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도론(大智度論) 제13권 12
大智度論釋初品中 戒相義 第二十二 之一
龍樹菩薩造 용수 보살 지음.
後秦龜茲國三藏法師鳩摩羅什奉 詔譯 후진 구자국 구마라집 한역
김성구 번역/김형준 개역, 임 경량 엮음 참조
21. 초품 중 계상(戒相尸)의 뜻을 풀이함 10
佛告諸比丘, '釋提桓因 不應說如是偈。所以者何, 釋提桓因三衰 三毒未除
云何妄言持一日戒 功德福報 必得如我?
若受持此戒 必應如佛 是則實說' 諸大尊天 歡喜因緣故 得福增多。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으니, '석제환인은 그러한 게송을 읊어서는 안 되느니라. 왜냐하면 석제환인은 늙고 병들고 죽음의 세 가지 쇠퇴함=三衰(삼쇠)와 고고(苦苦), 행고(行苦), 괴고(壞苦)의 세 가지 고통=三苦(삼고)를 아직 없애지 못했거늘 감히 어떻게 一日戒(일일계)를 받아 지니면 ‘그와 같이 됟다’고 말할 수 있는가?
그러므로 ‘만일 이 계를 받아 지니면 반드시 부처님같이 되리라’고 하는 것이 바른 말이 되느니라.'
이에 모든 하늘이 크게 존경하여 기뻐하고 즐거워한 인연으로 복덕이 더욱 늘어나게 되었다.
三苦(삼고)=중생들이 세간(世間)을 살아 가면서 겪게 되는 세 가지의 괴로움으로, 고고(苦苦), 행고(行苦), 괴고(壞苦)이다.
① 고고(苦苦), 격심한 추위나 격심한 더위, 아플 때 느끼는 통증, 목마른 갈증, 배 고픔 등과 같은 육체적인 괴로움.
② 행고(行苦), 삼라(森羅) 만상(萬象)이 시시각각(時時刻刻)으로 항상(恒常)하지 못하여 무상(無常)하게 파괴되고 사라짐에서 느끼는 고통.
③ 괴고(壞苦), 우리가 애착(愛着)하는 대상(對象)이 파괴(破壞)되거나 사라지고 헤어지고 즐거운 일이나 희망(希望)이 사라지는 등 살아가는 과정에서 받는 괴로움.
復次 此六齋日 惡鬼害人 惱亂一切 若所在丘聚 郡縣 國邑 有持齋受戒行善人者
以此因緣 惡鬼遠去 住處安隱。以是故 六日持齋受戒 得福增多。
또한 이 六齋日(육재일)에는 惡鬼(악귀)가 사람을 해치고 모든 생명을 괴롭히나니, 만약 郡縣(군현)=고을이나 취락, 國邑(국읍)=나라와 마을 등 어디에서나 이 재계를 행하는 이가 있으면, 그 인연으로 나쁜 귀신이 멀리 떠나게 되며, 사는 곳이 편안하하여 지니, 이러한 까닭에 6재일에 재계를 행하여 지키면 복을 얻음이 더욱 많게 되는 것이다.
問曰, 何以故 諸惡鬼神輩 以此六日 惱害於人?
묻나니, 무슨 까닭으로 여러 악귀들이 六齋日(육재일)에 사람을 해치는 것입니까?
答曰, '天地本起經'說, 劫初成時 有異梵天王子 諸鬼神父 修梵志苦行 滿天上十二歲 於此六日 割肉 出血以著火中。以是故 諸惡鬼神 於此六日輒有勢力。輒 문득 첩
답하나니, '천지본기경(天地本起經)'에서 설하는 바에 의하면, 겁이 처음 이루어진=劫初(겁초)에 어떤 범천왕의 아들과 귀신들의 아비가 梵志(범지)의 고행을 닦기를, 하늘의 세월로 12년 동안, 이 6일 동안 살을 베고 피를 내어서 불에 넣어 태운 까닭에 나쁜 귀신들은 이러한 6일 동안에는 더욱 세력을 부리게 되는 것이니라.
問曰, 諸鬼神父 何以 於此六日 割身肉 血以著火中?
묻나니, 귀신들의 아비가 무슨 까닭으로 이 여섯 날에 살을 저며 베고 피를 내어 불에 넣어 태운것입니까?
