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도론(大智度論) 제14권 8
大智度論釋初品中 羼提波羅蜜義 第二十四
龍樹菩薩造 용수 보살 지음.
後秦龜茲國三藏法師鳩摩羅什奉 詔譯 후진 구자국 구마라집 한역
김성구 번역/김형준 개역, 임 경량 엮음 참조
24. 초품 중 찬제바라밀의 뜻을 풀이함 4
女聞此偈 自念, '此人不知 我等淸淨天身 而說此偈' 卽自變身 還復本形 光曜昱爍 照林樹閒 作天伎樂 語菩薩言, '我身如是 有何可呵?' 昱 빛날 욱, 爍 빛날 삭, 벗겨질 락
여자들이 이 게송을 듣고는 생각하기를, ‘이 사람은 우리들이 청정한 하늘의 몸임을 모르고 이러한 게송을 읊는구나.’ 하고는 곧 몸을 변하여 본래의 형태로 돌아가 찬란한 빛으로 숲을 비추고 하늘의 기악을 연주하며 보살에게 말하기를, '우리들의 몸이 이러하거늘 어찌 그것을 꾸짖습니까?'
菩薩答言, '時至自知!'
問曰, '此言何謂?' 以偈答言;
보살이 답하시기를, '때가 오면 스스로 알게 될 것이니라.'
묻기를, '그것이 무슨 뜻이옵니까?' 그러자 보살은 게송으로 답하여 말씀하셨으니,
諸天園林中 七寶蓮華池, 天人相娛樂 失時汝自知。
모든 하늘의 동산 숲에 칠보의 연꽃이 피는 연못가에서
하늘사람이 서로 어울려 오락을 즐기나, 그 즐김을 잃을 때가 되면 너희들 스스로 알게 되리라.
是時見無常 天上樂皆苦, 汝當厭欲樂 愛樂正眞道。
그 때에 무상함을 보게 되면, 하늘의 모든 즐거움이 고(苦)가 되리니
그대들은 마땅히 욕락을 싫어하고, 바르고 참된 도(道)를 사랑하고 즐겨야 하리라.
女聞偈已 心念, '此人大智無量 天樂淸淨 猶知其惡 不可當也!' 卽時滅去。
菩薩如是 觀婬欲樂 能自制心 忍不傾動。
여자들이 이 게송을 듣고 생각하기를, '이 사람의 큰 지혜가 무량하구나. 하늘의 즐거움이 청정한 것이거늘, 오히려 그 삿됨을 알고 있으니, 당할 수가 없도다.' 하고는 즉시 사라져 버렸다.
보살은 이와 같이 음욕의 즐거움을 관찰하고는 스스로의 마음을 제어하고 인내하여 요동하지 않으며,
復次 菩薩觀欲 種種不淨 '於諸衰中 女衰最重。
刀火 雷電 霹靂 怨家 毒蛇之屬 猶可暫近, 女人慳妒 瞋諂 妖穢 鬪諍 貪嫉 不可親近。
何以故, 女子小人 心淺智薄 唯欲是視 不觀富貴 智德 名聞 專行欲惡 破人善根。
桎梏 枷鎖 閉繫 囹圄 雖曰難解 是猶易開, 女鎖繫人 染固根深 無智沒之 難可得脫'
衆病之中 女病最重。如佛偈言; 衰 쇠할 쇠, 霹 벼락 벽, 靂 벼락 력,
桎梏질곡= 1. 옛날의 형구인 차꼬와 수갑을 아울러 이르는 말 2. 지나친 속박으로 자유를 가질 수 없는 상태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枷鎖가쇄= 예전에, 죄인의 목에 칼을 씌우고 발목에 차꼬를 채우는 일을 이르던 말
또한 보살은 음욕의 갖가지 부정(不淨)을 이렇게 관찰하나니, '모든 衰(쇠)함 가운데서 여자의 쇠퇴함이 가장 무거우니, 칼이나 불, 우레와 번개, 벼락과 원수나 독사 따위는 오히려 잠시나마 가까이할 수 있으나, 여자의 아끼고 탐함과, 질투하고 성내고 아첨함과, 아리따움과 더러움, 싸움과 탐욕과 시기 등은 가까이할 수 없는 것이니, 왜냐하면 여자는 소인인지라 마음이 얕고 지혜가 얇아서 오로지 하고 싶은 것만을 위하며, 부귀ㆍ지덕ㆍ명예는 보지 않으며, 오로지 욕망하는 것만을 행하여 남의 선근을 깨뜨리며,
질곡(桎梏)과 가쇄(枷鎖)로 결박 당하여, 우리나 감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하나, 오히려 풀기 위운 것으로, 여자의 사슬이 사람을 결박함은 그 물듦이 굳고 뿌리가 깊어서 지혜 없는 이가 빠지게 되면 벗어날 수가 없는 것이다.'
