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도론(大智度論)

대지도론(大智度論) 제11권 11

Skunky 2023. 10. 19. 08:00

大智度論釋 初品中 '檀相義第十九

龍樹菩薩造 용수 보살 지음.
後秦龜茲國三藏法師鳩摩羅什奉 詔譯 후진 구자국 구마라집 한역
김성구 번역/김형준 개역 경량 엮음 참조

19. 초품 중 단()의 모습[]과 뜻을 풀이함 3

 

復次 有世閒檀 有出世閒檀, 有聖人所稱譽檀 有聖人所不稱譽檀, 有佛菩薩檀 有聲聞檀。

何等世閒檀? 凡夫人布施 亦聖人作 有漏心布施 是名世閒檀。
또한 세간의 보시=世閒檀(세간단)이 있으며, 세간을 벗어난 보시=出世閒檀(출세간단)이 있으니,

성인이 칭찬하는 보시=檀(단)이 있으며, 성인이 칭찬하지 않는 보시=檀(단)이 있으며,

부처님과 보살의 보시=佛菩薩檀(불보살단)과 성문의 보시=聲聞檀(성문단)이 있으니, 
어떠한 것이 세간의 보시=世閒檀(세간단)인가?

곧 범부의 보시 또는 성인이 유루(有漏)의 마음으로 짓는 보시이니, 이를 세간의 보시=世閒檀(세간단)이라 하며, 

 

復次 有人言, 凡夫人布施 是爲世閒檀。聖人 雖有漏心布施 以結使斷故 名出世閒檀。

何以故, 是聖人 得無作三昧故。
또한 어떤 사람은 다음과 같이 말하나니, '범부의 보시를 세간의 보시=世閒檀(세간단)이라 하고,

성인들은 비록 유루의 마음으로 보시하였어도 번뇌=結使(결사)를 끊었으므로 세간을 벗어난 보시=出世閒檀(출세간단)이라 하나니,

왜냐하면 이 성인은 작위 없는 삼매=無作三昧(무작삼매)를 얻었기 때문이다.'
 
復次 世閒檀者 不淨, 出世閒檀者 淸淨。

二種結使, 一種屬愛, 一種屬見。爲二種結使所使 是爲世閒檀。

無此二種結使 是爲出世閒檀。

若三㝵繫心 是爲世閒檀。何以故 因緣諸 法實無吾我 而言我與彼取 是故名世閒檀。
또한 세간의 베풂=世閒檀(세간단)은 부정하고, 세간을 벗어난 보시=出世閒檀(출세간단)은 청정하니,

2종(種)의 번뇌에서 하나는 애욕(갈애渴愛)에 속하고, 하나는 견해(사견邪見)에 속하나니,

이 2종(種)의 번뇌에 부림을 당하는 것을 世閒檀(세간단)이라 하고,

두 2종(種)의 번뇌가 없으면 (부림을 당하지 않으면) 이를 出世閒檀(출세간단)이라 한다.
만일 三㝵繫心(삼애계심)=세 가지 장애(유신애有身礙 유호의애有狐疑礙 유사신애有邪信礙 )에 마음이 결박되어 있다면 世閒檀(세간단)이 되나니,

왜냐하면 인연 화합으로 생긴 모든 법은 실로 '나'가 없거늘 ‘내가 주고 그가 받는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世閒檀(세간단)이라 하느니라.


復次 我無定處。我以爲我 彼以爲非, 彼以爲我 我以爲非。以是不定故 無實我也。
또한 '나'라고 하는 것은 정해진 곳=定處(정처)가 없으니, '나'로써 '나'를 삼으면 그는 내가 아닌 것이 되며, '그 내가 아닌 것'을 '나'로 삼으면 '나'는 '내'가 아닌 것이 되는 것이라. 이렇게 정해진 것이 없으므로 진실한 '나'란 없는 것이니라.

(또한오온(五蘊)으로 이루어진 ‘나’라는 모습의 그 어디에도 무언가 정()해진 실상(實相)이 없는 것이거니와, 라는 것이 있으므로 해서 이 있게 되는 것으로, 라고 내세우나 저쪽에서는 라는 것이 아니고저쪽에서 를 내세워도 내 쪽에서는 가 아닌 것이어서 이렇게 정()해진 것이 아닌 까닭에 오온(五蘊)으로 이루어진 ‘나’라는 모습의 그 어디에도 무언가 정()해진 실상(實相)이란 없는 것입니다.-마하반야바라밀다경의 해석)


所施財者 從因緣和合有, 無有一法獨可得者。

如絹, 如布 衆緣合故成, 除絲除縷 則無絹 布, 諸法亦如是, 一相無相 相常自空。

人作想念 計以爲有 顚倒不實 是爲世閒檀。
재물을 보시하는 것이란, 재물은 인연화합을 좇아 있는 것으로 어떠한 법도 혼자서는 존재할 수 없는 것이라.

