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도론(大智度論)

대지도론(大智度論) 제3권 4

Skunky 2023. 7. 23. 06:01

大智度初品中 住王舍城釋論 第五卷 第三

龍樹菩薩造 용수 보살 지음.
後秦龜茲國三藏法師鳩摩羅什奉 詔譯 후진 구자국 구마라집 한역
김성구 번역/김형준 개역 경량 엮음 참조

 

5. 초품 왕사성(王舍城) 머무시다를 풀이함-4


問曰(문왈) 已知耆闍崛山義(이지기사굴산의) 佛何以故 住王舍城(불하이고 주왕사성)?

묻나니, 기사굴산의 뜻은 이제 알았거니와 부처님은 어찌하여 왕사성에만 머무신 것입니까? 

 

諸佛法普慈一切(제불법보자일체) 如日照萬物 無不蒙明(여일조만물 무불몽명)

부처님의 법은 두루 모든 일체 중생을 사랑하심이, 마치 해가 만물을 비추면 광명을 받지 못하는 것이 없듯이 해야 하거늘, 

 

如漚祇尼大城(여구지니대성) 富樓那跋檀大城(부루나발단대성)

阿藍車多羅大城(아람거다라대성) 弗迦羅婆多大城(불가라바다대성)

如是等大城 多人豐樂而不住(여시등대성 다인풍락이불주)

구지니(Ujjayanī, 우자야니) 대성과 부루나발단(Pūrṇavardana, 푸루나바르다나) 대성과 아람거다라(Ahicchatra, 아히짜뜨라) 대성과 불가라바다(Pūṣkarāvatī, 푸슈카라바띠) 대성과 같은 이러한 큰 성들은 사람도 많고 풍요롭고 즐거움이 넘쳐나건만, 머무르시지 않고 

 

何故多住王舍城 舍婆提大城(하고다주 왕사성 사바제대성)?

어찌하여 왕사성과 사바제(Śrāvastī, 슈라바스티) 대성에만 주로 머무셨던 것입니까?

 

婆羅柰(바라내) 迦毘羅婆(가비라바) 瞻婆 婆翅多(첨파 바시다) 拘睒鞞(구섬비)

鳩樓城等(구루성등) 雖有住時(수유주시) 

또한 바라내(Vārāṇasī, 바라나시)와 가비라바(Karilavastu, 카필라바스투)와 첨파(Campa)와 바시다(샤케따)와 구섬비(Kauśambi 코샴비)와 구루(Kuru) 등의 성에는 가끔 머무시기는 하셨으나 

첨파(瞻婆, Campa)= 부처님 당시의 6대 도시 가운데 하나

바시다(婆翅多, Śāketa)= 사위성의 통로에 위치했던 도시

 

而多住王舍城 舍婆提(이다주왕사성 사바제) 

어찌하여 왕사성과 사바제 대성에만 주로 머무셨던 것입니까?

 

云何知多住二處(운하지다주이처)? 어찌하여 두 곳에만 주로 머무셨음을 아는가? 

 

見佛諸經 多在二城說(견불제경 다재이성설) 少在餘城 (소재여성)

부처님의 여러 경전을 보건대 대개는 두 성에 머무시면서 말씀하셨고 나머지 일부가 그 밖의 성에 계시면서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答曰(답왈) 佛雖大慈等及(불수대자등급) 以漚祇尼等 諸大城(이구지니등 제대성)

是邊國故不住(시변국고불주)

답하나니, 비록 부처님의 대자비는 균등하게 두루 미치지만, 구지니(우자야니 Ujjayanī) 등의 대성은 변두리 나라인 까닭에 머무르지 않으셨으며,

 

又彌離車 弊惡人多(우미리차 폐악인다) 善根未熟故(선근미숙소)

또한 미리차(Mileccha, 미리짜)는 어리석고 악한 사람이 많고 선근이 아직 익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니, 

(미리짜(彌離車 Mleccha)라는 곳은 예절이 없고 악한 사람들이 많아 훌륭하게 제법(諸法)의 실상(實相)이 걸림 없고 막힘없는 것인 줄 명백하게 이해하기에는(善根) 아직 때가 무르익지 않은 까닭에 머무시지 않으셨던 것입니다.)

 

如偈說(여게설) 마치 게송의 말씀과 같으니,


如日光等照(여일광등조) 華熟則時開(화숙즉시개)

햇빛처럼 온 누리 고루 비추시니, 꽃망울이 익어지면 즉시에 피지만

若華未應敷(약화미응부) 則亦不强開(즉역불강개)
아직 익지 않은 꽃봉오리라면, 강제로 터뜨리지 아니하나니,


佛亦復如是(불역부여시) 等心而說法(등심이설법)

부처님도 그러하셔서, 평등한 마음으로 설법(가르침의 말씀)을 하시되
善根熟則敷(선근숙즉부) 未熟則不開(미숙즉불개)
선근이 무르익었으면 펴 주시고, 아직 익지 않았으면 (불도를) 열지 않으셨네.