온갖 병 가운데서 여자의 병이 가장 무거우니, 부처님께서는 게송으로 이렇게 말씀하셨느니라.
寧以赤鐵 宛轉眼中, 不以散心 邪視女色。
차라리 붉게 달구어진 무쇠로 눈을 휘저을지언정,
흩어지지 않은 마음으로 여색의 삿됨을 살펴야 하리.
含笑作姿 憍慢羞恥, 迴面攝眼 美言妒瞋。
미소를 머금고 맵시를 부리며, 교만하다가도 다시 수줍어하고
이러저러하게 얼굴 바꿔가며 곁눈질하며, 아름다운 말 속에 강샘과 성냄을 머금고 있으며,
行步妖穢 以惑於人, 婬羅彌網 人皆沒身。
걸음걸이는 요염하여 사람의 마음을 홀리고
음욕의 그물을 널리 펴서, 사람들이 모두 걸려들어 그 몸에 휩쓸리게 하나니,
坐臥行立 迴眄巧媚, 薄智愚人 爲之心醉。眄 애꾸눈 면, 곁눈질 할 면
앉고 눕고 다니고 설 때, 두리번거리며 곁눈질하니,
지혜 얕고 어리석은 사람은 그에 마음이 취하게 되는구나.
執劍向敵 是猶可勝, 女賊害人 是不可禁。
검을 쥐고 적을 향하여 돌진하면, 차라리 이길 수 있을지언정
여인이라는 도적이 사람을 상하게 함은 막아낼 도리가 없도다.
蚖蛇含毒 猶可手捉,女情惑人 是不可觸。
독을 품은 독사는 차라리 잡을 수 있겠지만
여자의 정이 사람을 홀리는 것은 건드려서는 안 되는 것이라.
有智之人 所應不視, 若欲觀之 當如母姊。
지혜로운 사람은 결코 보지도 말아야 하나니,
만일 살펴 보고자 한다면 어머니나 누이같이 여기라.
諦視觀之 不淨塡積, 婬火不除 爲之燒滅。
진리를 자세히 관찰해 보라. (그 몸은) 부정물(不淨物)의 쌓임이니
음욕의 불을 끄지 못하면 그 때문에 남김없이 타게 되어 사라지리라.
復次 女人相者 若得敬待 則令夫心高, 若敬待情捨 則令夫心怖。
女人如是 恒以煩惱 憂怖與人 云何可近? 親好乖離 女人之罪, 巧察人要 女人之智。
大火燒人 是猶可近, 淸風無形 是亦可捉, 蚖蛇含毒 猶亦可觸, 女人之心 不可得實。
何以故, 女人之相, 不觀富貴 端政 名聞 智德 族姓 技藝 辯言 親厚 愛重 都不在心 唯欲是視, 譬如蛟龍 不擇好醜 唯欲殺人。
又復女人 不瞻視 憂苦燋悴, 給養敬待 憍奢叵制。
또한 여자란 공경을 받게 되면 즉시 남편으로 하여금 우쭐하게 만들고, 공경을 받지 못하면 남편으로 하여금 불안하게 만드나니, 여자는 항상 이렇게 번뇌ㆍ근심ㆍ두려움을 사람들에게 끼치거늘 어떻게 가까이하겠는가! 친하고 좋아하던 이들과 등지게 되고 갈라서게 되는 것은 여자의 죄요, 남의 약점=惡(악)을 교묘히 살핌은 여자의 지혜이라.
