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도론(大智度論)

대지도론(大智度論) 제12권 5

Skunky 2023. 10. 25. 08:01

大智度論釋初品中 檀波羅蜜 法施之餘’ 卷第十二

龍樹菩薩造 용수 보살 지음.
後秦龜茲國三藏法師鳩摩羅什奉 詔譯 후진 구자국 구마라집 한역
김성구 번역/김형준 개역 경량 엮음 참조

20. 초품 중 단바라밀의 법시(法施)의 나머지를 풀이함② 5

 

問曰, 三事和合 故名爲檀, 今言三事不可得 云何名 '檀波羅蜜具足滿'?

今有財 有施 有受者, 云何三事不可得?

묻나니, (믿음 복전 재물) 세 가지가 화합함으로써 보시라 하나니,

그런데 이제 말씀하시기를 ‘세 가지 모두를 얻을 수 없다’고 하신다면, 어떻게 보시바라밀을 갖추고 원만히 한다고 할수 있겠습니까?

지금 재물도 있고, 보시하는 이도 있고, 보시를 받는 이도 있거늘 어찌하여 이 三事(삼사)를 얻을 수 없다고 하시는 것입니까?

 

如所施疊實有。何以故, 疊有名 則有疊法 若無疊法 亦無疊名, 以有名故 應實有疊。

疊 겹쳐질 첩

마치 한 필의 원단을 보시하였다면 실제로 한 필의 원단이 있게 되는 것이니

왜냐하면 한 필의 원단이라는 이름이 있게 된 것은, 즉 한 필의 원단이라는 형상=法(법)도 있기 때문이니,

만약 한 필의 원단의 法(법)이 없었다면 한 필의 원단이라는 이름도 없을 것이지만

이름이 있게 된 까닭에 실로 한 필의 원단이라는 법이 마땅히 있는 것이며, 

 

復次 疊 有長 有短 麤 細 白 黑 黃 赤 有因 有緣 有作 有破 有果報 隨法生心。

十尺爲長 五尺爲短, 縷大爲麤 縷小爲細, 隨染有色, 有縷爲因 織具爲緣 是因緣和合故爲疊。

人功爲作 人毀爲破, 御寒暑 弊身體 名果報。縷 실 루

또한한 필의 원단에는 길고 짧음거침과 섬세함흰색과 검은색황색과 붉은색, 인과 연, 지음과 깨뜨림, 결과와 과보가 있으니, 이러한 모든 法(법)을 쫓아 마음이 생겨나는 것이라.

곧 열 자는 길고 다섯 자는 짧으며, 올이 굵으면 거칠고 올이 가늘면 섬세하며, 물들임에 따라 색상이 있게 되고,

또한 올이 있음은 ()이요 짜는 () 되나니,

이러한 인연이 화합하기 때문에 '한 필의 원단'이 있게 된 것이며, 

사람이 공을 들이는 것을 지음이라 하고, 사람이 훼손하면 깨뜨림이 있게 되며,

추위와 더위를 막거나 몸을 가리면 과보라 하느니라. 

 

人得之大喜 失之大憂。以之施故 得福助道, 若盜若劫 戮之都市 死入地獄。

如是等 種種因緣故 知有此疊 是名疊法 云何言 施物不可得? 戮 죽일 륙

사람들은 얻으면 기뻐하고 잃으면 몹시 근심하나니, 보시한 까닭에 복을 받아서 도(道)에 도움이 되지만, 만약 훔치거나 혹은 약탈하거나, 도심에서 사람을 죽이게 되면 죽어서 지옥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라.

이와 같은 갖가지 인연이 있는 까닭에 이 '한 필의 원단'이 있게 됨을 알 수 있으니,

이를 '한 필의 원단의 법'이라 하거늘 어찌하여 보시하였으나 보시한 물건을 얻을 수 없다고 하는 것입니까?

불가득(不可得) 일체법의 그 어디에도 무언가 정()해진 실상(實相)이 없으므로 얻지 못한다.라고 이해하지 못하고 아무 것도 얻지 못하는 것이라고 이해하는 동문서답의 전형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마하반야바라밀다경

 

答曰, 汝言有名故有 是事不然。何以知之, 名有二種, 有實 有不實。

不實名 如有一草 名朱利朱利 秦言賊也 草亦不盜不劫 實非賊而 名爲賊。

답하나니, 그대가 말하기를 '이름이 있으므로 있는 것이다'라고 한것은 옳지 못하니라. 어떻게 그것을 아는가? 이름에는 두 종류가 있으니, 진실한 사실=有實(유실)과 진실하지 않은 사실=有不實(유불실)이라.