以是故世尊(이시고세존) 住三種人中(주삼종인중)

이러한 까닭에 세존이라 하나니, 세 가지 종류의 사람 가운데 머무시니
利智善根熟(이지선근숙) 結使煩惱薄(결사번뇌박)
지혜로우시며 선근이 익어, 결사 번뇌의 시달림을 엷게 하여주신다네.


復次 知恩故(부차 지은고) 多住王舍城 舍婆提城(다주왕사성 사바제성)

또한 은혜를 아시는 까닭에 왕사성과 사바제(슈라바스티, Śrāvastī) 대성에 주로 머무르셨던 것이니라.


問曰(문왈) 云何知恩故 多住二城(운하지은고 다주이성)?

묻나니, 어떠한 은혜를 알기 때문에 두 성에 많이 머무셨다고 하는가?

(무슨 은혜를 아시는 까닭에 왕사성(Rājagha)과 슈라바스티(Śrāvastī)성에 대부분 머물러 계셨던 것입니까?)


答曰(답왈) 憍薩羅國 是佛所生地(교살라국 시불소생지)

답하나니, 교살라국(코샬라, Kośala)은 부처님께서 탄생하신 나라이기 때문이니, 

교살라국(憍薩羅國, Kośala)= 석존 재세 당시의 16대국 가운데 하나로 석가족에 인접해 있었다.

 

如佛答 頻婆娑羅王 偈說(여불답 빈바사라왕 게송)

마치 부처님께서 빔비사라왕에게 답한 게송의 말씀과 같으니,


有好妙國土(유호묘국토) 在於雪山邊(재어설산변)

좋고 묘한 국토가, 설산 기슭에 있어
豐樂多異寶(풍락다이보) 名曰憍薩羅(명왈교살라)
풍요롭고 즐거움 넘치며 갖가지 보물도 많으니, 그 이름은 교살라 이름하네.


日種諸釋子(일종제석자) 我在是中生(아재시중생)

해의 종족인 석씨(샤카족)의 여러 자손들이 있었으니, 나는 그들 가운데 태어나

종족(日種)= 석가족의 조상인 감자왕(甘蔗王, Ikṣvāk)을 일컫음.


心厭老病死(심염노병사) 出家求佛道(출가구불도)
늙음ㆍ병듦ㆍ죽음을 싫어하여 집을 떠나 도(불도)를 구하였다네.


又是憍薩羅國主 波斯匿王(우시교살라국주 바사닉왕) 住舍婆提大城中(주사바제대성중)

또한 교살라의 국왕인 바사닉왕(파사익 왕)이 사바제(슈라바스티 Śrāvastī)  대성에 살았으며, 

 

佛爲法王 亦住此城(불위법왕 역주차성) 二主應住一處故(이주응주일처고)

부처님은 법의 왕이시니 역시 이 성에 머무셨나니, 두 왕이 한 곳에 머무는 것은 당연한 것이며,

 

復次 是憍薩羅國(부차 시교살라국) 佛生身地 知恩故(불생신지 지은고)

多住舍婆提(다주사바제)

또한 교살라 국은 부처님께서 탄생하신 곳이기도 하니, 은혜를 아시는 까닭에 사바제(슈라바스티 Śrāvastī)에 주로 머무셨던 것입니다. 

 

問曰(문왈) 若知恩故 多住舍婆提者(약지은고 다주사바제자)

迦毘羅婆城 近佛生處(가비라바성 근불생처) 何不多住(하불다주)?

묻나니, 은혜를 아시는 까닭에 사바제(슈라바스티, Śrāvastī)에 주로 머무셨다면, 가비라바성(카필라바스투 Kapiavastu)도 부처님이 탄생하신 곳과 가깝거늘 어찌하여 많이 머무시지 않으셨던 것입니까? 


答曰(답왈) 佛諸結盡 無復餘習(불제결진 무부여습) 近諸親屬(근제친속)

亦無異想(역부이상)

답하나니, 부처님은 모든 번뇌=結가 다하여 남은 습기가 없으니, 친척들을 가까이하여도 특별한 다른 생각이 없으시나,

異想= nānātvasaṃjña. 특별히 여기는 생각

 

然釋種弟子 多未離欲(연석종제자 다미리욕) 若近親屬(약근친속)

則染著心生(즉염착심생)

그러나 대개의 석씨 종족(샤캬족) 출신의 제자들은 아직 애욕을 여의지 못했으므로, 친척들 가까이에 있으면 물든 마음이 싹트게 되기 때문이느니라.(친척과 일가권속을 가까이 하게 되면 마음에 애욕에 일어나 번뇌에 물들고 붙들리게 되기에 많이 머물지 않았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