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도론(大智度論) 제13권 11
大智度論釋初品中 戒相義 第二十二 之一
龍樹菩薩造 용수 보살 지음.
後秦龜茲國三藏法師鳩摩羅什奉 詔譯 후진 구자국 구마라집 한역
김성구 번역/김형준 개역, 임 경량 엮음 참조
21. 초품 중 계상(戒相尸)의 뜻을 풀이함 9
問曰, 云何受一日戒?
묻나니, 일일계는 어떻게 받는 것입니까?
答曰, 受一日戒法 長跪合掌 應如是言, '我某甲今一日一夜 歸依佛 歸依法 歸依僧'
如是二 如是三歸依。'我某甲歸依佛竟 歸依法竟 歸依僧竟' 如是二 如是三歸依竟。
답하나니, 일일계를 받는 법은 합장하고 무릎을 꿇고 앉아서 이렇게 말하나니,
'저 아무개는 오늘 하루 낮 하룻밤을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고, 승가에 귀의합니다.'
이와 같이 두 번, 세 번 거듭 귀의하고는 다시 이렇게 말하나니,
'저 아무개는 부처님께 귀의하여 다하고, 법에 귀의하여 다하고, 승가에 귀의하여 다하겠습니다.'
이와 같이 두 번, 세 번 거듭 귀의하고는 다시 이렇게 말하나니,
'我某甲若身業不善 若口業不善 若意業不善 貪欲 瞋恚 愚癡故。
若今世 若過世 有如是罪 今日誠心懺悔。
身淸淨 口淸淨 心淸淨 受行八戒' 是則布薩 秦言共住。
'저 아무개는 착하지 못한 身業(신업)이나, 착하지 못한 口業(구업)이나, 착하지 못한 意業(의업)으로 탐욕ㆍ노여움과 성냄ㆍ어리석음을 범하였으며, 이 세상이나 지난 세상에 이와 같은 죄업이 있사오나, 오늘 지극한 마음으로 참회하여 몸이 청정하고, 입이 청정하고, 뜻이 청정하오매, 여덟 가지 계법=八戒(팔계)를 받들어 행하고자 합니다.'
이것을 布薩(포살, Upavasatha Posadha)이라 하는데 布薩(포살)은 중국어로 共住(공주)=함께 머문다는 뜻이다.
재(齋)는 넓은 의미로 깨끗한 심신을 의미하지만 정확히는 팔관재계(八關齋戒), 혹은 오후불식계(午後不食戒)를 가리킨다. 그러므로 재를 지닌다는 것은 계(戒)를 지킨다는 말과 같다. 그래서 재와 계 두 자를 같이 말한다. 재는 산스크리트어로 upoṣadha, 팔리어로 uposatha인데 음역하여 오포사타(烏逋沙他)·포살타파(布薩陀婆)·포살(布薩)이라 하고 수재(受齋)·증장(增長)으로 의역한다.
예부터 인도는 의례를 행할 때 죄를 참회하며 심신을 깨끗이 하는데 특히 제사의례를 주관하는 자는 단식을 행했다. 이 풍습을 불교가 교단 내에 받아들인 것이다. 초기불교 시대는 자이나교 등 불교 외의 수행자들도 이 풍속을 따라 한 장소에 모여 단식 등의 계율을 지켰다. 그러므로 재는 고대인도의 의례법에서 기인했다 할 수 있다.
八戒(팔계)의 내용은 경전마다 약간 다르지만 일반적인 팔계는 ①살생을 금하고, ②주지 않은 것을 취하지 않으며, ③음란한 행위를 하지 않으며, ④거짓말·거친말·헛된 말·이간질 등을 하지 않으며, ⑤음주를 하지 않으며, ⑥넓고 편안하고 화려한 장소에 앉거나 눕는 등의 나태함을 버리며, ⑦꽃다발 등 장식물과 향수와 노래 등 풍류를 버리며, ⑧때가 아닌 때에 식사하지 않는 오후불식을 행하는 것이다. 특히 마지막 오후불식이 8계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이야기된다.-다움
如諸佛盡壽 不殺生 我某甲一日一夜 不殺生亦如是, 如諸佛盡壽不盜 我某甲一日一夜不盜亦如是,
如諸佛盡壽不婬 我某甲一日一夜不婬亦如是, 如諸佛盡壽不妄語 我某甲一日一夜不妄語亦如是,
如諸佛盡壽不飮酒 我某甲一日一夜不飮酒亦如是,
마치 모든 부처님들께서 수명이 다하도록 살생하시지 않으셨듯이, 저 아무개도 하루 낮 하룻밤 동안 살생치 않겠습니다.
