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도론(大智度論) 제17권 10
大智度論釋初品中 禪波羅蜜 第十七 第二十八卷
龍樹菩薩造 용수 보살 지음.
後秦龜茲國三藏法師鳩摩羅什奉 詔譯 후진 구자국 구마라집 한역
28. 초품 중 선바라밀(禪波羅蜜)을 풀이함 10
是識無量無邊 以識緣之 識多則散 能破於定。行者觀是緣識 受想行識, 如病 如癰 如瘡 如刺 無常 苦 空 無我 欺誑和合而有 非實有也。如是觀已 則破識相。是呵識處 讚無所有處 破諸識相 繫心在無所有中 是名無所有處定。
다만 식(識)만이 남아 반연하는 식처정(識處定, vijñānantyāyatana, 식무변처정識無邊處定)의 이 식(識)은 한없고 무량하고 끝이 없는 것으로 식(識)으로써 반연하나, 식이 많으면 흩어져서 선정이 깨어지게 되나니, 수행자는 이 식(識)의 대상인 수온(受蘊)= 느낌ㆍ상온(想蘊)=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알아온 것들을 생각함ㆍ행온(行蘊)= 지어감ㆍ식온(識蘊)=분별이 마치 병이 든 것과 같고, 종기와 같고, 상처와 같고, 가시와 같아서 무상하고, 괴롭고, 無我(무아)이며, 거짓되게 속이는 인연의 화합으로 있는 것일 뿐 실제로 있는 것이 아니라고 관찰하여야 하느니라.
이렇게 관찰함으로써 식(識)의 상(相)을 깨뜨리나니, 이는 식처(識處)를 질책하고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음을 관찰해 얻는 경지인 무소유처(無所有處, ākiñcanyāyatanaṃ)를 찬탄하는 것이다. 모든 분별하고 식별하는 식의 모습=識相(식상)을 깨뜨리고 무소유에 마음을 매어 두니, 이를 무소유처정(無所有處定)이라 하느니라.
③ 무소유처정(無所有處定, ākiñcanyāyatana, concentration on nothingness)은 마음의 속박을 벗어나기 위해 아무것도 없음에 집중하는 선정이다. 상좌부의 아비담마에 따르면, 즉, 공무변처(식무변처가 아님)에서의 마음이 없음, 즉, 무한한 공간과 함께하고 있는 무한한 마음이 없음, 즉 "거기에 그 무엇이건 아무것도 없음(natthi kiñci)"에 집중하는 선정
無所有處緣 受想行識, 如病 如癰 如瘡 如刺 無常 苦 空 無我 欺誑 和合而有 非實有也。如是思惟 無想處如癰 有想處如病 如癰 如瘡 如刺, 第一妙處 是非有想非無想處。
무소유처에서 수온(受蘊)= 느낌ㆍ상온(想蘊)=생각ㆍ행온(行蘊)=지어감ㆍ식온(識蘊)=분별이 마치 병과 같고 종기와 같고, 상처와 같고 가시와 같아서 無常(무상)하고 괴롭고, 공(空)한 것이며, 無我(무아)이며, 거짓되게 속이는 인연의 화합으로 있는 것일 뿐 실제로 있는 것이 아님을 관찰하나니,
이와 같이 사유함으로써 생각 없는 곳= 無想處(무상처)는 종기와 같고, 생각 있는 곳=有想處(유상처)도 병ㆍ종기ㆍ상처ㆍ가시와 같으니, 제일 묘한 곳은 바로 무색정의 마지막 경지인 비유상비무상처(非有想非無想處)이니라.
④비상비비상처정(非想非非想處定, naiva-saṃjñānāsaṃjñāyatana, concentration of neither perception nor non-perception)은 무소유처정에서 더 나아간, 무소유처정의 마음을 명상 대상으로 하여 집중하는 선정으로, 그 상태가 극히 미세하여 마음[想]이 있다고 할 수도 없고 마음이 없다고 할 수도 없는 선정이다.
問曰, 非有想非無想處 有受想行識, 云何言非有想非無想?
묻나니, 비유상비무상처(非有想非無想處)에도 受想行識(수상행식)의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분별이 있거늘 어찌하여 비유상비무상이라 하는 것입니까?
答曰, 是中有想微細難覺故 謂爲'非有想', 有想故'非無想'。凡夫心謂得諸法實相 是爲涅槃, 佛法中雖知有想 因其本名 名爲 '非有想非無想處'。
답하나니, 여기에도 생각은 남아 있으나 미세하여 알아차리는=覺(각)하기 어려운 까닭에 비유상(非有想)이라 하고, 생각이 있는 까닭에 비무상(非無想)이라 하느니라.
