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도론(大智度論) 제16권 2
大智度論釋初品中 毘梨耶波羅蜜義 卷第十六 第二十七
龍樹菩薩造 용수 보살 지음.
後秦龜茲國三藏法師鳩摩羅什奉 詔譯 후진 구자국 구마라집 한역
27. 초품 중 비리야바라밀(毘梨耶波羅蜜)의 뜻을 풀이함 2 - 2
問曰, 諸法實相 無爲無作, 精進有爲有作相, 云何以實相爲首?
묻나니, 제법(諸法)의 실상(實相)은 무위(無爲)이고 무작(無作)이며, 정진은 유위(有爲)이고 유작(有作)의 모습이거늘 어찌 실상으로 으뜸을 삼는 것입니까?
答曰, 雖知諸法實相無爲無作, 以本願大悲欲度衆生故 於無作中 以精進力 度脫一切。
답하나니, 비록 제법(諸法)의 실상(實相)이 생주멸을 현상과 작용이 없는 무위(無爲)이고, 인연화합의 현상과 작용을 초월한 무작(無作)임을 알기는 하나, 본원(本願)의 대비로써 중생을 제도하려는 까닭에 무작(無作)을 통한 정진(精進)의 힘으로 일체중생을 제도하려는 것이다.
復次 若諸法實相 無爲無作 如涅槃相 無一無二 汝云何言 '實相與精進相異'耶? 汝卽不解諸法相。
또한 제법의 실상이 무위이며 무작이어서 열반의 모습과 같아서 하나의 모습도 둘의 모습도 아니라면, 그대는 어찌하여 실상이 정진과 다르다고 말하는가? 그대는 제법(諸法)의 실상(實相)을 바르게 알지 못할 뿐이니라.
復次 爾時菩薩 觀三界五道衆生 各失所樂。
또한, 보살이 신통력을 터득하게 된 때에 삼계(三界)의 있는 오도(五道)의 중생들이 즐거움을 잃은 것을 보게 되는 것이라.
無色界天 樂定心著 不覺命盡 墮在欲界中 受禽獸形。
色界諸天 亦復如是 從淸淨處墮 還受婬欲 在不淨中。
欲界六天 樂著五欲 還墮地獄 受諸苦痛。
물질적 정신적 속박으로부터 벗어나서 선정에 의지하는 無色界(무색계) 하늘은 결정된 마음으로 집착하여 즐거움을 누리는 까닭에 깨닫지 못하다가 목숨이 다한 뒤엔 욕계에 떨어져서 새나 짐승=禽獸(금수)의 몸을 받으며,
감각적 욕망에서는 벗어났으나 여전히 물질에 얽매인 色界(색계)의 모든 하늘들도 그와 같아서 청정함 만을 쫒아 떨어져서 다시 태어날 때에는 도리어 부정한 것 가운데서 음욕이 있는 몸을 받으며,
식욕·성욕·수면욕 등의 욕망을 가진 欲界(욕계)의 여섯 하늘들은 오욕에 즐겨 집착하다가 도리어 지옥에 떨어져서 온갖 고통을 받게 되나니,
見人道中 以十善福 貿得人身 人身多苦少樂 壽盡多墮惡趣中。
인간의 길=人道(인도)를 보건대, 십선업(十善業) 복의 갚음으로 사람의 몸을 받았으나, 사람의 몸은 괴로움이 많고 즐거움은 적으며, 수명이 다한 뒤에는 대부분 악취(惡趣, durgati, 삼악도三惡道) 가운데 떨어지게 되며,
見諸畜生 受諸苦惱 鞭杖驅馳 負重涉遠 項領穿壞 熱鐵燒爍。
此人宿行因緣 以繫縛衆生 鞭杖苦惱, 如是等 種種因緣故 受象馬牛羊獐鹿 畜獸之形。
鞭 채찍 편, 杖 지팡이 장, 驅 몰 구, 馳 달릴 치, 涉 건널 섭, 爍 빛날 삭, 벗겨질 락, 獐 노루 장
驅馳구치=1. 말이나 수레 따위를 타고 달림 2. 어떤 일을 위하여 몹시 바삐 돌아다님
온갖 축생들을 보니 갖가지의 고통과 괴로움을 받나니, 채찍과 매에 시달리며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달려 가며, 멍에에 목덜미가 패이고, 코가 뚫리게 되며, 뜨거운 무쇠로 표식을 지지게 되나니, 이 축생들은 전생에 사람으로서 인연을 지을 때에 중생들을 결박하고 채찍과 매로 중생들을 괴롭혔으니, 이러한 갖가지 인연으로 코끼리ㆍ말ㆍ소ㆍ염소ㆍ 사슴(노루) 등의 축생과 짐승의 몸을 받게 되느니라.