마치 모든 부처님들께서 수명이 다하도록 훔치지 않으셨듯이, 저 아무개도 하루 낮 하룻밤 동안 훔치지 않겠습니다.
마치 모든 부처님들께서 수명이 다하도록 음행하지 않으셨듯이, 저 아무개도 하루 낮 하룻밤 동안 음행치 않겠습니다.
마치 모든 부처님들께서 수명이 다하도록 거짓말하지 않으셨듯이, 저 아무개도 하루 낮 하룻밤 동안 거짓말을 하지 않겠습니다.
마치 모든 부처님들께서 수명이 다하도록 술을 마시지 않으셨듯이, 저 아무개도 하루 낮 하룻밤 동안 술을 마시지 않겠습니다.
如諸佛盡壽不坐高大牀上 我某甲一日一夜不坐高大牀上亦如是,
如諸佛盡壽不著花瓔珞 不香塗身 不著香薰衣 我某甲一日一夜不著花瓔珞 不香塗身 不著香薰衣亦如是,
如諸佛盡壽 不自歌儛作樂 亦不往觀聽 我某甲一日一夜不自歌儛作樂 不往觀聽。
마치 모든 부처님들께서 수명이 다하도록 높고 큰 평상에 앉지 않으셨듯이, 저 아무개도 하루 낮 하룻밤 동안 높고 큰 평상에 앉지 않겠습니다.
마치 모든 부처님들께서 수명이 다하도록 꽃이나 영락(瓔珞)을 지니지 않으시고, 향을 몸에 바르거나 옷에 뿌리지 않으셨듯이, 저 아무개도 하루 낮 하룻밤 동안 꽃이나 영락을 지니지 않고, 향을 몸에 바르거나 옷에 뿌리지 않겠습니다.
마치 모든 부처님들께서 수명이 다하도록 스스로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거나 풍악을 울리지 않으시고, 또한 찾아가 구경하지 않으셨듯이, 저 아무개도 하루 낮 하룻밤 동안 스스로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거나 풍악을 연주하지 않겠으며, 찾아가서 구경하지도 않겠습니다.'
高大牀上(고대상상)=소파와 침대라 보시면 됩니다. 왜냐하면 계법(戒法)에 자신의 손으로 한 뼘 이상 높은 곳에 앉지 않는다고 되어 있습니다.-마하반야바라밀다경
亦如是 已受八戒 如諸佛盡壽不過中食 我某甲一日一夜不過中食亦如是。
我某甲受行八戒 隨學諸佛法 名爲布薩。願持是布薩福報 願生生不墮三惡八難。
我亦不求 轉輪聖王 梵 釋天王世界之樂, 願諸煩惱盡 逮得薩婆若 成就佛道。
이와 같이 八戒(팔계)를 받아 지닌 후에 다시 이와 같이 말씀드리나니,
마치 모든 부처님들께서 수명이 다하실 때까지 한낮이 지나면 음식을 들지 않으셨듯이, 저 아무개도 하루 낮 하룻밤 동안 한낮이 지나면 먹지 않겠습니다.
저 아무개는 八戒(팔계)를 받들어 행하고 부처님들의 법을 따라 배우는 것을 布薩(포살)이라 하며, 원하옵나니, 이 布薩(포살)을 지닌 공덕으로 태어날 때마다 3악도에 떨어지지 않고, 여덟 가지 어려움=八難(팔난)의 무리에 태어나지 않게 하여 주소서.