범부들의 마음에는 제법의 실상을 얻었노라 하는 것으로, 이러함으로 열반이라 하며, 불법 가운데에서는 비록 생각이 있는 경계라는 것을 알지만 그 본래의 이름(가명)에 의지하여 비유상비무상처(非有想非無想處)라 하는 것이니라.
問曰, 云何是無想?
묻나니, 어떠한 것을 무상(無想)이라 하는 것입니까?
答曰, 無想有三種, 一 無想定, 二 滅受定, 三 無想天。凡夫人欲滅心 入無想定, 佛弟子欲滅心 入滅受定。
답하나니, 무상에는 세 종류가 있으니, 첫째는 무상정(無想定)이요, 둘째는 멸수정(滅受定, 멸수상정, 멸진정)이요, 셋째는 무상천(無想天)이라. 범부가 마음을 멸하게 되면 무상정에 들게 되고, 불제자는 마음을 멸하게 되면 멸수정(滅受定, 멸진정)에 들게 되나니.
是諸禪定有二種, 若有漏 若無漏。有漏 卽是凡夫所行 如上說, 無漏 是十六聖行。若有漏道 依上地邊離下地欲, 若無漏道 離自地欲及上地。以是故 凡夫於有頂處 不得離欲 更無上地邊故。
이들 선정(禪定)에 두 종류가 있나니, 유루(有漏)와 무루(無漏)이라.
유루(有漏)는 범부들의 행하는 바이니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고, 무루(無漏)는 16성자의 행= 十六聖行(십육성행)이니라.
유루(有漏)의 도에서는 위의 지위=上地(상지)에 이르기 위하여 아래 지위=下地(하지)에서의 욕망을 여의고,
무루(無漏)의 도에서는 스스로의 지위에서의 욕망을 여의어 上地(상지)에 이르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까닭에 범부가 색계의 최상천인 유정처(有頂處, Akaniṣṭha 색구경천色究竟天)에서 욕망을 여의지 못하는 것은 더 높은 上地(상지)가 주변에 없기 때문이니라.
若佛弟子 欲離欲界欲 欲界煩惱 思惟斷九種, 上中下, 上上 上中 上下, 中上 中中 中下, 下上 下中 下下。
만약 불제자가 욕계의 욕망과 욕계의 번뇌를 끊고자 한다면, 끊는 것에 대하여 아홉 가지로 사유하여야 하나니, 곧 상ㆍ중ㆍ하, 상위의 상ㆍ상위의 중ㆍ상위의 하, 중위의 상ㆍ중위의 중ㆍ중위의 하, 하위의 상ㆍ하위의 중ㆍ하위의 하이니라.
斷此九種故 佛弟子 若依有漏道 欲得初禪 是時於未到地 九無㝵道 八解脫道中 現在修有漏道 未來修有漏 無漏道。
第九解脫道中 於未到地 現在修有漏道 未來修未到地 有漏無漏道 及初禪邊地有漏。若無漏道 欲得初禪 亦如是。
이 아홉 가지를 끊어낸 까닭에 불제자가 만약 유루의 도에 의지하여 초선(初禪)을 얻고자 한다면, 이때 초선의 경지에 들기 직전의 미도지(未到地)에서 위의 아홉의 지위마다 쉬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는 9무애도(九無礙道)와 매 지위마다에서 수행이 끝나는 과정의 여덟 가지 선정의 8해탈도(八解脫道)에 들게 되어, 현재에서는 유루의 도를 닦고, 미래에는 유루의 도와 무루의 도를 닦으며,
제9의 해탈도(선정)에서는 아직 이르지 못한 경지 미도지(未到地)에서 현재에는 유루의 도를 닦고, 미래에는 아직 이르지 못한 경지인 미도지(未到地)의 유루ㆍ무루의 도와 초선의 유루를 닦나니, 무루의 도에 의하여 초선을 얻고자 할 때도 이와 같으니라.
*미도지(未到地, anāgamya) ‘아직 본격적인 경지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라는 뜻으로, 이른바 초선의 경지에 들기 직전의 집중된 심리상태를 말한다. 미지정(未至定)이라고도 한다.
*9무애도(九無礙道)=무간도(無間道)와 같은 말. 上中下, 上上 上中 上下, 中上 中中 中下, 下上 下中 下下의 아홉 지위마다 쉬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는 과정.
*8해탈도(八解脫道, aṣṭa-vimokṣa) 삼계의 번뇌의 결박을 벗어나는 여덟 가지 선정을 가리킨다. 곧 초선ㆍ제2선ㆍ제4선ㆍ공무변처ㆍ식무변처ㆍ무소유처ㆍ비상비비상처ㆍ멸진정의 여덟 종류의 선정수습에 의해 탐착을 여의고 마음의 평온을 얻는 것이다.