答曰, 諸神中 摩醯首羅神最大第一 諸神皆有日分。
摩醯首羅 一月有四日分, 八日, 二十三日, 十四日, 二十九日。
餘神一月有二日分, 月一日 十六日, 月二日 十七日。其十五日 三十日 屬一切神。
답하나니, 모든 귀신들 가운데는 마혜수라(摩醯首羅, 대자재천)가 가장 크고 으뜸이며, 다른 귀신들은 저마다 맡은 날이 있었으니, 마혜수라는 한 달에 4일을 맡았으니 8일, 13일, 14일, 29일이 그 4일이며,
그 밖의 다른 신들은 한 달에 이틀 씩을 나누어 맡았으니, 곧 1일과 16일, 2일과 17일, 혹은 15일과 30일의 두 날은 그 밖의 모든 신들에게 속하였다
摩醯首羅爲諸神主 又得日多故 數其四日爲齋, 二日是一切諸神日 亦數以爲齋。
是故諸鬼神 於此六日 輒有力勢。
마혜수라는 모든 신의 주인이고 또한 맡은 날의 수가 많으므로, 그의 나흘간이 재일이 되고, 이틀은 모든 신들이 맡은 날이므로 또한 재일이 되는 것이라. 이러한 까닭으로 모든 귀신이 이 8일 14, 15, 23, 29, 30일의 6일 동안에는 더욱 세력이 있는 것이다.
復次 諸鬼神父 於此六日割肉 出血以著火中,
過十二歲已 天王來下 語其子言, '汝求何願?' 答言, '我求有子'
또한 모든 귀신의 아비들이 이 6일 동안에 살을 베고 피를 내어 불 속에 넣기를 12년 동안 채우고 나자 천왕이 내려와서 그들에게 묻기를, '그대는 어떤 소원을 구하느냐?' 하니,
대답하기를, '저희들이 구하는 것을 자식입니다' 하였다.
天王言, '仙人供養法 以燒香 甘果諸淸淨事,
汝云何 以肉 血著火中, 如罪惡法? 汝破善法 樂爲惡事 令汝生惡子 噉肉飮血'
이에 번천왕이 말하기를, '선인들의 공양법으로는 향을 사르거나 좋은 과일을 올리는 등 온갖 청정한 일을 하는 것이거늘, 너희들은 어찌하여 살과 피를 불에 넣어 마치 죄악의 법과 같이 하느냐? 너희들은 착한 법을 피하고 나쁜 일을 즐기어 하였으니, 나쁜 자식을 낳아서 사람의 살을 씹고 피를 마시게 되리라' 하였다.
當說是時 火中有八大鬼出 身黑如墨 髮黃 眼赤 有大光明。
一切鬼神 皆從此八鬼生。以是故 於此六日 割身肉 血以著火中 而得勢力。
如佛法中 日無好惡 隨世惡 日因緣故 教持齋受八戒。
이렇게 말을 하자, 즉시 불 속에서 여덟의 귀신이 나타났으니, 몸은 마치 먹물같이 검으며, 머리카락은 노랗고, 눈은 붉은 색으로 큰 광명을 내었다.
일체의 귀신들이 모두 그로부터 생겨 났으니, 그러므로 이 6일 동안에는 몸의 살을 베고 피를 내어 불에 넣어서 세력을 얻는다고 하며,
부처님의 가르침=佛法(불법)에는 좋고 나쁜 날이 없지만, 세상 사람들이 나쁜 날이라는 인연에 따라 재일(齋日)로 삼아서 재계하고 八戒(팔계)를 지니라고 가르치는 것이니라.
問曰, 五戒, 一日戒 何者爲勝?
묻나니, 五戒(오계)와 一日戒(일일계) 중 어느 쪽이 수승한 것입니까?
答曰, 有因緣故 二戒俱等, 但五戒終身持, 八戒一日持。
又, 五戒常持 時多而戒少, 一日戒 時少而戒多。
답하나니, 제각각의 인연이 있는 까닭에 두 가지의 계 모두가 동등하니라.
단 五戒(오계)는 평생 동안 받아 지니는 것이나, 八戒(팔계)는 하루만 지니는 것이며,
또한 오계는 항상 지니는 것이므로 시간은 많으나 지켜야 할 계목은 적으며,
일일계는 시간은 적으나 지켜야 할 계목이 많음이라.
