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도론(大智度論)

대지도론(大智度論) 제12권 1

Skunky 2023. 10. 23. 08:00

大智度論釋初品中 檀波羅蜜 法施之餘’ 卷第十二

龍樹菩薩造 용수 보살 지음.
後秦龜茲國三藏法師鳩摩羅什奉 詔譯 후진 구자국 구마라집 한역
김성구 번역/김형준 개역 경량 엮음 참조

20. 초품 중 단바라밀의 법시(法施)의 나머지를 풀이함② 1

 

▶論. 問曰, 云何名 檀波羅蜜滿?

▷묻나니, 어떤 것을 단바라밀(檀波羅蜜, 보시바라밀)의 원만함이라 하는 것입니까?

 

答曰, '檀'義 如上說。'波羅' 秦言彼岸 '蜜'秦言到, 是名渡布施河 得到彼岸。

답하나니, 단(檀, dana, 보시)의 뜻은 앞에서 말한 바와 같으며,

바라(波羅, para)은 진나라 말로 저 언덕=彼岸(피안)이라는 뜻이며,

밀(蜜, mita)는 진나라 말로 到(도)=이르다라는 뜻으로,

즉 檀波羅蜜(단바라밀)이라는 것은 보시(布施)로 번뇌(煩惱)의 강을 건너 피안에 이르는 것을 말한다.

 

問曰, 云何名 不到彼岸?

묻나니, 어떤 것을 피안(彼岸)에 이르지 못한 것이라 하는 것입니까?

 

答曰, 譬如 渡河未到而還 名爲不到彼岸。

如舍利弗 於六十劫中 行菩薩道 欲渡布施河。

時 有乞人來乞其眼 舍利弗言, '眼無所任 何以索之?

若須我身 及財物者 當以相與!'

답하나니, 비유하자면, 강을 건너는 도중에 돌아오는 것을 일러 ‘피안에 이르지 못했다’ 고 하나니,

마치 사리불은 60겁 동안 보살도를 행하면서 보시의 강을 건너려 하였으나,

어떤 걸인(乞人)이 와서 그의 눈을 달라고 하여,

이에 사리불이 말하기를, '눈이 없으면 살아 갈 수 없으니, 이는 승낙할 수 없는 일이다. 차라리 내 몸이나 재물이 필요하다면 당연히 주겠노라' 하였으나,

 

答言, '不須汝身 及以財物 唯欲得眼。若汝實行檀者 以眼見與'

걸인이 대답하기를, '그대의 몸이나 재물은 필요치 않고 오직 눈을 얻고자 하니, 그대가 진실로 보시를 행한다면 눈을 주시오'

 

爾時 舍利弗 出一眼與之。乞者得眼 於舍利弗前 嗅之嫌臭 唾而棄地 又以腳蹹。蹹 밟을 답

그때 사리불이 눈알 하나를 뽑아서 주니, 걸인은 그 눈을 받아들고 사리불의 앞에서 냄새를 맡더니 싫은 냄새가 난다고 하면서 침을 뱉으며, 땅에 버리고는 발로 밟아 버리는 것이었다.

 

舍利弗思惟言, ‘如此弊人等 難可度也! 眼實無用 而强索之 旣得而棄 又以腳蹹,何弊之甚! 如此人輩 不可度也。不如自調 早脫生死'

사리불이 생각하기를, ‘이렇게 포악한 사람은 제도할 길이 없겠구나. 눈이 실제로 필요하지도 않으면서, 기어코 달라고 우기더니, 받자말자 버려 버리고 또한 발로 밟아 버렸으니, 어찌 이다지도 해를 끼침이 심할 수 있을까! 이러한 사람은 제도할 수 없으니, 차라리 스스로 자신을 닦아 신속히 생사를 벗어나느니만 못하리라.’