若依有漏道 離初禪欲 於第二禪邊地 九無㝵道 八解脫道中 現在修二禪邊地有漏 未來修二禪邊地有漏道 亦修無漏初禪及眷屬。第九解脫道中 於第二禪邊地 現在修二禪邊地有漏道 未來修二禪邊地 初禪無漏及眷屬 二禪淨 無漏。
만약 무루(無漏)의 도에 의지하여 초선(初禪)의 욕망을 여의고자 한다면 제2선의 경지에 속하는 9무애도(九無礙道)와 8해탈도(八解脫道)에서 현재에는 (먼저) 2선(二禪)의 경지에 속하는 유루를 닦고, 미래에도 (그 후에도) 2선(二禪)의 경지에 속하는 유루의 도를 닦으며, 또한 무루의 초선 및 그 권속(眷屬, 오욕)을 닦느니라.
제9해탈도(第九解脫道, 구차제정)에서는 제2선의 경지에서 현재에는 2선에 속하는 유루의 도를 닦고, 미래에는 2선의 경지에 속하는 초선의 무루 및 그 권속과 2선의 깨끗한 무루를 닦느니라.
若無漏道離初禪欲 九無㝵道 八解脫道中 現在修自地無漏道 未來修初禪及眷屬有漏 無漏道。第九解脫道中 現在修自地無漏道 未來修初禪及眷屬有漏 無漏道 及修二禪淨 無漏。
만약 무루의 도에 의지하여 초선의 욕망을 여의고자 한다면, 9무애도(九無㝵道)와 8해탈도(八解脫道)에서 현재에는 스스로의 경지의 무루의 도를 닦고, 미래에는 초선 및 그 권속인 유루와 무루의 도를 닦으며,
제9해탈도(구차제정)에서는 현재에는 스스로의 경지의 무루의 도를 닦고, 미래에는 초선 및 그 권속인 유루ㆍ무루의 도와 2선의 깨끗한 무루를 닦느니라.
9차제정(九次第定, navānupūrva-samāpattayaḥ, navânupūrva-vihāra-samāpattayaḥ, nine graduated concentrations, samādhi of the nine degrees)은 유루의 선정인 4선 · 4무색정 · 멸진정의 9가지 선정을 차례 대로 간격 없이[無間] 수행하여 최후의 멸진정(滅盡定)에 드는 것을 말한다. 즉, 색계의 초선에서 시작하여 차례대로 제2선 · 제3선 · 제4선으로 들어가고, 계속하여 더 나아가 무색계의 공무변처정 · 식무변처정 · 무소유처정 · 비상비비상처정으로 들어가고, 다시 계속하여 더 나아가 멸진정에 드는 것이다.
무간선(無間禪), 연선(鍊禪), 9차정(九次定) 또는 9차제사유정정(九次第思惟正定)이라고도 한다.
멸진정은 유루의 선정이지만 열반 즉 열반의 적정과 아주 유사한 상태의 선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9차제정의 마지막 종착지이다.
유루의 선정인 9차제정은 유루의 해탈인 8해탈(八解脫)과 관련이 깊다. 9차제정이 선정 그 자체라면 8해탈은 선정을 바르게 즉 선하게 사용하는 것 그리고 그렇게 사용하여 획득 · 성취하는 결과이다.
8해탈과 그것의 의지처로서의 선정;
1 내유색상관외색해탈(內有色想觀外色解脫) 색계 초선과 제2선
2 내무색상관외색해탈(內無色想觀外色解脫) 색계 초선과 제2선
3 정해탈신작증구족주(淨解脫身作證具足住) 색계 제4선
4 공무변처해탈(空無邊處解脫) 무색계 공무변처정
5 식무변처해탈(識無邊處解脫) 무색계 식무변처정
6 무소유처해탈(無所有處解脫) 무색계 무소유처정
7 비상비비상처해탈(非想非非想處解脫) 무색계 비상비비상처정
8 멸수상정해탈(滅受想定解脫) 무색계 멸진정- 위키
乃至無所有處 離欲時 亦如是。
나아가 무소유처에 이르러 무소유처의 욕망을 여의는 것도 이와 같으며,
非有想非無想處離欲時 九無㝵道 八解脫道中 但修一切無漏道。
第九解脫道中 修三界善根及無漏道, 除無心定。
비유상비무상처에서 욕망을 여의고자 한다면 9무애도와 8해탈도를 통하여 다만 일체의 무루의 도만을 닦고,
제9해탈도에서는 삼계의 선근과 무루의 도를 닦되 마음과 마음작용이 완전히 그친 상태의 무심정(無心定, samāpattī-acitte)만은 제외하며,
修有二種, 一 得修, 二 行修。得修 名本所不得而今得, 未來世修自事 亦修餘事。
行修 名曾得 於現前修, 未來亦爾 不修餘。如是等 種種諸禪定中修。
닦아 수행함=修(수)에 두 종류가 있으니, 하나는 득수(得修)요, 둘은 행수(行修)이다.