진실한 사실이 아닌 이름=不實名(불실명)이란, 마치 어떤 풀의 이름이 주리(朱利, Cula  -진나라 말로 도적(賊)- 이지만, 풀 자체는 훔치거나 약탈하지 않기에 실제로는 도적이 아니거늘 이름만 도적이라 불리는 것과 같으며, 

 

又如兔角 龜毛 亦但有名 而無實。疊雖不如兔角 龜毛無 然因緣會故有 因緣散故無。如林 如軍 是皆有 名而無實。譬如 木人 雖有人名 不應求其人法。疊中雖有名 亦不應求 疊眞實。

또한, 마치 토끼의 뿔이나 거북의 털처럼 다만 이름만 있을 뿐 실제로는 없는 것과도 같으니, '한 필의 원단'은 토끼의 풀이나 거북의 털과 같이 없는 것은 아니나, 인연이 모였기에 있게 되었고, 인연이 흩어지면 없게 되는 것이다.

마치 숲이나 군대와 같은 것들도 모두 이름은 있으나 실로는 없는 것과 같으니, 비유하자면, 木人(목인)이 비록 사람이란 이름은 있으나 사람의 특성=法(법)을 구할 수 없는 것과 같은 것으로, '한 필의 원단' 역시 이름은 있으나 원단의 실체는 구할 수 없느니라.

 

疊能生 人心念因緣 得之便喜 失之便憂 是爲念因緣。

心生有二因緣, 有從實而生 有從不實而生。如夢中所見 如水中月 如夜見 杌樹謂爲人 如是名 從不實中 能令心生。是緣不定 不應言 心生有故 便是有。杌 위태로울 올 

원단이란 사람의 마음으로 생각을 내게 하는 인연이 되나니, 얻으면 기뻐하고 잃으면 근심하니, 이것이 '생각의 인연'이라 하며, 

마음이 생겨남에는 데 두 가지의 인연이 있으니, 진실한 것을 따라 생기는 것과 실재하지 못한 것으로부터 생기는 것이라.

꿈속에서 본 것과 같고, 물속에 비친 달과 같고, 밤에 말뚝을 보고 사람이라 여기는 것과 같은, 이러한 것들은 일컬어 ‘실재하지 않는 것에서 능히 마음을 내는 것이라고 하나니, 이러한 인연이란 일정한 것이 아니니, 마음으로 (착각으로) 생겨나 있는 것이기에 곧 실재하는 것이라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若心生 因緣故有 更不應求實有。

如眼見水中月 心生謂是月 若從心生 便是月者 則無復眞月。

만약 마음의 생각으로 생겨난 인연 때문에 있는 것이라고 한다면, 다시 실제의 존재를 구하지 말아야 할 것이니, 이는 마치 눈으로 물속의 달을 보고는 마음으로 생각을 일으켜 ‘이것이 달이다’라고 하나니, 만약에 마음을 좇아 생겨난 이 달이 진실한 것이라 한다면, 곧 진정한 하늘의 달은 없는 것과 같으니라.

 

復次 '有' 有三種, 一者 相待有, 二者 假名有, 三者 法有。

또한 마음으로 있다고 하는 有(유, 유위有爲)에는 세 종류가 있으니, 첫째는 상대적으로 있음=相待有(상대유)요, 둘째는 거짓 이름으로 있음=假名有(가명유)요, 셋째는 법답게 있음=法有(법유)이라.  

 

相待者, 如長短 彼此等 實無長短 亦無彼此 以相待故有名。

長因短有 短亦因長, 彼亦因此 此亦因彼, 若在物東 則以爲西, 在西則以爲東, 一物未異而有東 西之別 此皆有名 而無實也。如是等名 爲相待有 是中無實法 不如 色香味觸等。

상대적으로 있는 것=相待有(상대유)라 함은 마치 길고 짧음, 저쪽과 이쪽=彼此(피차)와 같이 실제로는 길고 짧음이 없으며, 저쪽과 이쪽이 없건만 서로를 상대하여 마주 대하기 때문에 나름의 이러한 일컬음이 있게 되는 것으로,

길다 함은 짧은 것으로 인하여 존재하고, 짧다 함 또한 긴 것으로 인하여 존재하며, '저쪽'은 '이쪽'을 인하여 있는 것이고, '이쪽'이라는 것 역시 '저쪽'을 인하는 것이라.