婬欲情重 無明偏多 受 鵝 鴨 孔雀 鴛鴦 鳩 鴿 鷄 鷖 鸚鵡 百舌之屬 受此衆鳥 種類百千。
婬行罪故 身生毛羽 隔諸細滑 嘴啑麤䩕 不別觸味。
음욕(淫慾)의 욕정이 무겁고 무명(無明)이 유달리 많았던 이는 鵝(아) 거위ㆍ鴨(압) 오리ㆍ공작(孔雀)ㆍ원앙(鴛鴦)ㆍ鳩(구) 비둘기ㆍ鷄(계) 닭ㆍ鷖(예) 갈매기ㆍ앵무(鸚鵡)새ㆍ등의 百舌烏(백설조)의 무리가 되나니,
이러한 새들은 그 종류가 백천 가지이나 음행(婬行)의 죄 때문에 몸에 깃털이 나서 보드랍고 매끄러운 섬세한 촉감을 모르게 되고, 부리는 딱딱하고 거칠어서 맛의 촉감을 분별하지 못하게 되며,
瞋恚偏多 受 毒蛇 蝮蝎 蚑蜂 百足 含毒之虫。
성냄과 노여움이 치우쳐 많았던 이는 독사(毒蛇)ㆍ蝮蝎(복할) 살모사ㆍ蚑(기) 나무 굼벵이ㆍ蜂(봉) 벌ㆍ百足(백족) 지네 등의 독기를 품은 벌레가 되며,
愚癡多故 受 蚓蛾 蜣蜋 蟻螻 鵂鷖 角鴟之屬 諸騃虫鳥。騃 어리석을 애
어리석음=愚癡(우치)가 많은 까닭에 蚓(인) 지렁이ㆍ蛾(아) 나방ㆍ蜣蜋(강랑) 쇠똥구리ㆍ蟻(의) 개미ㆍ螻(루) 땅강아지ㆍ鵂(휴) 수리부엉이ㆍ鷖(예) 갈매기ㆍ角鴟(각치) 올빼미 등에 속하는 어리석은 온갖 벌레나 새가 되며,
憍慢 瞋恚多故 受 師子 虎 豹諸猛獸身。憍 교만할 교, 慢 게으를 만, 거만할 만
교만과 성냄고 노여워함이 치우쳐 많았기 때문에 사자(師子)ㆍ虎(호) 호랑이ㆍ豹(표) 표범 등의 사나운 맹수의 몸을 받게 되며,
邪慢緣故 受生 驢 猪 駱駝之中。
사악하고 교만을 부린 인연으로 驢(려) 당나귀ㆍ猪(저) 멧돼지ㆍ낙타(駱駝) 등의 무리 태어나게 되며,
慳貪 嫉妒 輕躁 短促故 受 獼猴 㹢玃 熊 羆之形。
慳(견) 인색함ㆍ貪(탐) 탐냄ㆍ질투(嫉妒)ㆍ輕躁(경조) 경솔함ㆍ短促(단촉) 조급함 때문에 獼猴(미후) ㆍ원숭이 㹢玃(가확) 성성이ㆍ熊(웅) ㆍ 곰 羆(비) 큰 곰 등의 몸을 받게 되며,
邪貪 憎嫉業因緣故 受猫 狸 土虎 諸獸之身。
사악하게 욕심내고 미워하고 질투한 인연으로 猫(묘) 고양이ㆍ 狸(리) 삵ㆍ土虎(토호) 시라소니 등의 온갖 짐승의 몸을 받게 되며,
삵 small eared cat =산림지대의 계곡, 바위굴, 연안, 관목(비교적 키가 작은 나무)으로 덮인 산골짜기 개울가에서 주로 살며, 마을 근처에서 살기도 한다. 단독 또는 한 쌍으로 생활하며, 야행성이지만, 골짜기의 외진 곳에서는 낮에도 먹이를 찾아다닌다. 먹이는 주로 쥐 종류와 작은 동물, 꿩 새끼, 멧토끼, 청설모, 다람쥐, 닭, 오리, 곤충 등을 잡아먹기도 한다.
