘미혹[惑]’이라고 이름한다. 능히 미래세의 삶[後有]을 초감하는 모든 업을 ‘업’이라고 이름한다. 업에 이끌려 생겨난 갖가지 고통을 ‘괴로움’이라고 이름한다.

 한문본: 호법  지음, 현장 한역 (T.1585), 《성유식론》 6. p. T31n1585_p0043b19 - T31n1585_p0043b21.

— 한글본: 호법 등 지음, 현장 한역, 김묘주 번역 (K.614, T.1585), 《성유식론》 제6권. p. 431 / 583.

 

이상을 요약한다면, 번뇌는 진리를 알지 못하게 하고 나아가 뒤집어진 앎을 진리라고 주장하는 전도된 상태를 일으켜서 현재의 삶과 미래의 삶에서 자신과 타인을 고통스럽게 하는 원인이다. 번뇌에 대하여, 진리는 앎의 빛을 일으켜서 번뇌의 어둠을 제거하여 현재의 삶과 미래의 삶에서 자신과 타인을 자유롭게 하는 원인이다.

 

● 번뇌의 다른 이름입니다.

번뇌는 그 작용, 특성, 구체적인 내용들에 따라 여러가지 다른 이름을 가진다. 즉, 번뇌의 특정 측면을 부각시켜 말하는 번뇌의 동의어가 여러 존재한다. 전통적인 용어로, 번뇌의 다른 이름을 번뇌차별(煩惱差別) 또는 번뇌의 차별이라 한다.

 

○ 대승불교의 유식유가행파의 논서 《유가사지론》 제8권에서는 번뇌의 다른 이름으로 26가지를 들고 있다.

번뇌(煩惱)의 차별(差別)이란 여러 가지 차별(差別)이 있는 줄 알아야만 한다. 말하자면 결(結) 박(縛) 수면(隨眠) 수번뇌(隨煩惱) 전(纏) 폭류(暴流) 액(軛) 취(取) 계(繫) 개(蓋) 주올(株杌) 구(垢) 상해(常害) 전(箭) 소유(所有) 근(根) 악행(惡行) 루(漏) 궤(匱) 소(燒) 뇌(惱) 유쟁(有諍) 화(火) 치연(熾然) 조림(稠林) 구애(拘礙)이다. 위와 같은 등의 종류가 번뇌의 차별(差別)인 줄 알아야 한다.

— 한글본: 미륵 지음, 현장 한역, 강명희 번역, K.614, T.1579,《유가사지론》 제8권. pp. 220-221 / 829.

 

○ 대승불교의 유식유가행파의 논서 《대승아비달마집론》 제4권과 《대승아비달마잡집론》 제6권에서는 번뇌의 다른 이름으로 24가지를 들고 있다. 

어떠한 것이 차별에 기인하기 때문입니까? 여러 번뇌가 온갖 이치에 의지하여 갖가지 문(門)의 차별을 세우는 것으로, 소위 결(結)ㆍ박(縛)ㆍ수면(隨眠)ㆍ수번뇌(隨煩惱)ㆍ전(纏)ㆍ폭류(瀑流)ㆍ액(軶: 멍에)ㆍ취(取)ㆍ계(繫)ㆍ개(蓋)ㆍ주올(柱杌)ㆍ구(垢)ㆍ소해(燒害)ㆍ전(箭)ㆍ소유(所有)ㆍ악행(惡行)ㆍ누(漏)ㆍ궤(匱)ㆍ열(熱)ㆍ뇌(惱)ㆍ쟁(諍)ㆍ치연(熾然)ㆍ조림(稠林)ㆍ구애(拘礙) 등이다.

— 한글본: 무착 지음, 현장 한역, 이한정 번역, 편집자 일부 수정, K.572, T.1605, 《대승아비달마집론》 제4권. p. 75 / 159.

 

○대승불교의 논서인 혜원의 《대승의장》 제5권에서는 "이장의(二障義)"라는 제목의 뜻을 해설하는 곳에서 번뇌의 다른 이름으로 11가지를 말하고 있다.

첫번째는 이름을 해석하는 것이다. 이른바 장(障)이라고 부르고 있는 것은 그 뜻에 따라 차이가 있어 그 이름에 여러 가지가 있다. 또는 번뇌(煩惱)라고도 한다. 또는 사(使)라고도 한다. 또는 결(結)이라고도 한다. 또는 전(纏)이라고도 한다. 또는 박(縛)이라고도 한다. 또는 유(流)라고도 한다. 또는 액(枙)이라고도 한다. 또는 취(取)라고도 한다. 또는 누(漏)라고도 한다. 또는 구(垢)라고도 한다. 또는 혹(惑)이라고도 한다. 또는 장(障)이라고도 한다. 이와 같이 이름은 한 가지로 동일하지 않다.