마치 비단이나 베(布포, 무명)가 뭇 인연(씨실과 날실)이 화합하여 이루어지는 것과 같으니, 올(絲사, 명주)가 없고 실(縷루, 실)이 없다면 비단이나 베는 존재하지 않게 되나니,

제법 또한 이와 같아서 한 모습=一相(일상)으로 無相(무상)이니, 그 相(상, 자성)은 항상 스스로 공한 것이라.

다만 사람들이 생각을 일으켜 있다고 헤아릴 뿐이니, 顚倒(전도)=뒤바뀌어 진실하지 않으니, 이를 世閒檀(세간단)이라 하는 것이다.

 
心無三㝵 實知法相 心不顚倒 是爲出世閒檀。出世閒檀 爲聖人所稱譽, 世閒檀 聖人所不稱譽。
만일 마음에 유신애(有身礙) 유호의애(有狐疑礙) 유사신애(有邪信礙)의 三㝵(삼애)=세 가지 걸림이 없이, 실다운 제법(諸法)의 실상(實相)을 알아 마음이 顚倒(전도)되지 않으면, 이를 出世閒檀(출세간단)이라 하며, 
出世閒檀(출세간단)은 성인들이 칭찬하는 바이나, 世閒檀(세간단)은 성인이 칭찬하는 바가 아니니라.

 
復次 淸淨檀 不雜結垢 如諸法實相 是聖人所稱譽, 不淸淨 雜結使 顚倒心著 是聖人 所不稱譽。
또한 청정(淸淨)한 단(보시)이란, 번뇌의 때와 섞이지 않으며, 한결같은 제법(諸法)의 실상(實相)과 같음이라 성인들이 칭찬하는 바이나, 청정하지 못한 단(보시)는 번뇌와 함께 顚倒(전도)된 마음과 집착으로 뒤섞여 있으니, 이는 성인들이 칭찬하지 않는 것이며,

復次 實相智慧 和合布施 是聖人所稱譽, 若不爾者 聖人所不稱譽。
또한 실상(實相)의 지혜와 화합하여 함께하는 보시는 성인이 칭찬하는 바이나, 그렇지 못하면 성인이 칭찬하지 않는 것이며, 


復次 不爲衆生, 亦不爲知諸法實相故施 但求 脫生老病死是爲聲聞檀, 爲一切衆生故施, 亦爲知諸法實相故施, 是爲諸佛菩薩檀。
또한 중생을 위함도 아니고, 제법(諸法)의 실상(實相)을 알고자 보시하는 것도 아닌, 오직 생ㆍ노ㆍ병ㆍ사(生老病死)에서 벗어나기를 구하는 것이리면 이는 성문의 단(보시)이며, 

일체 중생을 위해서 보시하거나 제법(諸法)의 실상(實相)을 알고자 보시한다면 이는 제불보살(諸佛菩薩)의 단(보시)이니라.

 
於諸功德 不能具足, 但欲得少許分 是爲聲聞檀, 一切諸功德 欲具足滿 是爲諸佛菩薩檀。
모든 공덕을 두루 갖추지 못하고 단지 조금만 얻고자 한다면 이는 성문의 단(보시)이며,

일체의 공덕을 두루 갖추어 만족하게 하고자 한다면 이는 제불보살(諸佛菩薩)의 보시이며,

 
畏老病死故施 是爲聲聞檀, 爲助佛道 爲化衆生 不畏老病死 是爲諸佛菩薩檀。是中應說 '菩薩本生經'。

如說'阿婆陁那經'中, 昔閻浮提中 有王 名婆薩婆。爾時 有婆羅門菩薩 名韋羅摩 是國王師, 教王作轉輪聖王法。
늙고 병들고 죽는 일을 두려워하기에 보시한다면 이는 성문의 단이나,

불도를 돕기 위해서나 중생을 교화하고자 하는 것이거나, 또한 노ㆍ병ㆍ사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이는 제불보살(諸佛菩薩)의 보시이니, 이에 대하여 보살의 본생경(本生經, Jātaka) 중의 '아바다나경(阿婆陀那經 Avadānasūtra)'에 나오는 말씀과 같으니, 

옛날 염부제에 바살바(婆薩婆, vāsarva)라는 왕이 있었는데, 그 때에 위라마(韋羅摩, Velāma)라는 바라문 보살이 국왕을 가르치는=王師(왕사)로서 왕에게 전륜성왕의 법을 가르치고 있었다.


