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도론(大智度論) 제2권 21
大智度初品摠說如是我聞釋論第二卷第二
龍樹菩薩造 용수 지음.
後秦龜茲國三藏法師鳩摩羅什奉 詔譯 후진 구자국 구마라집 한역
김성구 번역/김형준 개역, 임 경량 엮음 참조
4. 초품 중 바가바(婆伽婆)를 풀이함(大智度初品中婆伽婆釋論第四)-8
復次(부차) 是三天(시삼천) 愛之則欲(애지즉욕) 令得一切願(영득일체원)
惡之則欲 令七世滅(악지즉욕 영칠제멸) 佛不爾(불부이)
또한 이 세 하늘은 사랑하면 온갖 소원을 이루어 주려하고, 미워하면 7 생을 멸망시키려 하나, 부처님은 그렇지 않으시니,
菩薩時(보살시) 若怨家賊來欲殺(약원가적래욕살) 尚自以身肉 頭目(상자이신육 두목)
髓腦而供養之(수뇌이공양지) 何況得佛不惜身時(하황득불불석신시)
보살의 지위에 계실 때 원수가 찾아와 죽이려 하여도 오히려 자신의 육신의 살과 머리와 눈과 골수와 뇌로써 공양하였거늘 하물며 부처님이 되신 뒤에야 목숨을 아끼시겠는가!
以是故(이시고) 獨佛應當受佛名號(독불응당수불명호)
應當歸命佛(응당귀명불) 以佛爲師 不應事天(이불위사 불응사천)
이러한 까닭에 오직 부처님만 부처라는 명호를 받을 수 있게 되었나니, 부처님에게만 귀명하고 부처님만을 스승으로 삼을지언정 하늘을 섬기지 말아야 하는 것이니라.
復次 佛有二事(부차 불유이사) 一者 大功德神通力(일자 대공덕신통력)
또한 부처님에게는 두 가지 일이 있으니, 첫째는 大功德神通力=크나큰 공덕으로 이루어진 신통력이요,
二者 第一淨心 諸結使滅(이자 제일정심제결사멸) 諸天雖有福德神力(제천수유복덕신력)
諸結使不滅故(제결사불멸고) 心不淸淨(심부청정) 心不淸淨故 神力亦少(심불청정고 신력역소)
둘째는 제일가는 맑은 마음으로 모든 번뇌를 멸하는 것=第一淨心諸結使滅이니, 모든 하늘들은 비록 복덕과 신통력은 있으나 결사(번뇌)가 다하지 못했으므로 마음이 청정치 못하며, 마음이 청정치 못하므로 신통력도 크지 않느니라.
聲聞 辟支佛雖結使滅(성분 벽지불 수결사멸) 心淸淨 福德薄故力勢少(심청정 복덕박고력세소)
성문과 벽지불들은 번뇌가 다하여 비록 마음은 청정하나, 복덕이 얇기 때문에 (복덕이 부족한 까닭에) 그 세력이 작나니,
佛二法滿足(불이법만족) 故稱勝一切人(고칭승일체인) 餘人不勝一切人(여인불승일체인)
婆伽婆名有德 先已說(바가바명유덕 선이설)
부처님은 두 가지 법을 충족신 까닭에 일체의 모든 사람보다 빼어나신 것이며, 그 밖의 다른 사람은 일체의 사람을 이긴다고 하지 못하느니라. 바가바란 ‘덕을 지닌 분=有德(guṇavat)’이라 함을 앞에서 이미 설명하였느니라.
◎그 외의 명호
復名 阿婆磨 秦言無等(부명 아바마 진언무등)
또한 아바마(Asama, 阿婆磨아사마)라 하나니, 진나라 말로는 ‘같을 이 없는 분(어느 누구도 견줄 수 없는 분)=無等이며,
復名 阿婆摩婆摩 秦言無等等(부명 아바마바마 진언 무등등)
또한 아바마바마(Asamasama, 아사마사마阿娑摩娑摩)라 하나니, 진나라 말로는 ‘등등함이 없는 분(어느 누구도 견줄 수 없)=無等等’이며,
復名 路迦那他 秦言世尊(부명 노가나타 진언세존)
또한 노가나타라 하니, 진나라 말로는 ‘세상에서 존귀한 분=世尊’이며,
復名 波羅伽 秦言 度彼岸(부명 파라가 진언 도피안)
또한 파라가(Pāraga)라 하니, 진나라 말로 ‘피안으로 건너가신 분=度彼岸이며,
復名 婆檀 陁秦言 大德(부명 바단타 진언 대덕)
또한 바단타(Bhadanta)라 하나니, 진나라 말로는 ‘큰 덕을 지닌 분=大德’이며,
復名 尸梨伽那 秦言 厚德(부명 시리가나 진언 후덕) 如是等無量名號(여시등무량명호)
또한 시리가나(Śrīguṇa)라 하나니, 진나라 말로는 ‘후덕하신 분=厚德’이며, 이와 같이 한량없는 명호가 있지만
父母名字 悉達陁 秦言 成利(부모명자 실달타 진언 성리)
부모가 주신 이름은 실달타(Siddhārtha)이시니, 진나라 말로는 ‘날카로운 지성을 성취한 자=成利’이니라.