사람을 태울 듯 한 큰 불은 오히려 가까이할 수 있으며, 형체 없는 맑은 바람은 오히려 잡을 수 있으며, 독을 머금은 독사도 오히려 건드릴 수 있지만 여자의 마음은 진실로 알기 어려우니,
왜냐하면 여자란 부귀ㆍ단정ㆍ명예ㆍ지덕ㆍ종족ㆍ기예ㆍ말재주ㆍ친분ㆍ사랑 등은 보지도 않고, 도무지 마음에 두지도 않고 오직 스스로의 욕망 만을 보기 때문이니, 마치 교룡(蛟龍)이 좋고 나쁨을 가리지 않고 오직 사람 죽이기만을 좋아하는 것과 같으며,
또한, 여자들은 다른 사람들의 근심ㆍ걱정ㆍ초췌함 등은 돌아보지 않으며, 재산을 넉넉히 부양하여 공경해 받들어 주면 그 교만과 사치가 억제하기 어렵게 되느니라.
교룡(蛟龍)= 동아시아 신화에 등장하는 용의 일종으로 용의 일종 혹은 모습이 변하는 용의 유생으로 여겨지며, 비늘을 지닌 용을 교룡이라 한다고 알려져있다. 《술이기》와 《본초강목》에 따르면 교룡이라는 이름은 눈썹이 서로 교차하거나 한올로 이어져서 자라기 때문에 교(蛟)룡이라고 이름붙었다고 한다. -이바라킹의 취미생활
復次 若在善人之中 則自畜心高, 無智人中 視之如怨, 富貴人中 追之敬愛, 貧賤人中 視之如狗。常隨欲心 不隨功德。
또한 여자는 착한 사람들과 함께하게 되면 제멋대로 교만한 마음을 품고, 어리석은 사람에게는 원수같이 여기고, 부귀한 사람과 함께하게 되면 따르면서 공경히 사랑하고, 빈천한 사람은 개보듯 하면서, 항상 욕심만을 따르고 공덕은 따르지 않으니,
如說, 國王有女 名曰拘牟頭。有捕魚師 名述婆伽 隨道而行 遙見王女 在高樓上。窗中見面 想像染著 心不暫捨 彌歷日月 不能飮食。
마치 전해오는 말과 같으니, 어떤 국왕에게 구모두(拘牟頭, Kumuda)라는 딸이 있었는데, 때마침 술바가(述姿伽)라는 어부가 길을 따라가다가 멀리서 왕녀가 높은 누각에 있는 것을 창틈으로 보고는 사랑하는 마음을 일으켜 잠시도 버리지 못하였다. 날과 달이 갈수록 더욱 잊지 못하여 음식을 먹지 못하게 되었으니,
구모두(拘牟頭, Kumuda)= ‘지희화(地喜花)’라 의역하며, 혹은 ‘아직 개화되지 않은 연꽃’을 의미하기도 한다.
母問其故 以情答母, '我見王女 心不能忘!'
母諭兒言, '汝是小人 王女尊貴 不可得也!'
兒言, '我心願樂 不能暫忘, 若不如意 不能活也!'
그 어머니가 까닭을 물은 즉 사실을 답하여 말하기를, '제가 왕녀를 보게 되었으나, 마음으로 잊을 수가 없습니다.'