고양이처럼 생겼으나 고양이보다 몸집이 크고 불분명한 반점이 많다. 입을 크게 벌릴 수 있고 머리는 둥글며, 턱의 근육이 발달하여 먹이나 다른 물건을 물어뜯는 힘이 매우 세다. 꼬리에는 고리모양의 가로띠가 있으며 눈 위 코로부터 이마 양쪽에 흰 무늬가 뚜렷하게 나타난다.-다움
無愧無慚 饕餮因緣故 受烏鵲 鴟鷲諸鳥之形。
無愧무괴=남을 꺼리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행하는 악한 짓
無愧(무괴)=부끄러움도 無慚(무참)=창피함도 없이 饕餮(도철)=음식을 탐낸 인연 때문에 烏(오) 까마귀ㆍ 鵲(작) 까치ㆍ鴟(치) 소리개 또는 올빼미ㆍ鷲(취) 독수리 등 새의 몸을 받으며,
輕慢善人故 受鷄 狗 野干等身。
착한 사람을 가벼이 여기고 업신여긴 까닭에 鷄(계) 닭ㆍ狗(구) 개ㆍ野干(야간, 여우의 일종) 여우 등의 몸을 받으며,
야간(野干)= 여우(狐)의 다른 이름. 또는 중국에서 여우를 닮아 체구가 작고 나무를 잘 올라타며 밤에 우는 소리가 늑대와 닮았다는 짐승.-마하반야바라밀다경
大作布施 瞋恚 曲心 以此因緣故 受諸龍身。
큰 보시를 많이 했으되 성내고 노여움의 굽은 마음으로 한 인연으로 여러 용의 몸을 받게 되며,
大修布施 心高陵瘧 苦惱衆生 受金翅鳥形。瘧 학질 학
보시를 많이 닦되 마음이 도도하여 중생을 괴롭히면 금시조(金翅鳥, garuḍa)의 몸을 받게 되나니,
如是等 種種結使業因緣故 受諸畜生禽獸之苦。
이와 같은 갖가지의 미혹으로 속박된=結使(결사)와 업의 인연 때문에 축생과 금수의 고통을 받게 되느니라.
菩薩得天眼 觀衆生輪轉五道 迴旋其中, 天中死 人中生, 人中死 天中生, 天中死 生地獄中, 地獄中死 生天上, 天上死 生餓鬼中, 餓鬼中死 還生天上, 天上死 生畜生中, 畜生中死 生天上, 天上死 還生天上。地獄 餓鬼 畜生亦如是。
보살이 천안(天眼)을 얻어 중생들이 다섯 길의 오도(五道) 가운데 윤회하는 것을 보나니,
곧 하늘에서 죽어 인간에 태어나고, 인간에서 죽어 하늘에 태어나고, 하늘에서 죽어 지옥에 태어나고, 지옥에서 죽어 하늘에 태어나고, 하늘에서 죽어 아귀에 태어나고, 아귀에서 죽어 다시 하늘에 태어나고, 하늘에서 죽어 축생에 태어나고, 축생에서 죽어 하늘에 태어나고, 하늘에서 죽어 다시 하늘에 태어나나니, 지옥ㆍ아귀ㆍ축생 역시 그와 같으니라.