得道時 知一切諸法故(득도시 지일체제법고) 是名爲佛(시명위불)
應受諸天世人供養(응수제천세인공양)
도를 얻으셨을 때에 (무상정등정각을 터득하셨을 때에) 모든 법을 알았으므로 부처님이라 불리셨으며, 마땅히 하늘과 세간 사람의 공양을 받으시며,
如是等 得名大德 厚德(여시등 득명대덕 후덕) 如是種種 隨德立名(여시종종 수덕립명)
이와 같이 해서 ‘큰 덕이 있는 분,’ ‘후덕한 분’이라 불리게 되었느니, 이처럼 여러 가지로 덕에 따라 갖가지 이름을 붙였던 것이니라.
問曰(문왈) 汝愛剎利種 淨飯王子 字悉達多(여애찰리종 정반왕자 자실달다)
묻나니, 그대는 찰제리종인 정반왕의 아들인 싯다르타를 사랑하여 이런 식으로 크게 칭찬하면서
찰리종(刹利種, kṣatriya)= 고대 인도의 4성 계급 가운데의 왕족이나 무사에 해당.
以是故 而大稱讚 言一切智(이시고 이대칭찬 언일체지) 一切智人無也(일체지인무야)
일체지를 칭찬하지만 일체지를 이룬 사람이란 없는 것입니다.
答曰(답왈) 不爾(불이) 汝惡邪故 妒瞋佛 作妄語(여악사고 투진불 작망어)
實有一切智人(실유일체지인) 妒 강새암할 투, 강샘할 투
답하나니, 그렇지 않다. 그대는 악하고 삿된 견해 때문에 부처님을 질투하고 미워하여 망어를 하지만, 실로 일체지를 갖춘 사람이 있느니라.
何以故(하이고)? 佛一切衆生中(불일체중생중) 身色顏貌(신색안모) 端正無比(단정무비)
相 德 明具 勝一切人(상 덕 명구 승일체인)
왜냐하면 부처님께서는 온갖 중생 가운데 몸의 빛과 얼굴 모양이 단정하여 견줄 이가 없고, 상호와 공덕과 지혜의 밝음으로 갖춰져 있어 일체의 모든 사람을 능가하나니,
小人見佛身相(소인견불신상) 亦知是一切智人(역지시 일체지인) 何況大人(하황대인)
소인이 부처님의 몸 모습을 보아도 역시 일체지를 갖춘 분임을 알 수 있거늘, 대인이 모르겠는가!
如'放牛譬喩經'中說(여'방우비유경'중설) 摩伽陁國王 頻婆娑羅(마가타국왕 빈바사라)
請佛三月 及五百弟子(청불삼월 급오백제자)
마치 '방우비유경(Gopālakāvadānasūtra)'에 나오는 얘기와 같으니,
마가다국의 왕 빈바사라가 부처님과 그 오백의 제자들을 석 달 동안 공양드리고자 청하여,
王須新乳酪酥 供養佛及比丘僧(왕수신유락소 공양불급비구승)
酪 진한 유즙 락, 단술 로, 쇠젖 락, 酥 연유 소, 연유 수
왕은 신선한 우유=乳(kṣīra)와 연유=酥와ㆍ타락(요거트)=酪을 부처님과 비구승들에게 공양하고자 하여
연유(酥, sarpis)= 버터 종류의 유제품
연유(酥, navanīta, dadhi)= 우유를 발효시킨 것으로 신맛을 낸다
語諸放牛人 來近處住(어제방우인 래근처주) 日日送新乳酪酥(일일송신유락소)
소치는 사람들에게 가까이 와서 머물면서 날마다 새로 짠 우유와 연유 그리고 요구르트를 보내달라고 하였으나,
竟三月 王憐愍 此放牛人 語言(경삼월 왕영민 차방우인 어언)
汝往見佛 還出放牛(여왕견불 환출방우)
석 달이 지난 뒤에 왕은 이 소 먹이는 사람들을 안쓰럽고 가엾이 여겨 그들에게 이렇게 말했으니,
“그대들은 가서 부처님을 뵙고 와서 다시 소를 먹여라.”
