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도론(大智度論) 제2권 22
大智度初品摠說如是我聞釋論第二卷第二
龍樹菩薩造 용수 지음.
後秦龜茲國三藏法師鳩摩羅什奉 詔譯 후진 구자국 구마라집 한역
김성구 번역/김형준 개역, 임 경량 엮음 참조
4. 초품 중 바가바(婆伽婆)를 풀이함(大智度初品中婆伽婆釋論第四)-9
今此釋師子(그차석사자) 一切智有無(일체지유무)
지금 이 석씨 사자에게 일체지가 없을리 있으랴.
見之無不喜(견지무불희) 此事亦已足(차사역이족)
보는 것만으로 기뻐하지 않는 이 없으니, 이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하다네.
일체지를 갖추신 분임이 충분히 입증된다는 것.
光明第一照(광명제일조) 顏貌甚貴重(안모심귀중)
광명은 으뜸가게 밝고 환하여, 얼굴은 심히 귀중한 모습이며
身相威德備(신상위덕비) 與佛名相稱(여불명상칭)
몸에는 위엄과 덕을 갖추었으니, 부처님이란 명칭에 매우 걸맞으시네.
相相皆分明(상상개분명) 威神亦滿足(위신역만족)
모습마다 골고루 모두 분명하시고, 위신력도 두루 만족하시며(갖추었으며)
福德自纏絡(복덕자전락) 見者無不愛(견자무불애)
복덕을 온 몸에 纏絡=감고 두르셨으니, 보는 이 사랑하지 않을 수 없네.
圓光身處中(원광신처중) 觀者無厭足(관자무염족)
그 몸은 원만한 광채로 빛나고, 보는 이 싫증나지 않으니
若有一切智(약유일체지) 必有是功德(필유시공덕)
온갖 지혜를 얻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이러한 공덕 있으리라.
一切諸彩畫(일체제채화) 寶飾莊嚴像(보식장엄상)
온갖 채색을 써서 그림을 그리고, 보배로 꾸미고 장엄한 상(신상)일지라도
欲比此妙身(욕비차묘신) 不可以爲喩(불가이위유)
이 묘한 몸에 견주려 한다면, 도저히 비할 바 없으리라.
能滿諸觀者(능만제관자) 令得第一樂(능득제일락)
보는 이들을 능히 만족시키고, 으뜸가는 즐거움을 얻게 하며
見之發淨信(견지발정신) 必是一切智(필시일체지)
보는 것만으로도 맑은 믿음을 내나니, 반드시 온갖 지혜 갖추신 분이리라.
如是思惟已 禮佛而坐(여사사유이 예불이좌) 問佛言(문불언)
이렇게 생각한 뒤에 부처님께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서 부처님께 여쭙기를,
'放牛人 有幾法成就(방우인 유기법성취) 能令牛群番息(능력우군번식)?
“소치는 사람이 몇 가지 법(방법)을 갖추어야 능히 소 떼를 번식시킬 수 있으며,
有幾法不成就(유기법불성취) 令牛群不增(영우군불증) 不得安隱(불득안은)?'
몇 가지 법(방법)을 성취=갖추지 못하면 소 떼가 번식하지 못하고 편안치 못하게 되는 것입니까?”
佛答言(불답언) '有十一法(유십일법) 放牛人 能令牛群番息(방우인 능력우군번식)
부처님께서 대답하셨으니, “열한 가지 법(방법)이 있으니, 소치는 사람은 소 떼를 번식시킬 수 있느니라.
何等十一(하등십일)? 知色 知相(지색 지상) 知刮刷 知覆瘡(지괄쇄 지복창)
刮 깎을 괄, 긁을 괄, 刷 인쇄할 쇄, 覆 뒤집힐 복, 덮을 부, 瘡 부스럼 창
무엇이 열한 가지인가? 색을 알고, 모습을 알고, 털을 깎고 다듬=刮刷를 알고, 상처=瘡을 덮어 주어야 함을 알고,
知作煙 知好道(지작연 지호도) 知牛所宜處(지우소선처) 知好度濟(지호도제)
연기를 피워야 할 때를 알고, 소들이 다니기 좋은 길을 알고, 소들이 머물러 쉬기에 마땅한 곳을 알고, 쉽게 잘 건널 곳을 알고,
知安隱處 知留乳(지안은처 지유유) 知養牛主(지양우주)
애쓰지 않고 안온하게 기를 곳을 알고, 젖을 얼마만큼 남겨둬야 할지를 알고, 소의 우두머리를 기르는 법을 아는 것이니라.