어머니가 아들에게 말하기를, '너는 소인이요 왕녀는 존귀한 몸이니, 안될 말이다' 라며 타이르니, 아들이 말하기를, '내 마음이 간절히 원하여 잠시도 잊을 수 없습니다. 나의 원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저는 살지를 못할 것입니다.' 하였다.
母爲子故 入王宮中 常送肥魚美肉 以遺王女 而不取價。
王女怪而問之, '欲求何願?' 母白王女, '願卻左右 當以情告。
我唯有一子 敬慕王女 情結成病 命不云遠, 願垂愍念 賜其生命!'
그 어머니는 아들을 위하는 까닭에 왕궁에 들어가서 항상 살찐 물고기와 맛난 고기를 왕녀에게 바치면서도 그 값을 받으려 하지 않았다.
왕녀는 이상하게 생각하여 묻기를, '원하는 것이 있는 것인가?'하니,
그 어머니는 왕녀에게 말하기를, '바라옵건대 잠시 좌우를 물러나게 하여 주시면 사실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저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는데 왕녀를 사모한 나머지 한이 맺혀서 병이 되어 목숨마저 멀지않게 되었습니다. 바라오니, 가엾이 여기시어 그의 생명을 건져 주십시오.'
王女言, '汝去! 月十五日 於某甲天祠中 住天像後'
母還語子, '汝願已得!' 告之如上。沐浴新衣 在天像後住。
王女至時 白其父王, '我有不吉 須至天祠 以求吉福' 王言, '大善!'
卽嚴車五百乘 出至天祠, 旣到 勅諸從者 齊門而止 獨入天祠。
이에 왕녀가 말하기를, '그대는 돌아가서 이 달 보름날 아무개의 사당=天祠(천사) 안의 천상(天像) 뒤에 있으라고 하라.'
그 어머니가 돌아와서 아들에게 말하기를, '네 소원이 이루어졌다”며 위의 사실을 다 말하여 주었으며, 그 날이 되자 목욕을 하고 새 옷을 갈아입고, 천상 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왕녀는 때가 되자 부왕에게 말하기를, '저에게 불길한 조짐이 있으니, 부득이 천상 앞에 나아가서 복을 빌어야 하겠습니다.'
왕이 말하기를, '참으로 장하구나' 하고는, 곧 수레 5백 대를 장엄시켜 사당까지 데려다 주게 하였다.
사당에 이르러 모든 시종들에게 명하여, 문을 경계로 하여 서있게 하고는 혼자서 사당 안으로 들어갔다.
天神思惟, '此不應爾! 王爲世主 不可令此小人 毀辱王女!' 卽厭此人 令睡不覺。
王女旣入 見其睡重 推之不悟 卽以瓔珞 直十萬兩金 遺之而去。
去後 此人得覺 見有瓔珞 又問衆人 知王女來, 情願不遂 憂恨懊惱 婬火內發 自燒而死。
以是證故 知女人之心 不擇貴賤 唯欲是從。
이때 천신(天神)이 생각하기를 ‘이 일은 옳지 못하다. 왕은 인간세상의 주인이거늘, 천한 백성이 왕녀를 욕되게 하게 할 수는 없다’ 하고는 곧 그 아들을 홀려 깊은 잠에 빠져 깨어나지 못하게 하였다.
왕녀가 들어와서 보니 그가 깊은 잠에 들어 있어서, 흔들어 깨웠으나 깨어나지 않았기에 10만 냥의 값어치가 있는 영락(瓔珞)을 그에게 남겨두고 돌아갔다.
그녀가 떠난 뒤에 깨어나서 보니, 영락이 목에 걸려 있어서 주변의 사람들에게 물어보고는 왕녀가 다녀갔음을 알게 되었다. 그는 정념의 원=情願(정원)을 이루지 못한 채 근심과 한으로 괴로워하더니 음욕의 불에 복받쳐 죽게 되었으니,
이런 예로 보아도 여자의 마음은 귀천을 가리지 않고 오직 욕망만을 쫓는다는 것을 알수 있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