— 한글본: 위키 백과의 편집자 번역.

 

● 번뇌의 다른 이름과 내용

1. 개(蓋);

* 번뇌는 진실의(眞實義: 참된 뜻)를 가려서 유정으로 하여금 제법(諸法)의 진실의를 알지 못하게 한다. 《유가사지론》 

* 번뇌는 선품(善品: 깨달음으로 이끌어 가는 선한 마음작용)이 나타나지 못하게 한다. 《대승아비달마집론》 제4권.

2. 결(結);

* 번뇌는 유정으로 하여금 고(苦)와 화합하게 한다. 《유가사지론》 제8권.

* 번뇌는 그 본질적인 성질이 3계탐(三界貪)으로, 미래세에서 유정을 괴로운 과보가 생겨나는 상태에 묶어버리는[結] 작용을 한다. 《대승아비달마집론》 제4권.

* 번뇌는 생사윤회와 결집(結集: 한데 모이어 뭉침)한다. 《대승의장》제5권. 

* 번뇌는 유정을 결박(結縛: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도록 묶음)한다. 《대승의장》제5권.

3. 계(繫) 

*번뇌는 벗어나기 어려운 것이다. 즉, 번뇌로부터 해탈하기 위해서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유가사지론》 제8권.

* 번뇌는 정의(定意: 고요한 상태의 마음, 선정의 상태의 마음)를 장애하는 성질을 가진 마음작용들이다. 즉, 번뇌는 마음을 어지럽게 만드는[散亂] 작용을 한다. 《대승아비달마집론》 제4권.

* 번뇌는 정심(定心: 고요한 상태의 마음, 선정의 상태의 마음)의 본질적인 성질을 능히 장애하는 마음작용들이다. 《대승아비달마잡집론》 제7권.

4. 구(垢)

*번뇌는 그 본질적인 성질이 염오(染汚)이다. 《유가사지론》 제8권.

*번뇌는 시라(尸羅: 계와 율)의 학처(學處)를 범하게 한다. 즉, 범행을 닦는 것을 장애한다. 《대승아비달마집론》 제4권.

*번뇌는 청정한 마음을 오염시킨다. 《대승의장》제5권.

5. 구애(拘礙)

*번뇌는 5묘욕의 갖가지 대상에 즐겨 집착하게 하고 또한 출세간법을 증득하는 것을 장애한다. 《유가사지론》 제8권.

*번뇌는 신체와 재물에 연연하고 즐기게 함으로써 약간의 선법(善法)을 획득한 것으로도 만족하게 하여 더 이상의 선법을 닦지 못하게 한다. 《대승아비달마집론》제4권.

6. 궤(匱)  

*번뇌는 3계의 사물을 받고 씀에 있어서 만족함이 없게 한다는 것을 뜻한다. 《유가사지론》 제8권.

*번뇌는 유(有: 3유)와 자생구(資生具: 이익을 가져오는 도구와 수단)를 추구하되 만족함이 없게 하여 언제나 갖가지의 빈곤과 결핍이라는 고통으로 시달리게 한다. 《대승아비달마집론》 제4권.

7. 근(根)   

*번뇌는 불선(不善) 즉 악행(惡行)의 발동근거이다. 《유가사지론》 제8권.

8. 뇌(惱)   

*번뇌는 쇠함[衰]과 감소[損]를 끌어당긴다. 《유가사지론》 제8권.

*번뇌는 갖가지 것들에 탐착하게 하다가 그러한 것들이 변하여 없어지면[變壞] 걱정과 탄식이 늘어나고 갖가지 근심과 괴로움에 접하게 한다. 《대승아비달마집론》 제4권.

9. 누(漏)   

*번뇌는 유정으로 하여금 그 번뇌에 물든 마음이 이리저리 흘러나와 움직이게[流動] 한다. 《유가사지론》 제8권.

*번뇌는 유정으로 하여금 그 번뇌에 물든 마음이 끊임없이 연달아 쏟아져 흘러나와 흩어지게[注流散] 한다. 《대승아비달마집론》 제4권.

*번뇌는 마치 끊임없이 고름이 나오는 것과 같다. 《대승의장》제5권.

10. 박(縛)   

*번뇌는 선행(善行)에 대해 희망하는 바[所欲]를 따르지 않게 한다. 《유가사지론》 제8권.

*번뇌는 괴고 · 고고 · 행고의 3고에 처하게 하고 선가행(善加行: 선한 방편)에 대해 자재한 상태를 득하지 못하게 한다. 《대승아비달마집론》 제4권.

*번뇌는 능히 계박한다. 즉, 능히 이염(離染)으로 나아가는 것을 막는다. 《아비달마장현종론》 제27권.