韋羅摩財富無量 珍寶具足 作是思惟, '人謂我爲貴人 財富無量 饒益衆生 今正是時 應當大施。富貴雖樂 一切無常 五家所共 令人心散 輕泆不定,
譬如獼猴 不能暫住 人命逝速 疾於電滅 人身無常 衆苦之藪。以是之故 應行布施' 泆 넘칠 일
위라마왕사는 재물이 무량하고 값진 진보(珍寶)를 갖추고 있었는데,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사람들은 나를 일컬어 부귀한 사람이고 재물이 무량하여 중생들을 이롭게 한다고 하니, 지금이 바로 알맞은 때이니 크게 보시를 하여야 하리라. 부귀가 비록 즐거우나 일체가 무상하며, 5가(五家, 왕, 도적, 화, 수, 악인)가 공유하는 것이니, 사람의 마음을 산란하게 하고, 신중하지 못하여 경솔함으로 치달려 안정되지 못함이 마치 원숭이가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함과 같으며, 사람이 생을 마침은 번갯불이 사라지는 것보다 빠르며, 사람의 몸은 무상한 것이며 숱한 고통의 늪이라. 이러한 까닭에 보시를 해야 하는 것이다.’

 

5가(五家)= 왕(王), 도적(盜賊), 화(火), 수(水), 악인(惡人). 곧 세상의 재물이란 대부분 왕ㆍ도적ㆍ악인이 소유하거나 수재나 화재들의 재해로 사라지는 법임을 의미한다.


如是思惟已 自作手疏 普告閻浮提 諸婆羅門 及一切出家人, '願各屈德 來集我舍 欲設大施' 滿十二歲 飯汁行船 以酪爲池 米麪爲山 蘇油爲渠 衣服 飮食 臥具 湯藥 皆令極妙 過十二歲 欲以布施。疏 트일 소, 汁 즙 즙,  酪 진한 유즙 락,  渠 도랑 거
麪은 '국수 면' 또는 '밀가루 면'이라는 한자로, '국수' 를 뜻하며 麵(국수 면)은 속자(俗字)이다.

이와 같이 생각하고는 손수 글을 지어 염부제 안의 모든 바라문과 출가한 사람들에게 널리 알렸다.
'원하건대 여러 곳의 대덕들이시여, 부디 저의 집에 왕림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큰 보시를 베풀기를 12년 동안 하고자 합니다.'
그리고는 배를 띄울 만큼 많은 국=飯汁(반즙)을 마련하고, 치즈=酪(락)으로 못=池(지)를 채우고, 쌀과 국수를 산처럼 쌓아 놓고,  우유로 만든 버터 모양의 기름=蘇油(소유)를 개울처럼 흐르게 하고, 그 밖의 의복ㆍ음식ㆍ침구ㆍ탕약 등을 극진하게 마련하여 12년간 보시를 행하고자 하였다.
 
八萬四千白象 犀甲金飾 珞以名寶 建大金幢 四寶莊嚴, 八萬四千馬 亦以犀甲金飾 四寶交絡, 八萬四千車 皆以金銀 琉璃 頗梨 寶飾 覆以師子 虎豹之皮 若白劍婆羅寶 𨏥雜飾 以爲莊嚴, 犀 무소 서, 豹 표범 표
8만 4천의 흰 코끼리를 물소가죽 갑옷=犀甲(서갑)과 금으로 장식하고, 이름난 보배로 대금당(大金幢)을 세워 네 가지 보배로 장엄하였으며,
8만 4천의 말 또한 물소가죽 갑옷과 금으로 장식하고 네 가지 보석으로 영락(瓔珞)을 걸었으며,
8만 4천의 수레를 모두 금ㆍ은ㆍ유리ㆍ파리 등의 보배로 장식하고 그 위를 호랑이와 표범의 가죽으로 덮었으며, 백검(白劍)과 전륜성왕이 타고 다니는=바라(婆羅, valāhaka. 전륜성왕의 7보 가운데 하나인 마보馬寶)와 보배 휘장과 여러 가지 장식으로 장엄하였으며,

 