諸放牛人 往詣佛所(제방우인 왕예불소) 於道中自共論言(어도중자공론언)
소치는 사람들이 부처님 처소로 가다가 도중에서 서로들 이렇게 상의하기를,
我等聞人 說佛是一切智人(아등문인 설불시일체지인) 我等是下劣小人(아등시하열소인)
何能別知 實有一切智人(하능별지 실유일체지인)
“우리들이 듣건대 ‘부처님은 온갖 지혜를 갖춘 사람이다’라고 하건만, 우리들은 천한 소인이라, 어떻게 온갖 지혜를 갖춘 사람을 구별해서 알 수 있겠는가.
諸婆羅門喜好酥酪故(제바라문회호락소락고) 常來往諸放牛人(상래왕제방우인)
所作親厚(소작친후) 放牛人由是聞(방우인유시문) 婆羅門種種經書名字(바라문종종경서명자)
바라문들은 酥酪=버터와 요것트를 좋아하고 즐겨하는 까닭에 항상 소치는 사람들이 있는 곳을 왕래해 친숙해져 있나니, 이러함을 말미암아 소치는 사람들은 바라문들로부터 갖가지 경서의 이름과 문자를 들을 수 있었으니,
故言(고언) “四違陁經中治病法(사위타경중치병법) 鬪戰法 星宿法(투전법 성숙법)
祠天法 歌舞(사천법 가무) 論議難問法(논의난문법)
如是等 六十四種 世閒伎藝(여시등 육십사종 세간기예) 祠 사당 사
이러한 까닭으로 네 가지 위타경(veda, 베다)에서 병을 고치는 법, 전쟁하는 법, 별자리=星宿를 보는 법, 하늘에 제사하는 법, 노래하고 춤추는 법, 토론하고 따지는 법 등의 64종의 세간의 기예를 설하니,
淨飯王子 廣學多聞(정반왕자 광학다문) 若知此事 不足爲難(약지차사 불족위난)
정반왕의 아들은 廣學=널리 배우고 多聞=아는 것이 많으시니 이러한 네 가지 위타경(베다)을 잘 아시겠기에 질문할 거리가 되지 못할 테지만,
其從生已來不放牛(기종생이래 불방우) 我等以放牛秘法問之(아등이방우밀법문지)
若能解者 實是一切智人(약능해자 실시일체지인)
그는 태어나면서부터 소를 먹이지 않았으니 우리들은 그에게 소먹이는 비법을 질문하도록 하자. 그가 만일 이해하고 있다면 그는 실로 일체지를 갖춘 분이리라.”
作是論已 前入竹園(작시론이 전입죽원) 見佛光明 照於林閒(견불광명 조어림간)
이렇게 논의하고는 앞으로 나아가 죽림정사(Veṇuvana)로 들어가서, 부처님의 광명이 숲 사이를 뚫고 발게 빛나는 것을 보고
進前覓佛 見坐樹下(진전멱불 견좌수하) 狀似金山 如酥投火(상사금산 여소투화)
其炎大明 有似融金(기염대명 유사융금) 覓 찾을 멱
앞으로 나아가서 마침내는 부처님을 뵈니, 그 분은 나무 밑에 앉아 계셨으며, 그 행상은 마치 금산(suvarṇaparvata)과 같으셨으니, 마치 버터=酥를 불에 던져 넣으면 그 불꽃이 매우 밝은 것과 같았고,
散竹林閒上 紫金光色(산죽림간상 자금광색)
또한 녹인 금물을 죽림 사이에 뿌려 놓아 자줏빛 나는 금빛 광명을 내 뿜는 듯하여
視之無厭 心大歡喜 自相謂言(시지무염 심대환희 자사위언)
아무리 보아도 싫증이 나지 않고, 마음이 크게 환희하게 되어서, 사람들은 서로가 이렇게 말하였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