*번뇌는 수행자에게 굴레를 씌워 고삐에 맨다. 《대승의장》제5권.

11. 사(使)   

*번뇌는 유정을 따라 쫓아가 얽어맨다. 《대승의장》제5권.

12. 상해(常害)         

*번뇌는 언제나 유정에게 능히 해(害)를 끼친다. 《유가사지론》 제8권.

13. 소(燒)   

*번뇌는 욕구하는 바[所欲]에 대하여 항상 부족하다[匱乏]고 여기게 한다. 《유가사지론》 제8권.

14. 소유(所有)         

*번뇌는 그 자신의 발동근거가 되는 개별적인 법들을 능히 거두어 지닌다. 《유가사지론》 제8권.

*번뇌는 재물을 축적하는 만큼 두려움과 원한이 많아지게 하고 자주 산란(散亂)에 처하게 한다.《대승아비달마집론》제4권.

*번뇌는 재물과 자구(資具)가 축적된 만큼 두려움 · 원한 · 산란 등과 항상 상응하게 한다. 《대승아비달마잡집론》 제7권.

15. 소해(燒害)         

*번뇌는 자주 현행하여 항상 흘러 넘쳐서 몸과 마음을 지극히 안달하게 하고 괴롭혀 몸과 마음을 쇠약해지고 상하게 한다. 《유가사지론》 제89권.

*번뇌는 그것에 의지하여 살아가는 한 이전처럼 생사윤회의 불길에 불태워지는 해를 입게 한다. 《대승아비달마집론》 제4권.

16. 수면(隨眠)         

*번뇌는 세간에서 세력의 증대를 일으킬 번뇌종자[世間增上種子]가 그 번뇌를 지닌 유정을 쫓아 따라 다니게[隨逐] 한다. 《유가사지론》 제8권.

*번뇌는 유정이 그것을 떠나지 못한 상태에서는 유정에게서 그것의 수면(隨眠) 즉 추중(麤重) 즉 종자(種子)의 세력을 증대시키는 작용을 한다. 《대승아비달마집론》 제4권.

17. 수번뇌(隨煩惱)               

*번뇌는 마음을 전도(顚倒)시키고 오염(污染)시킨다. 《유가사지론》 제8권.

*번뇌는 모두 마음을 따라 그 마음을 뇌란(惱亂: 요동시킴, 고요하지 못하게 함)시킨다.《아비달마구사론》 제21권.

*번뇌는 능히 유정을 요란(擾亂: 어지럽힘)시킨다. 《아비달마장현종론》 제27권.

*번뇌는 탐불선근(貪不善根) · 진불선근(瞋不善根) · 치불선근(癡不善根) · 분(忿) · 한(恨) 등의 모든 잡예사(雜穢事), 즉 모든 오염된 것이다. 《유가사지론》 제89권.

*번뇌는 유정으로 하여금 그 번뇌가 일으키는 뇌란(惱亂: 요동시킴, 고요하지 못하게 함)에 따르게 하여 마음을 항상 오염시킨다. 《대승아비달마집론》 제4권.

*수번뇌는 존재하는 1차적인 번뇌와 2차적인 번뇌 모두를 뜻하기도 하고, 2차적인 번뇌만을 뜻하기도 한다. 《대승아비달마집론》 제4권.

18. 악행(惡行)         

* 번뇌는 그 본질적인 성질이 사행(邪行: 그릇된 행위)이다. 《유가사지론》 제8권.

* 번뇌는 몸과 말과 행위로 언제나 불선의 성질의 3업(三業)을 저지르게 한다. 《대승아비달마집론》 제4권.

19. 액(軛 또는 枙)  

*번뇌는 사행(邪行)을 행하게 하는 방편이 된다. 《유가사지론》 제8권.

*번뇌는 유정을 3계(三界) · 5취(五趣) · 4생(四生)과 화합(和合)시킨다. 《아비달마구사론》 제20권.

*번뇌는 속박을 벗어나는 것[離繫]을 장애한다. 《대승아비달마집론》 제4권.

*번뇌는 능히 유정에게 괴로움이라는 멍에를 씌운다. 《대승의장》제5권.

20. 열(熱)   

*번뇌는 바른 이치[正理]에 의지하지 않고 온갖 상(相)에 상응하고 집착하게 하여 몸과 마음을 불태워 안달하게 만들고 괴롭힌다. 《대승아비달마집론》 제4권.

21. 유(流)   

*번뇌는 수행자를 표류(漂流)하게 한다. 《대승의장》제5권.

22. 유쟁(有諍)         

*번뇌는 능히 싸움[鬥] · 송사[訟] · 다툼[諍競]의 직접적 원인이 된다. 《유가사지론》 제8권.

