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도론(大智度論) 제13권 4
大智度論釋初品中 戒相義 第二十二 之一
龍樹菩薩造 용수 보살 지음.
後秦龜茲國三藏法師鳩摩羅什奉 詔譯 후진 구자국 구마라집 한역
김성구 번역/김형준 개역, 임 경량 엮음 참조
21. 초품 중 계상(戒相尸)의 뜻을 풀이함 2
問曰, 人能以力勝人 幷國 殺怨 或田獵皮肉 所濟處大, 令不殺生 得何等利? 獵 사냥 렵
묻나니, 사람은 능히 수승한 힘으로 나라를 아울러 병합하며, 원적을 죽이거나, 혹은 사냥하여 얻은 가죽과 고기는 생활에 크게 도움이 되나니, 살생을 하지 않게 되면 어떠한 이익을 얻게 되는 것입니까?
答曰, 得無所畏 安樂無怖。我以無害於彼故 彼亦無害於我, 以是故 無怖 無畏。
好殺之人 雖復位極人王 亦不自安, 如持戒之人 單行獨遊 無所畏難。
답하나니, 두려움 없음을 얻으니, 안락하며 불안하지 않는 것이라. 내가 그를 해치지 않았으므로 그도 나를 해롭게 하지 않는 까닭에 공포가 없고 두려움이 없는 것이다.
살생을 좋아하는 사람은 비록 지위가 극히 높아 왕이 되었을지라도 편안하지 못하나, 한결같이 계를 지키는 사람은 혼자서 유행하며 여러 곳을 다녀도 두렵거나 어려운 일이 없으며,
復次 好殺之人 有命之屬皆不喜見, 若不好殺 一切衆生皆樂依附。
復次 持戒之人 命欲終時 其心安樂 無疑無悔, 若生天上 若在人中 常得長壽,
是爲得道因緣 乃至得佛 住壽無量。
또한 살생을 좋아하는 사람은 생명있는 무리들이 모두 보기 싫어하거니와
살생을 좋아하지 않으면 일체 중생이 모두 의지하여 따르기를 좋아 하며,
持戒人(지계인)=또한 계행을 지키는 사람은 목숨이 다할 때에 마음이 안락하여 의심과 후회가 없으며, 하늘이나 인간에 태어나게 되어 항상 장수를 누리나니, 이러한 인연으로 도를 얻게 되며, 나아가 부처가 되어 머무는 수명이 한량없으며,
復次 殺生之人 今世後世 受種種身 心苦痛, 不殺之人 無此衆難 是爲大利。
復次 行者思惟, '我自惜命愛身 彼亦如是 與我何異?' 以是之故 不應殺生。
또한 살생하는 사람은 금생과 내생에 갖가지 몸과 마음의 고통을 받거니와
살생하지 않는 사람은 이러한 갖가지 고난이 없나니, 이러함이 큰 이익이며,
또한 수행자는 생각하기를, ‘내가 스스로의 목숨을 아끼고 몸을 사랑하듯이, 저들 역시 그러할 것이니 어찌 나와 다름이 있을 수 있으랴. 그러므로 당연히 살생을 하지 말아야 하리라' 하며,
復次 若人殺生者 爲善人所訶 怨家所嫉, 負他命故 常有怖畏 爲彼所憎,
死時心悔 當墮地獄 若畜生中, 若出爲人 常當短命。嫉 미워할 질
또한 만약 어떤 사람이 살생을 하면 착한 사람의 꾸지람을 받게 되고, 원수의 가문에 태어나 미움을 받게 되며,
남의 생명을 빼앗은 까닭에 항상 두려움에 떨고, 남들에게 증오를 받게되며, 죽을 때에는 마음으로 뉘우치고 후회하며, 지옥이나 축생에 떨어지게 되며, 만약 사람으로 태어나더라도 항상 반드시 단명하게 되며,
復次 假令後世無罪 不爲善人所訶 怨家所嫉 尚不應故奪他命。
何以故, 善相之人所不應行 何況兩世有罪 弊惡果報!