欲界中死 色界中生, 色界中死 欲界中生, 欲界中死 無色界中生, 無色界中死 欲界中生, 欲界中死 欲界中生。色界 無色界亦如是。
욕계에서 죽어 색계에 태어나고, 색계에서 죽어 욕계에 태어나고, 욕계에서 죽어 무색계에 태어나고, 무색계에서 죽어 욕계에 태어나고, 욕계에서 죽어 욕계에 태어나나니, 색계ㆍ무색계 역시 그와 같으며,
活地獄中死 黑繩地獄中生, 黑繩地獄中死 活地獄中生, 活地獄中死 還生活地獄中, 合會地獄 乃至阿鼻地獄 亦如是。
炭坑地獄中死 沸屎地獄中生, 沸屎地獄中死 炭坑地獄中生, 炭坑地獄中死 還生炭坑地獄中。
燒林地獄 乃至 摩訶波頭摩地獄 亦如是展轉生其中。
등활지옥(等活地獄, saṃjiva-naraka)에서 죽어서 흑승지옥(黑繩, Kālasūtra)에 태어나고 흑승지옥에서 죽어 등활지옥에 태어나며, 등활지옥에서 죽어 다시 등활지옥에 태어나기도 하니, 합회(合會, saṃghāta-naraka, 중회지옥)지옥에서 아비(阿鼻, Avīci, 무간지옥)에 이르기까지 역시 그와 같으며,
탄갱(炭坑, kukūla-naraka, 다리를 내릴 수 없는 지옥)지옥에서 죽어 비시(沸屎, kuṇapa-naraka, 끓는 분뇨로 가득찬 지옥)에 태어나고, 비시지옥에서 죽어 탄갱지옥에 태어나고, 탄갱지옥에서 죽어 다시 탄갱지옥에 태어나기도 하였으며, 소림(燒林)지옥에서 마하파두마(摩訶波頭摩, mahāpadma-naraka, 너무 추운 나머지 큰 연꽃처럼 몸이 갈라지는 지옥)지옥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이와 같이 그 안에서 차례차례로 바꾸어 태어나게 되느니라.
불교에서는 지옥(地獄)의 종류로서 팔열팔한지옥(八熱八寒地獄)이 있다고 여긴다. 하지만 팔열팔한 지옥은 최종단계의 지옥이며 심판을 받는 도중에도 각 관문마다 지옥이 구비되어 있다.
팔열지옥= ①등활지옥(等活地獄, Sañjīva) ②흑승지옥(黑繩地獄, Kālasūtra) ③중합지옥(衆合地獄, Saṃghāta) ④규환지옥(叫喚地獄, Raurava)은 누갈(樓葛)이라 음역하고 '제곡(啼哭), 호규(號叫)'라 번역한다. ⑤ 대규환지옥(大叫喚地獄, Mahāraurava) ⑥ 초열지옥(焦熱地獄, Tapana) ⑦ 대초열지옥(大焦熱地獄,Pratāpana) ⑧ 아비지옥(阿鼻地獄, Avīci)
팔한지옥= ①알부타지옥(頞浮陀地獄, arbuda) ② 니라부타지옥(尼刺部陀地獄, nirabuda) ③ 알찰타지옥(頞哳陀地獄, atata) ④ 학학파지옥(郝郝婆地獄, hahava) ⑤ 호호파지옥(虎虎婆地獄, huhuva ) ⑥ 올발라지옥(嗢鉢羅地獄, utpala) ⑦ 발특마지옥(鉢特摩地獄, padma) ⑧ 마하발특마지옥(摩訶鉢特摩地獄, mahapadma)
기타지옥= 초반지옥, 도산지옥(刀山地獄), 화탕지옥(火湯地獄), 한빙지옥(寒氷地獄), 검수지옥(劍樹地獄), 발설지옥(拔舌地獄), 독사지옥(毒蛇地獄), 거해지옥(鋸骸地獄), 후반지옥, 철상지옥(鐵床地獄), 풍도지옥(風途地獄), 흑암지옥(黑闇地獄)-위키
卵生中死 胎生中生, 胎生中死 卵生中生, 卵生中死 還生卵生中。胎生 濕生 化生亦如是。
알에서 태어나는 난생(卵生, aṇḍaja)에서 죽어 모태에서 태어나는 태생(胎生, jarāyuja)에 태어나고, 태생에서 죽어 난생에 태어나고, 난생에서 죽어 다시 난생에 태어나기도 하니, 태생(胎生)ㆍ습생(濕生, saṃsvedaja. 습기에서 태어남)ㆍ화생(化生, upapāduka, 어디에 의존하지 않고 자연히 태어나는 것) 역시 이와 같으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