23. 장(障)   

번뇌는 능히 성도(聖道)를 장애한다. 《대승의장》제5권.

24. 쟁(諍)   

*번뇌는 갖가지 싸움[鬥]이나 송사[訟] 등의 성냄[忿]과 다툼[競]을 능히 일으킨다. 《유가사지론》 제84권.

*번뇌는 칼과 창을 쥐고서 갖가지 전쟁이나 투쟁을 일으키게 한다. 《대승아비달마집론》 제4권.

25. 전(箭)   

*번뇌는 그 본질적인 성질이 고요하지 않음[不靜相]이며, 멀리서 유정을 따라오는 작용을 한다. 《유가사지론》 제8권.

*번뇌는 유(有)와 유구(有具: 재물)를 깊이 추구하고 상속하는 것이 끊어지지 않게 하며, 3보와 4제에 대해 항상 의혹을 내게 한다. 《대승아비달마집론》 제4권.

*번뇌는 유(有) · 유구(有具: 재물) · 3보 · 4제에 대해 화살을 쏘아 해친다. 《대승아비달마잡집론》 제7권.

26. 전(纏)   

*번뇌는 자주 일어나 현행(現行)한다. 《유가사지론》 제8권.

*번뇌는 유정을 계박하여 생사의 감옥에 가둔다. 즉, 번뇌는 원인이 되어 온갖 악행을 일으키게 하여, 유정을 악취(惡趣)에 갇히게 한다. 《아비달마장현종론》제27권.

*번뇌는 자주 자주 증장하고 왕성해져서 마음을 전요(纏繞: 덩굴처럼 휘감아 얽어맴)하여, 지(止) · 거(擧) · 사(捨) · 정(淨)의 수행을 장애한다. 《대승아비달마집론》 제4권.

*번뇌는 능히 수행자를 얽어맨다. 《대승의장》제5권.

*번뇌는 능히 마음을 얽어맨다. 《대승의장》제5권.

27. 조림(稠林)         

*번뇌는 나와 내 것[自身]이라는 각종의 큰 나무가 빽빽이 모여 있는 것이다. 《유가사지론》 제8권.

*번뇌는 생사윤회의 원인이 되는 갖가지 업[行]에 대해 널리 염착을 일으키게 하여 유정을 5취(五趣)로 유전(流轉)시킨다. 《대승아비달마집론》 제4권.

*번뇌는 유정들이 생사의 길을 갈 때 마치 커다란 나무들이 밀집한 숲속에 처한 것처럼 거기서 벗어나기 힘들게 한다. 《대승아비달마잡집론》 제7권.

28. 주올(株杌)         

*번뇌는 좋은 논밭과 같은 선한 마음을 허물어 무너뜨린다. 《유가사지론》 제8권.

*번뇌는 익숙한 습관[串習]이어서 끊기가 힘들다. 《대승아비달마집론》 제4권.

*번뇌는 대치도(對治道)의 쟁기로 뽑아내거나 넘어뜨리기 힘든 나무 그루터기이다. 《대승아비달마잡집론》 제7권.

29. 취(取)   

*번뇌는 유정으로 하여금 5취온[自身]의 상속(相續)이 끊임이 없게 한다. 《유가사지론》 제8권.

*번뇌는 능히 유정으로 하여금 다툼[鬥諍]과 쟁론(諍論)의 뿌리를 집취하게 해서 후유(後有)라는 괴로운 이숙(異熟)을 인기하여 집취하게 한다. 《대승아비달마집론》 제4권.

*번뇌는 온갖 존재[有: 윤회하는 삶]에 집착하여 취하게 한다. 즉, 번뇌는 유정으로 하여금 존재에 대한 집착을 일으키게 하는 발동근거가 된다. 《아비달마구사론》 제20권.

*번뇌는 경계(境界)를 취하여 집착하게 한다. 《대승의장》제5권.

30. 치연(熾然)         

*번뇌는 커다란 열병(熱病)과 같다. 《유가사지론》 제8권.

*번뇌는 몸과 마음을 거센 불길로 태우는 것과 같다. 《대승아비달마집론》 제4권.

31. 폭류(暴流)         

*번뇌는 매우 건너기 어려운 것이며 유정으로 하여금 흐름에 따라 떠내려가게 한다. 《유가사지론》 제8권.

*번뇌는 유정으로 하여금 유전연기의 흐름에 따라 떠내려가 휘둘리게 한다. 《대승아비달마집론》 제4권.

32. 혹(惑)   

번뇌는 능히 소연(所緣: 인식대상)에 대해 미혹하게 한다. 《대승의장》제5권.

33. 화(火)   

*번뇌는 유정이 쌓아올린 선근(善根)의 자량[薪]을 불태워 사라지게 한다. 《유가사지론》 제8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