만일 어떤 물건이 동쪽에 있다면 그로 인하여 이쪽은 서쪽이 될 것이지만, (만약 그 물건이) 서쪽에 있었다면 이 쪽을 동쪽이라 할 것이니, 그 한 물건은 다름없는 여전한 것이나 동쪽ㆍ서쪽의 차별이 생기게 한 것이니, 이들은 모두가 이름(말)일 뿐인 것으로 이러한 것들을 ‘相待有(상대유)’라 하는 것이라.

이에는 실재하는 법은 없으니, 색(色) 향(香) 미(味) 촉(觸) 등도 다르지 않느니라.

 

假名有者 如酪 有色香味觸 四事因緣合故 假名爲酪。雖有 不同因緣法有, 雖無 亦不如兔角 龜毛無, 但以因緣合故 假名有酪。疊亦如是。酪 진한 유즙 락. ① 진한 유즙(乳汁) ② 단술 ③ 연유(煉乳), 치즈 따위 ④ 식초

(무언가 정(定)해진 모습이 없어 말과 글로 표현할 수밖에 없으므로) 거짓으로 있다고 함은, 마치 소락=酪(락)이 색 향 미 촉 등의 네 가지 인연이 합하여 진 까닭에 가명으로 소락=酪(락)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으니, 

비록 (소락=酪락이) 있다고 하나 인연의 법으로 있는 것일 뿐이며,

(소락=酪락이) 없다고 한다면 토끼의 뿔이나 거북의 털이 없는 것과도 같지 않은 것으로,

다만 인연화합으로 있는 까닭에 가명으로 ‘있다’ 할 뿐이라.

소락=酪(락)이나 한 필의 원단의 경우도 그러하니라.

오진(五塵)에서 성()은 머무는 곳이 없는 허망한 까닭에 색향미촉(色香味觸)만이 이러한 일을 일으킬 수 있는 것입니다. -마하반야바라밀다경

 

復次 有極微 色香味觸故 有毛分, 毛分因緣故 有毛, 毛因緣故 有毳, 毳因緣故 有縷, 縷因緣故 有疊, 疊因緣故 有衣。毳 솜털 취, 縷 실 루 ① 실 ② 누더기 ③ 실처럼 가늘고 긴 것 ④ 명주(明紬)

또한, 지극히 미세한=極微(극미, paramāṇu)의 색(色) 향(香) 미(味) 촉(觸)이 있으므로 동물성 섬유=毛分(모분)이 있고,

동물성 섬유=毛分(모분)의 인연으로 털이 있으며,

털의 인연으로 솜털=毳(취)가 있으며,

솜털=毳(취)의 인연으로 실오라기=縷(루)가 있게 되었으며,

실오라기=縷(루)의 인연으로 원단이 있게 되고, 원단의 인연으로 옷이 있게 되나니, 

 

극미(極微, paramāṇu)= 물질의 특징을 지니지 않는 순간까지 물질을 세분한 것으로, 원자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일극미를 중심으로 상ㆍ하ㆍ사방에 극미가 모인 것을 미진(微塵)이라고 한다. 

 

색향미촉(色香味觸)을 사망(四妄)이라고 부르는 것이 무위(無爲)에서 미진(微塵)을 통해 유위(有爲)의 오진(五塵)이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 환술과 같고 변화와 같은 것이라 “망(妄)”이라 부르는 것이며 근거는 능엄경(楞嚴經)을 참고 하였습니다. -마하반야바라밀다경

 

若無極微色 香 味 觸因緣 亦無毛分, 毛分無故亦無毛, 毛無故亦無毳, 毳無故亦無縷, 縷無故亦無疊, 疊無故亦無衣。

極微극미=1. 지극히 작거나 보잘것없이 잚 2. 색이나 형체를 가지고 있는 현상 세계를 가장 작게 분석한 것

만일 지극히 미세함=極微(극미)의 색(色) 향(香) 미(味) 촉(觸)의 인연이 없으면 또한 동물성 섬유=毛分(모분)도 없게 되며, 동물성 섬유=毛分(모분)이 없는 까닭에 털도 없고,

털이 없는 까닭에 솜털=毳(취)도 없고,

솜털=毳(취)가 없는 까닭에 실오라기=縷(루)도 없게 되며,

원단이 없는 까닭에 옷도 없게 됨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