득수(得修)라 함은 본래 얻지 못하였던 것을 지금에야 얻게 된 것으로, 미래세에 스스로의 일을 닦거나 다른 일을 닦게 되는 것이며,
행수(行修)라 함은 이미 증득한 것을 현재에 닦는 것으로, 미래세에도 그와 같아서 다른 법은 닦지 않는 것이다.
이와 같이 갖가지 선정을 닦아야 하느니라.
復次 禪定相 略說有二十三種, 八味 八淨 七無漏。
또한 선정의 모습=禪定相(선정상)을 간략히 설하자면, 23종이 있으니, 여덟가지의 선정의 8미(八味)와 여덟가지의 청정함 8정(八淨)과 7무루(七無漏)이며,
復有六因, 相應因 共因 相似因 遍因 報因 名因。
一一無漏 七無漏因 是相似因, 自地中增相應因,
共有因 初味定初味定因 乃至後味定後味定因。淨亦如是。
여섯 가지 인(因, ṣaḍ-hetu)이 있으니, 서로간에 원인과 결과가 되어주는=相應因(상응인, saṃprayuktaka-hetuḥ)과 원인과 함께 있는=共因(공인, saupādāna)과 서로 유사한 원인결과의 관계에 있는= 相似因(상사인)과 온갖 때가 낀=遍因(변인)과 어떤 원인이 다른 결과의 과보를 낳는=報因(보인)과 명칭에 의한= 名因(명인)이라.
낱낱 무루가 7무루(七無漏)의 원인이 되는 것이 상사인(相似因)이요, 스스로의 지위에서 (수행의 과위가) 늘어나는 것이 상응인(相應因)이며, 공유인(共有因)이란 처음 선정을 맛보게 된=初味定(초미정)이 초미정의 원인이 되고, 후에 선정을 맛보게 된=後味定(후미정)이 후미정의 원인이 되는 것이며, 청정함=淨(정) 역시 이와 같으니라.
四緣:因緣、次第緣、緣緣、增上緣。因緣者,如上說。
모든 종류의 원인을 네 종류로 분류한 사연(四緣, catvāraḥ. pratyayaḥ)이 있으니, 결과를 일으키는 직접적 원인= 因緣(인연, hetu-pratyaya)ㆍ앞의 찰라심이 뒤의 찰라심의 원인이 되는=次第緣(차제연, samanantarana-pratyaya. 등무간연等無間緣)ㆍ가깝거나 먼 대상이 연이 되는=緣緣(연연, ālambana-pratyaya)ㆍ일체의 간접적인 연= 增上緣(증상연, adhipati-pratyaya)이며, 인연이란 앞에서 설한 바와 같으니라.
初禪無漏定 次第生六種定, 一 初禪淨, 二 無漏, 二禪 三禪亦如是。
초선의 무루의 마음에 들었을 때의 無漏定(무루정)이 차례로 여섯 가지의 정(定, 선정)을 내나니, 첫째는 초선의 깨끗함이요, 둘째는 무루이며, 2선과 3선 역시 그와 같으니라.
二禪無漏定 次第生八種定, 自地淨 無漏, 初禪淨 無漏, 三禪 四禪亦如是。
2선의 무루정이 차례로 여덟 가지 정(定, 선정)을 내나니, 스스로의 지위의 깨끗함으로 인한 무루(無漏)와 초선의 깨끗함=初禪淨(초선정)과 무루이며, 3선과 4선 역시 그와 같으니라.
三禪無漏定 次第生十種, 自地二 下地四 上地四。第四禪 空處亦如是。
3선(三禪)의 무루정(無漏定)이 차례로 열 가지를 내나니, 스스로의 지위에 둘이요, 그 아래 지위에서 넷이요, 그 위에서의 지위가 넷이며, 제4선과 공처(空處) 역시도 그와 같으니라.
識處無漏定 次第生九種, 自地二 下地四 上地三。
식처(識處)의 무루정(無漏定)이 차례로 아홉 가지를 내나니, 스스로의 지위에 둘이요, 그 아래 지위에서 넷이요, 그 위의 지위에 셋이 있느니라.
無所有處無漏定 次第生七種, 自地二 下地四 上地一。
무소유처(無所有處)의 무루정(無漏定)이 차례로 일곱 가지를 내나니, 스스로의 지위에 둘이요, 그 아래 지위에서 넷이요, 그 위의 지위가 하나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