若放牛人 知此十一法(지방우인 지차십일법) 能令牛群番息(능령우군번식)
만일 소먹이는 사람이 이 열한 가지 방법을 알면, 소떼를 번식시키게 되나니,
比丘亦如是(비구역여시) 知十一法 能增長善法(지십일법 능증장선법)
비구도 그와 같아서 열한 가지 법을 알면 착한 법을 자라게 할 수 있느니라.
云何知色(운하지색)? 知黑 白 雜色(지흑 백 잡색)
무엇이 색을 아는 것인가? 검은색과 흰색과 섞인 색을 아는 것이니,
(어떤 것이 색(색온色蘊)에 대해 아는 것인가? 불선업= 흑(黑)과 선업=善業 백(白) 그리고 불선업(不善業)과 선업(善業)이 뒤섞인 것에 대해 아는 것이니라.)
比丘亦如是(비구역여시) 知一切色 皆是四大 四大造(지일체색개시사대 사대조)
비구도 그와 같아서 온갖 색은 모두가 4대이며, 4대로 이루어진 것임을 아는 것이니라.
(비구도 이와 같이, 일체의 색온(色蘊)이 사대(四大)로 이루어졌으며 사대(四大)에 의해서 빚어지게 되는 것임을 알아야 하느니라.)
四大(사대, caturmahābhūta)= 일체의 물질을 구성하는 원소로 견고함을 본질로 하는 지대(地大, pṛthivi-dhātu)ㆍ습기를 모으는 수대(水大, ab- dhātu)ㆍ열을 본질로 하며 성숙작용을 지니는 화대(火大, tejo-dhātu)ㆍ생장작용을 하는 풍대(風大, vāyu-dhātu)를 말한다.
云何知相(운하지상)? 知牛吉不吉相(지우길불길상) 與他群合 因相則識(여타군합 인상즉식)
무엇이 모습을 안다는 것인가? 소가 吉相=건강한 모습인지, 不吉相=건강하지 못한 모습인지를 아는 것이니, 다른 무리와 섞여 있을지라도 모양을 보고 곧 판별하는 것이니라.
比丘亦如是 見善業相(비구역여시 견선업상) 知是智人(지시지인)
見惡業相 知是愚人(견악업상 지시우인)
비구도 그와 같아서 善業=착한 업의 모습을 보고 그가 지혜로운 사람임을 알고, 惡業相=나쁜 업의 모습을 보고 어리석은 사람임을 알게 되는 것이니라.
云何刮刷(운하괄쇄)? 爲諸虫飮血則 增長諸瘡(위제충식혈즉 증장제창)
刮刷則除害(괄쇄즉제해)
무엇이 괄쇄=털을 깎고 다듬을 줄 안다는 것인가? 온갖 벌레가 붙어서 피를 빨면 부스럼=瘡이 커지지만 괄쇄질을 잘 하면 피해를 입지 않게 되니,
比丘亦如是(비구역여시) 惡邪覺觀 虫飮善根血(악사각관 충식선근혈)
增長心瘡 除則安隱(증장심창 제즉안은)
비구도 그와 같아서, 惡邪覺觀=나쁘고 삿된 잡념의 벌레가 선근의 피를 빨면, 마음의 부스럼이 커지거니와 이를 제거하면 곧 안온해지는 것이니라.
선근(善根, kuśala-mūla)= 그것이 근간이 되어서 덕성을 낳고 행복한 결과를 낳게 하는 것
云何覆瘡(운하복창)? 若衣若草葉 以防蚊蝱惡刺(약의약초엽 이방문맹악자)
蚊 모기 문. 蝱 등에 맹. 刺 찌를 자,
무엇이 상처를 덮어 주는 일인가? 천이나 풀이나 풀잎으로 모기와 등에의 나쁜 침해를 막는 것이니,
(어떤 것이 부스럼이 생기지 않도록 미리 덮어주어야 하는 것인가? 천이나 풀잎 등으로 모기와 등에가 독하게 찌르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니라.)
比丘亦如是 念正觀法(비구역여시 염전광법) 覆六情瘡(복육정창)
不令煩惱貪欲(불령번뇌탐욕) 瞋恚惡虫 刺蕀所傷(진애악충 자극소상)
蕀 애기 풀 극
비구도 그와 같아서 바른 관찰법을 생각하여 육정의 부스럼을 덮어서 번뇌ㆍ탐욕ㆍ성냄 등 나쁜 벌레나 가시의 침해를 막느니라.