저는 전륜성왕이나 범왕이나 제석이나 천왕 등 세상의 즐거움을 바라지 않사오니, 모든 번뇌가 다하여 마침내는 살바야(薩婆若, sarvajñā)에 이르러 불도를 성취하게 되기를 원하옵니다.'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처음 발심할 때부터 보리수하에 이르기까지의 그 중간 지혜를 반야바라밀이라 하고, 마지막 성불할 때의 반야바라밀은 다시 살바야(薩婆若, sarvaja)라 한다.' 하였다.-대지도론(大智度論) 제11권 6
問曰 云何受五戒?
묻나니, 5계는 어떻게 받는 것입니까?
答曰, 受五戒法 長跪合掌言, '我某甲 歸依佛 歸依法 歸依僧' 如是二 如是三。
'我某甲歸依佛竟 歸依法竟 歸依僧竟' 如是二 如是三。
'我是釋迦牟尼佛 優婆塞 證知我 我某甲 從今日盡壽歸依'
답하나니, 5계를 받는 법은 길게 꿇어앉아 합장하고는 이렇게 말하나니,
'저 아무개는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고, 승가에 귀의합니다.'
이와 같이 두 번, 세 번 거듭 말한 뒤에 다시 이렇게 말하나니,
'저 아무개는 부처님께 귀의하여 마치고, 법에 귀의하여 마치고, 승가에 귀의하여 마쳤습니다.'
이와 같이 두 번, 세 번 거듭한 뒤에 이렇게 말하나니,
'저 아무개는 석가모니부처님의 우바새입니다. 제 마음을 증명하고자 하오니 알아주소서. 저 아무개는 오늘부터 목숨이 다할 때까지 귀의하옵니다.'하는 것이며,
戒師應言, '汝優婆塞聽 是多陁阿伽度 阿羅呵 三藐三佛陁 知人見人 爲優婆塞 說五戒如是 是汝盡壽持'
이때 계사(戒師)는 응답하여 말하기를, '그대 우바새는 들으라. 여래ㆍ응공ㆍ정변지께서는 사람을 아시고 사람을 보시기에 우바새에게 이 五戒(오계)를 말씀하셨으니, 이는 그대가 목숨이 다할 때까지 지녀야 하리라.'
何等五? 盡壽不殺生 是優婆塞戒 是中盡壽不應故殺生, 是事若能 當言諾。
盡壽不盜 是優婆塞戒 是中盡壽不應盜, 是事若能 當言諾。
무엇이 五戒(오계)인가? 목숨이 다할 때까지 살생을 하지 말지니, 이것이 우바새의 계법이다.
여기에서 목숨이 다하도록 고의로 살생하지 말지니, 이 일을 능히 감당할 수 있거든 ‘예’라 말하라.
목숨이 다하도록 훔치지 말지니, 이것이 우바새의 계법이다.
여기에서 훔치지 말아야 하나니, 이 일을 능히 감당할 수 있거든 ‘예’라 말하라.
盡壽不邪婬 是優婆塞戒 是中盡壽不應邪婬, 是事若能 當言諾。
盡壽不妄語 是優婆塞戒 是中盡壽不應妄語, 是事若能 當言諾。
盡壽不飮酒 是優婆塞戒 是中盡壽不應飮酒, 是事若能 當言諾。
목숨이 다하도록 삿된 음행을 하지 말지니, 이것이 우바새의 계법이다.
여기에서 수명이 다하도록 삿된 음행을 하지 말지니, 이 일을 능히 감당할 수 있거든 ‘예’라 말하라.
목숨이 다하도록 거짓말을 하지 말지니, 이것이 우바새의 계법이다.
여기에서 목숨이 다하도록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 하나니, 이 일을 능히 감당할 수 있거든 ‘예’라 말하라.
목숨이 다하도록 술을 마시지 말지니, 이것이 우바새의 계법이다.
여기에서 수명이 다하도록 술을 마시지 말아야 하나니, 이 일을 능히 감당할 수 있거든 ‘예’라 말하라.
是優婆塞五戒 盡壽受持。當供養三寶, 佛寶 法寶 比丘僧寶 勤修福業 以求佛道.
이와 같은 것이 우바새의 五戒(오계)이니, 명이 다하기까지 받아 지니고 마땅히 三寶(삼보), 즉 불보(佛寶)ㆍ법보(法寶)ㆍ승보(僧寶)에 공양하면서 부지런히 복된 업을 닦아 불도를 구하라.