八萬四千四寶牀 雜色綩綖 種種茵蓐 柔軟細滑 以爲挍飾, 丹枕錦被 置牀兩頭 妙衣盛服 皆亦備有, 八萬四千 金鉢盛滿銀粟 銀鉢盛金粟 琉璃鉢盛頗梨粟 頗梨鉢盛琉璃粟, 綖 면류관 싸개 연, 실 선, 茵 자리 인, 蓐 자리 욕, 깔개 욕, 粟 조 속, 
8만 4천의 네 가지 보배로 만든 평상에 갖가지 빛깔을 찬란하게 칠하였으며, 갖가지 보드랍고 매끄러운 요를 펴서 잘 꾸몄으며, 붉은색 베개와 비단 이불을 평상 양쪽 끝에 두고 묘한 옷과 화려한 복장도 모두 갖추어 놓았다.
8만 4천의 황금 발우에 은싸래기를 가득 담고, 은 발우에는 황금싸래기를 가득 담고, 유리(琉璃) 발우에는 파리(玻璃) 싸래기를 가득 담고, 파리 발우에는 유리싸래기를 가득히 담아 놓았으며,


八萬四千乳牛 牛出乳一斛 金飾其𧿵角 衣以白疊, 八萬四千美女 端正福德 皆以白珠名寶瓔珞其身。略擧其要 如是種種 不可勝記。
8만 4천 마리의 젖소가 있어 소마다 젖이 한 섬=石(석)씩 나오는데, 황금으로 뿔을 장식하고 횐 천으로 옷을 입혔다.
8만 4천의 미녀가 있어 단정하고 복스러운데 모두가 흰 진주와 이름난 보배를 몸에 걸어 장식했으니,
그 요점을 대략만 거론하여도 이와 같거니와 세세한 것을 다 기록할 수 없을 만큼이었다.

 

爾時 婆羅婆王 及八萬四千諸小國王 幷諸臣民豪傑長者 各以十萬舊金錢 贈遺勸助 設此法祠。具足施已 釋提婆那民來語 韋羅摩菩薩 說此偈言, 

그때 바라바왕과 8만 4천의 여러 작은 나라의 왕들과 신하들과 부호와 장자들이 제각기 10만 냥의 오래된 금전(金錢)을 기증하여 보시 준비를 도와 법을 설할 수 있는 사당=祠(사)를 마련하였으며, 보시할 준비가 완전히 갖추어지자, 석제바나민(釋提婆那民, 석제환인)이 와서 위라마보살에게 다음과 같이 게송으로 말하였다.

 

天地難得物 能喜悅一切, 汝今皆以得 爲佛道布施。

천하에서 얻기 어려운 물건들로 모든 사람을 기쁘게 하고자 하거늘

그대는 지금까지 얻은 모든 것을 불도를 위해 보시하시는구나.

 

爾時 淨居諸天現身 而讚說此偈言, 

그때 정거천의 여러 하늘도 모습을 나투어 이렇게 게송으로 말하였다.

 

開門大布施 汝所爲者是, 憐愍衆生故 爲之求佛道。

문을 활짝 열고 크게 보시하니, 그대가 하는 일은 옳으니라.

중생을 가엾이 여기기 때문에 그들을 위하여 불도를 구함이구나.

 

是時 諸天作是思惟, '我當閉其金甁 令水不下。所以者何, 有施者 無福田故'

이때 하늘 무리들이 이러함에 대하여 생각하기를, '내가 금병의 구멍을 막아서 물이 나오지 못하게 하리라. 왜냐하면, 보시를 받는 사람 중의 어떤 시주들은 복밭이 없기 때문이다.'

 

是時 魔王語淨居天, '此諸婆羅門 皆出家持戒 淸淨入道, 何以故 乃言無有福田?'

淨居天言, '是菩薩爲佛道故布施, 今此諸人皆是邪見 是故我言無有福田'

魔王語天言, '云何知 是人爲佛道故布施?'

이때에 마왕(魔王)이 정거천인에게 말하기를, '이 바라문들은 모두가 출가하여 계를 지키고 청정하게 도에 들었거늘 어찌하여 말하기를 ‘복밭이 없다’ 하는 것입니까?' 하니, 

정거천인이 대답하기를, '이 보살은 불도를 위하여 보시하건만, 이 여러 사람들은 모두가 삿된 소견을 가지고 있으므로 복밭이 없다고 내가 말하는 것이다.'

마왕이 정거천에게 묻기를, '이 사람이 불도를 위하여 보시한다는 것을 어떻게 아는 것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