(비구도 이와 같이 참된 가르침(法)을 통해 무명(無明)에 덮여 육정(六情)이라는 종기가 나게 된 것임을 바르게 살펴보고 번뇌에 의한 탐욕과 진에(瞋恚)라는 악충에 찔려 상처입지 않게끔 해야 하느니라.)
6정(情, ṣaḍ-indriya)= 6근(根)이라고도 하며, 정(情, indriya)이란 인식능력 내지는 인식기관을 의미 함.
云何知作煙(운하지작연)? 除諸蚊蝱(제제문맹) 牛遙見煙 則來趣向屋舍(우요견연 즉래취향옥사)
무엇이 연기를 피워야 할 때를 아는 것인가? 연기를 피우면 모기나 등에가 제거되며, 소들이 멀리서 그 연기를 보면 우사로 향하게 되느니라.
比丘亦如是 如所聞而說(비구역여시 여소문이설) 除諸結使蚊蝱(실제결사문맹)
以說法煙 引衆生入 於無我實相空舍中(이설법연 인중생입 어무아실상공사중)
비구도 그와 같아서 들은 대로 말하여 모든 번뇌의 모기와 등에를 제거해 주며, 법의 연기를 연설하여 중생들을 무아ㆍ실상ㆍ공의 우사로 인도하게 되느니라.
법의 연기(緣起, pratitya-samutpāda)= 일체의 현상은 무수한 원인(hetu)과 조건(pratyaya)이 상호 관계해서 드러남을 가리키는 말
云何知道(운하지도)? 知牛所行來去 好惡道(지우소행래거 호악도)
무엇이 길을 안다는 것인가? 소가 다니기에 좋은 길과 나쁜 길을 아는 것이니,
比丘亦如是(비구역여시) 知八聖道 能至涅槃(지팔성도 능지열반)
離斷常惡道(이단상악도)
비구도 그와 같아서 8성도를 알게 되면 능히 열반에 이르는 길을 알게 되는 것이므로, 단상(단멸견과 상견)의 삿된 길을 여의게 되느니라.
8성도(聖道, āryāṣṭāṇgika-mārga)=팔정도(八正道 )ㆍ 팔지성도(八支聖道)ㆍ팔정도분(八正道分). 중생들이 고통의 원인이 되는 탐ㆍ진ㆍ치의 삼독심을 없애고 해탈을 얻어 깨달음의 세계인 열반을 얻기 위해 실천 수행해야 할 여덟 가지의 길, 또는 그 방법. 불교 기본교리의 하나이다.
정견(正見: 사물을 바르게 보는 것), 정사유(正思惟: 바르게 생각하는 것), 정어(正語: 바르게 말하는 것), 정업(正業: 바르게 행동하는 것), 정명(正命: 바르게 생활하는 것), 정정진(正精進: 바르게 수행 정진하는 것), 정념(正念: 바르게 마음을 모으는 것), 정정(正定: 바르게 선정을 닦는 것). 이 팔정도는 쾌락주의와 고행주의를 피한 중도의 수행법으로 부처님의 최초 설법에서 밝혀진 불교의 근본 교리이다.
云何知牛所宜處(운하지우소선처)? 能令牛番息少病(능령우번식소병)
무엇이 소들이 머물러 쉬기에 마땅한 곳을 아는 것인가? 소를 잘 번식하도록 하고 병을 적게 하는 법을 아는 것이니,
比丘亦如是 說佛法時(비구역여시 설불법시) 得淸淨法喜(득청정법희)
諸善根增盛(제선근증성)
비구도 그와 같아서 부처님의 법을 연설할 때에 듣는 이로 하여금 청정한 법의 기쁨을 얻게 하고 선근이 늘어나게 해야 하느니라.
(비구도 이와 같이, 부처님의 참된 가르침(法)을 설할 때에는 제법(諸法)의 실상(實相)을 터득하게 하는 청정(淸淨)한 가르침(法) 듣게 된 것을 기뻐하게 하며 훌륭하게 제법(諸法)의 실상(實相)이 걸림 없고 막힘없는 것인 줄 명백하게 이해하여(善根) 반야바라밀의 힘이 더해지고 성해지게 해야 하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