問曰, 何以故六齋日受八戒 修福德?
묻나니, 무슨 까닭에 六齋日(육재일)에 八戒(팔계)를 받아 지니는 것이 복덕을 닦는 것이 되는 것입니까?
答曰, 是日惡鬼逐人 欲奪人命 疾病 凶衰 令人不吉。
是故 劫初聖人 教人持齋 修善 作福 以避凶衰。
是時 齋法不受八戒 直以一日不食爲齋。
답하나니, 이 날에는 惡鬼(악귀)가 사람을 따라다니면서 사람의 생명을 빼앗거나 질병과 흉한 일을 퍼뜨려 사람들을 길하지 못하게 하므로 겁초(劫初)의 성인들이 사람들로 하여금 재계를 지키고, 선을 닦고, 복을 지어서 흉한 운을 피하게 하셨으니, 그 때의 齋法(재법)이란 八戒(팔계)를 받는 것이 아니라, 다만 하루 동안 먹지 않는 것으로 재법이라 여겼던 것이었으나,
後佛出世 教語之言, '汝當一日一夜 如諸佛持八戒 過中不食 是功德將人至涅槃'
그 후에 부처님들께서 나오셔서 가르쳐주시기를 '너희들이 마땅히 하루 낮 하룻밤 동안 부처님들과 같이 계를 지니고, 낮이 지나서는 먹지 않으면, 이러한 공덕으로 사람들이 장차 열반에 이르게 되리라' 하셨다.
如'四天王經'中佛說; 月六齋日 使者太子 及四天王 自下觀察衆生 布施 持戒 孝順父母少者 便上忉利 以啓帝釋,
帝釋 諸天心皆不悅 言, '阿修羅種多 諸天種少'
若布施 持戒 孝順父母多者 諸天 帝釋心皆歡喜 說言, '增益天衆 減損阿修羅'
是時 釋提婆那民 見諸天歡喜。說此偈言;
'사천왕경(四天王經, Catrudevarājasūtra)'에서 부처님께서는 이와 같이 말씀하셨으니,
'매월 6재일에는 四天王(사천왕)이 몸소 使者(사자)와 太子(태자)와 함께 내려와서 중생들을 관찰하다가 보시와 지계를 닦는 이나 부모에게 효순하는 이가 적은 것을 보면 문득 도리천에 올라가서 제석천왕에게 알려주면, 제석천왕과 다른 하늘의 무리들은 걱정하면서 말하되 ‘아수라는 많아지고 하늘의 무리는 줄어들겠구나’ 하며,
만약 보시와 지계를 닦는 이나 부모에게 효순하는 이가 많으면 제석과 하늘의 무리들은 기뻐하면서 말하기를, ‘하늘의 무리는 늘고 아수라 종족은 줄어들겠구나’ 하느니라.'
이때 석제바나민(釋提婆那民 Śakradevānāmindra 제석천帝釋天)은 하늘 사람들이 기뻐하는 것을 보고 이러한 게송을 읊었으니;
六日神足月 受持淸淨戒, 是人壽終後 功德必如我。
매월 六齋日(육재일)을 기하여 청정한 계법을 받아 지니면,
이 사람은 목숨이 다한 뒤, 반드시 나와 다름없이 되리라.
六齋日(육재일)=불교의 재가신도들이 몸과 마음을 청정히 하며 8개의 재가계율인 팔재계를 지는 날로써, 매달 음력 8·14·15·23·29·30일의 6일을 말한다. 이날은 사천왕(四天王)이 천하를 순방하면서 사람들의 선악을 살피는 날이라 하고, 또한 악귀가 사람의 빈틈을 보는 날이라 하여 사람마다 몸을 조심하고 마음을 깨끗이 하여 계를 지켜야 하며, 소식(素食)을 하고 선행을 닦는 날로 되어 있다.
이날은 원래 민간신앙적인 신앙형태를 지니는 날이었으나, 불교적 의미를 부여하고 재일로 삼아 불교수행일로 채택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신라시대 이래 이날에는 각별히 수행하고 살생을 금하며, 경전을 독송하는 모임을 가지기도 하였다.-다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