또한, 가령 후세에 죄가 없고 착한 사람에게 꾸지람 받거나 원수진 가문의 미움을 받지 않을지라도, 항상 마땅히 고의로 남의 목숨을 빼앗아서는 안되나니,
왜냐하면 선한 모습의 사람이 행해서는 안 되는 바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하물며 (금세와 후세) 두 세상의 죄가 있어 악으로 가득찬 과보이겠는가!
復次 殺爲罪中之重。何以故, 人有死急 不惜重寶 但以活命爲先。
또한, 살생은 죄 가운데서도 그 죄가 무거우니, 왜냐하면 사람이 불시에 죽음을 맞이하게 되면 소중한 보물도 아끼지 않고 오직 목숨을 보전하는 것을 우선을 삼기 때문이라.
譬如 賈客入海採寶 垂出大海 其船卒壞 珍寶失盡 而自喜慶 擧手而言, '幾失大寶!'
衆人怪言, '汝失財物 裸形得脫 云何喜言 幾失大寶?'
答言, '一切寶中 人命第一, 人爲命故求財 不爲財故求命'
비유하자면 어느 賈客(매객)=장사꾼의 경우와도 같으니, 그가 바다에 들어가서 보물을 캐어서 물에서 나오려 할 때에 그 배가 갑자기 부서져서 기진이보(奇珍異寶)를 모두 잃게 되었으나, 오히려 기뻐하면서 손을 흔들며 말하기를, '하마터면 정말 큰 보물을 잃을 뻔하였구나' 하니,
사람들이 이상히 여겨 묻기를, '그대는 재물을 모두 잃고 알몸만 남았거늘, 어찌 기뻐하면서 말하기를 하마터면 큰 보물을 잃을 뻔했다고 하는가?'
대답하기를, '모든 보물 가운데서 사람의 목숨이 제일이며, 사람은 목숨 때문에 재물을 구하는 것이나 재물 때문에 목숨을 구하지 않음이라'
以是故 佛說十不善道中 殺罪最在初, 五戒中亦最在初。
若人種種修諸福德 而無不殺生戒 則無所益。
何以故, 雖在富貴處生 勢力豪强而無壽命 誰受此樂?
以是故 知諸餘罪中 殺罪最重, 諸功德中 不殺第一。
世閒中 惜命爲第一。何以知之? 一切世人 甘受刑罰刑殘考掠 以護壽命。
그러한 까닭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으니, '열 가지 착하지 못한 길 가운데서 살생이 가장 먼저이며, 오계(五戒) 가운데에서도 가장 으뜸이라 하셨으며,
만약 어떤 사람이 갖가지의 방법으로 복덕을 닦으나, 불살생계(不殺生戒)가 없으면 아무런 이익이 없나니, 왜냐하면 비록 부귀한 곳에 태어나, 세력이 있고 호강(豪强)하더라도 수명이 짧다면 누가 그 즐거움을 누릴 것이리.
이러한 까닭에 모든 죄 가운데서 살생의 죄가 가장 무거우며, 모든 공덕 가운데서 불살생계(不殺生戒)가 제일임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세상에서는 목숨을 아끼는 일이 가장 으뜸이니, 어찌하여 그러함을 아는가?
일체 세상의 사람들이 갖은 형벌과 고문을 甘受(감수)하는것은 목숨을 아끼기 때문이니라.
復次 若有人受戒 心生, '從今日不殺一切衆生'
是於無量衆生中 已以所愛重物施與 所得功德亦復無量。
如佛說, '有五大施 何等五? 一者不殺生 是爲最大施, 不盜 不邪婬 不妄語 不飮酒 亦復如是'
또한, 만약 어떤 사람이 계를 받고 생각하기를 ‘오늘부터는 일체의 중생을 죽이지 않으리라’ 한다면 이는 이미 한량없는 중생들에게 자기가 아끼고 소중히 여기던 물건을 베풀어준 것이 되나니, 얻는 공덕 또한 무량하리라.
마치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으니, '다섯 가지 큰 보시=五大施(오대시)가 있으니, 무엇이 다섯인가?