復次 若無大心 雖復終身持戒 不如有大心人 一日持戒也。
譬如軟夫爲將 雖復將兵終身 智勇不足 卒無功名,
若如英雄奮發 禍亂立定 一日之勳 功蓋天下。
또한 만일 大心(대심)이 없으면 평생토록 계를 지켜도 大心(대심)을 갖춘 이가 하루 동안 계를 지킨 것에 미치지 못하나니,
비유하자면, 나약한 사람이 장수가 되어, 비록 장수로서 일생을 마칠지라도 지혜와 용기가 부족하여 아무런 공을 세우지 못하지만, 만일 영웅이라면 용기를 내어 떨치고 일어나게 되면 재앙의 災禍(재화)와 어지러움을 바로잡아 가라앉히니, 그 하루의 공이 천하를 덮는 것과 같으니라.
是二種戒 名居家優婆塞法。居家持戒 凡有四種, 有下中上, 有上上。
이러한 二種(이종)의 계를 居家(거가)=집에 있는 우바새의 법이라 하며, 집에서 계를 지키는 이에 四種(사종)이 있으니, 곧 하인ㆍ중인ㆍ상인, 그리고 상상인이라.
下人持戒 爲今世樂故, 或爲怖畏 稱譽 名聞故, 或爲家法 曲隨他意故,
或避苦役 求離危難故, 如是種種 是下人持戒。
하품의 지계인= 下人持戒(하인지계)라 함은 금생의 즐거움을 위하거나, 혹은 두려움 때문이거나, 좋은 명예를 위하거나, 혹은 집안의 규율 때문이거나, 다른 사람의 간청에 따르거나, 괴로운 고역(苦役)을 피하기 위함이거나, 위태로운 환난을 여의기 위해서 지키는 것이니, 이러한 갖가지는 下人持戒(하인지계)이다.
中人持戒 爲人中富貴 歡娛適意, 或期後世福樂 剋己自勉 爲苦日少 所得甚多 如是思惟 堅固持戒。譬如商人 遠出深入 得利必多, 持戒之福 令人受後世福樂 亦復如是。
중인(中人)의 지계=中人持戒(중인지계)라 함은 부귀하여 즐거움이 뜻에 맞추어 쾌적하기를 바라거나, 혹은 내생의 복락을 기대하여 자신을 이기고 스스로 힘쓰면 괴로운 날이 적어지고 얻는 바가 매우 많을 것이라 생각 하고는 굳건히 계행을 지키는 것이니,
비유하자면, 장사꾼이 멀리 나아가거나, 깊은 오지에 들어가면 이익을 얻음이 반드시 많은 것과 같이, 持戒(지계)의 복 역시 사람들로 하여금 내생에 복락을 받게 되는 것이니라.
上人持戒 爲涅槃故 知諸法 一切無常故 欲求離苦 常樂無爲故。
상품(上品)의 사람이 지니는=上人持戒(상인지계)란 열반을 위하는 까닭에, 일체법의 모두가 무상함을 아는 까닭에, 괴로움을 떠나 항상 樂無(무위)의 즐거움을 누리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復次 持戒之人 其心不悔 心不悔故得喜樂, 得喜樂故得一心, 得一心故得實智,
得實智故得厭心, 得厭心故得離欲, 得離欲故得解脫, 得解脫故得涅槃,
如是持戒 爲諸善法根本。復次 持戒 爲八正道初門 入道初門 必至涅槃。
또한, 계를 받아 지니는 사람=持戒之人(지계지인)은 마음에 뉘우침이 없으니,
뉘우침이 없으므로 기쁘고 즐거우며, 기쁘고 즐거우므로 한마음이 되고,
한마음이 되었으므로 실상의 지혜를 얻으며,
실상의 지혜를 얻었으므로 (세상살이에) 싫어하는 마음을 내게 되고,
싫어하는 마음을 내었으므로 욕심을 여의게 되며, 욕심을 여의었으므로 해탈을 얻게 되며,
해탈을 얻게 되었으므로 열반을 증득하게 되나니.
이와 같이 계행을 지키는, 持戒(지계)란 모든 착한 법의 근본이 되는 것이며,
또한, 持戒(지계)는 八正道(팔정도)의 첫 문호이니, 도의 첫 문호에 들게 되면 반드시 열반에 이르게 되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