 

思惟是已 於菩薩道退 迴向小乘 是名不到彼岸。若能直進不退 成辦佛道 名到彼岸。

이렇게 생각하고는 보살도에서 물러나 소승으로 회향하였으니, 이것이 곧 피안(彼岸)에 이르지 못한 것이라 하며, 

만약 능히 곧장 나아가 물러나지 않았다면, 辦=방편의 힘을 완성하여 불법을 성취하여 ‘피안(彼岸)에 이르렀다’ 하리라.

 

復次 於事成辦 亦名到彼岸 天竺俗法, 凡造事成辦 皆言到彼岸。

또한, 어떠한 일을 완성하여 끝내는 것을 ‘피안에 이르렀다’ 고 하나니,

天竺(천축)=인도의 俗法(속법)=세속법에서는 보통 일을 완성하여 끝내는 것을 모두 ‘피안에 이르렀다’고 하며, 

 

復次 此岸名慳貪 檀名河中 彼岸名佛道。

復次 有無見名此岸 破有無見 智慧名彼岸 懃修布施 是名河中。懃 살뜰할 근

또한, 此岸(차안)=이쪽 언덕이란 인색함이요,

檀(단, 보시)란 강을 건너는 중이요,

피안(彼岸)이란 불도라 하며, 

또한, 있다 없다(유위법 무위법) 하는 소견은 此岸(차안)이요,

있다 없다 하는 소견을 깨뜨린 지혜는 피안(彼岸)이요,

부지런히 보시를 닦는 것은 강을 거너는 중이라 하며, 

 

復次 檀有二種, 一者 魔檀, 二者 佛檀。

若爲結使 賊所奪 憂惱怖畏 是爲魔檀 名曰此岸。

若有淸淨布施 無結使賊 無所怖畏 得至佛道 是爲佛檀 名曰到彼岸 是爲波羅蜜。

또한 보시에는 二種(이종)=두 종류가 있으니, 하나는 마(魔)를 위한 보시요 두 번째는 부처님을 위한 보시이라.

만약 보시하되 結使(결사)=번뇌의 도적인 무명(無明)에게 의식을 빼앗겨 근심과 걱정으로 두렵고 무서움으로 한다면 이는 마의 보시이니, 이를 일컬어 이쪽 언덕=此岸(차안)이라 하며,

만약 어떤이가 청정(淸淨)하게 보시하는 것이, 結使(결사)=번뇌의 도적이 없고 무섭고 두려움없이 불도에 이르게 된다면 이것은 부처님의 보시이니, 일컬어 피안(彼岸)에 이르렀다고 하며, 이것이 바라밀(波羅蜜)이니라.

 

如佛說 '毒蛇喩經'中, 有人得罪於王 王令掌護一篋 篋中有四毒蛇, 王勅罪人 令看視養育。

此人思惟, ‘四蛇難近 近則害人 一猶叵養 而況於四?'

便棄篋而走 王令五人拔刀追之。篋 상자 협

마치 '불설독사유경(佛說毒蛇喩經, Asīviṣopamasūra)'에서 하신 말씀과 같으니, 

'어떤 사람이 왕에게 죄를 짓자 왕은 그에게 광주리를 하나를 맡기면서 잘 지키라고 분부하였다.

그 광주리 안에는 네 마리의 독사가 있었는데, 왕이 죄인에게 잘 보살펴 기르라 하니,

죄인이 생각하기를, ‘네 마리의 독사는 가까이하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가까이하는 사람을 해치나니, 한 마리도 기르기 어렵거늘 하물며 네 마리를 살피겠는가!' 하고는 광주리를 버리고 달아나니, 왕은 다섯 사람을 시켜 칼을 뽑아들고 좇아가게 명하였다.

 

復有一人 口言附順 心欲中傷 而語之言, '養之以理 此亦無苦!'

其人覺之 馳走逃命 至一空聚。

有一善人 方便語之, '此聚雖空 是賊所止處 汝今住此 必爲賊害 愼勿住也!'