첫째는 불살생(不殺生)이니, 이것이 가장 큰 보시이며, 훔치지 않는=不盜(불도)ㆍ사음하지 않는=不邪婬(불사음)ㆍ거짓말 하지 않는=不妄語(불망어)ㆍ술 마시지 않는=不飮酒(불음주) 등도 역시 이와 같으니라' 하셨다.
復次 行慈三昧 其福無量 水火不害 刀兵不傷 一切惡毒 所不能中, 以五大施故 所得如是。
또한, 자비의 삼매=자삼매(慈三昧)를 행하면 그 복이 무량하여, 물과 불이 해치지 못하고, 칼과 무기로도 상하게 하지 못하며, 온갖 악한 독=惡毒(악독)으로도 중독 시키지 못하나니, 다섯 가지 큰 보시=五大施(오대시)를 한 까닭에 얻게 되는 바가 이와 같으니라.
復次 三世十方中尊佛爲第一。如佛語 難提迦優婆塞, '殺生有十罪 何等爲十?
一者 心常懷毒 世世不絕, 二者 衆生憎惡 眼不喜見, 三者 常懷惡念 思惟惡事,
四者 衆生畏之 如見蛇虎, 五者 睡時心怖 覺亦不安, 六者 常有惡夢,
七者 命終之時 狂怖惡死, 八者 種短命業因緣, 九者 身壞命終 墮泥梨中 十者 若出爲人 常當短命'
泥犁이리= 이승에서 죄를 지은 사람이 죽어서 간다고 하는, 고통으로 가득찬 사후의 세계
또한 삼세와 시방 가운데에서 존경받으시는 분으로는 부처님께서 으뜸이시니, 부처님께서 난제가(難提迦, Nandika) 우바새에게 말씀하시기를, '살생을 하면 열 가지의 죄가 있으니, 무엇이 그 열 가지인가?
첫째는 마음에 항상 독을 품고 있어 세세에 끊이지 않으며,
둘째는 중생들이 증오하여 눈으로 보려고도 하지 않으며,
셋째는 항상 나쁜 생각을 품고는 삿된 일을 꾀하고자 하며,
넷째는 중생들이 그 사람을 두려워하여 마치 뱀이나 호랑이를 보는듯이 하며,
다섯째는 잘 때에도 마음이 두려움에 떨며, 깨어서도 편안하지 않으며,
여섯째는 항상 악몽에 시달리며,
일곱째는 임종할 때에 미쳐 두려워하면서 추하게 죽게 되며,
여덟째는 살업의 인연으로 단명할 씨앗을 심게 되며,
아홉째는 몸이 무너져 목숨이 끊어진 뒤에 지옥(泥犁이리 Niraya)에 떨어지며,
열째는 만약 다시 사람으로 태어나게 될지라도 항상 단명하리라.'
復次 行者心念, ‘一切有命 乃至昆虫 皆自惜身, 云何以衣服 飮食自爲身故 而殺衆生!'
또한 수행하는 이는 이렇게 생각하나니, ‘모든 생명 있는 것은 곤충까지라도 모두 제 몸을 아끼거늘, 어찌 자신을 위한 의복이나 음식 때문에 중생을 죽이리오!’
復次 行者當學大人法 一切大人中 佛爲最大。何以故,
一切智慧成就 十力具足 能度衆生 常行慈愍 持不殺戒 自致得佛 亦教弟子 行此慈愍。
行者欲學 大人行故 亦當不殺。
또한 수행을 하는 이는 마땅히 대인(大人)의 법을 배워야 하나니, 일체의 대인(大人) 가운데서 부처님이 으뜸이시니,
왜냐하면 一切智慧(일체지혜)를 성취하셨으며,
십력(十力)을 구족하셨으며,
능히 중생을 제도하시며,
항상 자애를 베푸시며 불쌍히 여기시는=慈愍(자민)을 행하시며,
불살생계=不殺戒(불살계)를 지니시어 스스로가 부처를 이루시고는 제자들에게도 그러한 慈愍(자민)을 행하게 가르치시기 때문이라.
그러므로 수행자가 대인(大人)의 행을 배우고자 하거든 마땅히 살생을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