도망가던 중, 어떤 사람이 그럴듯한 달콤한 말을 하여 주나니, 마음 속으로는 해칠 생각을 품고 말하는 것이, '이치에 맞게 기르면 괴로울 리가 없다.' 하니,

그 죄인은 그의 말 뜻을 눈치 채고는 서둘러 달아나 목숨을 부지하여, 어느 빈 마을에 이르렀는데, 거기에 어떤 착한 사람이 있어, 그에게 방편으로 말해주기를, '이 마을이 지금은 비록 텅 비었으나 도적들이 머무는 곳이니, 그대가 여기에 머문다면 반드시 도적에게 해를 입을 것이니, 행여나 머물지 마시라.'

 

於是復去 至一大河 河之彼岸 卽是異國。其國安樂 坦然淸淨 無諸患難。

於是集衆草木 縛以爲栰 進以手足 竭力求渡 旣到彼岸 安樂無患。栰 뗏목 벌

이에 다시 달아나서 어느 큰 강가에 이르렀으니, 그 강의 저쪽은 다른 나라였는데, 그 나라는 안락하고 평탄하고 청정하여 아무런 근심거리가 없는 곳이었다.

그는 온갖 초목을 모아 묶어서 뗏목을 만들었다. 그리고는 온 힘을 다하여 손과 발로 저어 건너서 피안(彼岸)에 이르니, 안락하고 근심이 없게 되었다.

 

王者魔王, 篋者人身, 四毒蛇者 四大, 五拔刀賊者 五衆, 一人口善心惡者 是染著,

空聚是六情, 賊是六塵, 一人愍而語 之是爲善師, 大河是愛, 栰是八正道,

手足懃渡是精進, 此岸是世閒, 彼岸是涅槃, 度者漏盡 阿羅漢。

여기에서 왕이라 함은 마왕(魔王)이요, 광주리라 함은 사람의 몸이요,

네 마리의 독사라 함은 사대(四大)요, 칼을 뽑아 든 다섯 사람이라 함은 오중(五衆, 오온)이요,

입으로는 좋은 말을 하나 마음이 악한 사람이라 함은 오욕(五慾)에 물들고 집착됨=染著(염착)이요,

빈 마을이라 함은 육정(六情)이요, 도적이라 함은 육진(六塵)이요,

어떤 착한 사람이라 함은 좋은 스승이요, 큰 강이라 함은 애욕(愛慾)이요,

뗏목이라 함은 팔정도(八正道)요, 온 힘을 다하여 손과 발로 저어 건넜다 함은 정진(精進)이요,

此岸(차안)=이쪽 언덕이라 함은 세간(世閒)이요, 피안(彼岸)이라 함은 열반(涅槃)이요,

度者(도자)=건넌 자라 함은 누(漏)가 다한 아라한을 말하는 것이니라.

 

菩薩法中 亦如是, 若施有三㝵, 我與彼受 所施者財 是爲墮魔境界 未離衆難。

如菩薩布施 三種淸淨 無此三㝵 得到彼岸 爲諸佛所讚 是名檀波羅蜜。

以是故名到彼岸。

보살의 법(가르침)도 이와 같아서 보시에 세 가지 장애, 즉 '내'가 주어서 저 사람이 받으며, 베푸는 바를 '받는 자'와 '재물'이 있다고 여기게 되면 이는 마의 경계에 떨어지는 것으로, 아직 온갖 환란을 여의지 못한 것이 되고 마나니,

이처럼 보살의 보시는 삼종(三種) 모두가 청정하여 이러한 세 가지의 장애가 없어야 피안에 이르게 되며, 부처님들께서 칭찬하시는 바이니, 이것을 檀波羅蜜(단바라밀, 보시바라밀)이라 하며, 이러한 까닭에 ‘피안(彼岸)에 이른다’고 하느니라.

 

此六波羅蜜 能令人渡 慳貪等煩惱 染著大海 到於彼岸 以是故名 波羅蜜。

이 6바라밀은 능히 사람으로 하여금 인색함 등의 번뇌에 물든 바다를 건너 피안에 이르게 하나니, 그러므로 '바라밀(波羅蜜, para mita)'이라 하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