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도론(大智度論)

대지도론(大智度論) 제2권 1

Skunky 2023. 6. 27. 06:00

大智度初品摠說如是我聞釋論第二卷第二
龍樹菩薩造 용수 지음.

後秦龜茲國三藏法師鳩摩羅什奉 詔譯 후진 구자국 구마라집 한역
김성구 번역/김형준 개역. 임 경량 엮음 참조

3. 초품 중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를 총괄해서 풀이함 -1 

 

불법(佛法)
“如是我聞 一時”(여시아문 일시) 今當摠說(금당총설)
이제부터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한 때)’라는 것을 통틀어서 말하리라.

問曰(문왈) 若諸佛一切智人(약제불일체지인) 自然無師 不隨他教(자연무사 불수타교)

묻나니, 만약 부처님들은 온갖 지혜=一切智를 갖추신 분들이라 자연히 스승이 없으시고, 다른 이의 가르침을 따르지 앉으시며, 

(만약 모든 부처님께서 일체지(一切智)를 이루신 분이어서 自然=스스로 어느 것 하나 어긋남이 없는 분이시라 스승이 안계시고다른 사람의 교화를 따르지 않으며,)

 

不受他法 不用他道(불수타법 불용타도) 不從他聞而說法(불종타문이설법)

何以言“如是我聞”(하이언 '여시아문')?
다른 이의 법을 받아 들이지 않으며, 다른 이의 법을 쓰지 않으며, 다른 이로부터 듣고서 법을 설하지 않으시거늘 어찌하여 이와 같이 들었다 하는가?

(다른 사람의 가르침(法)을 받아들이지 않고, 다른 사람들의 도(道)를 이용하지도 않으며, 다른 사람이 말하는 가르침(法)을 듣지도 않거늘, 어찌하여 “이와 같이 들었다.”라고 말하는 것입니까?)


答曰(답왈) 如汝所言 佛一切智人(여여소언 불일체지인) 自然無師(자연무사)

不應從他聞法而說(불응종타문법이설)

답하나니, 마치 그대의 말과 같이 부처님은 온갖 지혜를 갖춘 사람=一切智人이어서 자연히 스승이 없으니, 다른 이에게 법을 듣고서 말씀하시는 것이 아니며, 

 

佛法非但 佛口說者是(불법비단 불구설자시) 一切世閒眞實善語(일체세간진실선어)

微妙好語 皆出佛法中(미묘호어 개출불법중)
불법은 오직 부처님의 입으로 말씀하신 것만이 아니라, 온갖 세간의 모든 진실하고 착한 말씀들이나 미묘하고 좋은 말씀들은 모두가 부처님의 법=佛法으로부터 나온 것이니라.

如佛毘尼中說(여불비니중설)  何者是佛法(하자시불법)?

부처님께서 毘尼=계울(율장)에서 설하시기를 “무엇이 불법인가? 

佛法有五種人說(불법유오종인설)

불법에는 다섯 종류의 사람들의 말씀이 담겨있나니, 

 

一者 佛自口說(일자 불자구설) 첫째는 부처님께서 직접 입으로 말씀하신 것이요, 

二者 佛弟子說(이자 불제자설) 둘째는 부처님의 제자들이 말씀하신 것이요, 

三者 仙人說(삼자 선인설) 셋째는 선인이 말씀하신 것이요, 

四者 諸天說(사자 제천설) 넷째는 모든 하늘이 말씀하신 것이요, 

五者 化人說(오자 화인설) 다섯째는 변화한 사람=化人이 말씀하신 것이니라”고 하셨다.


화인(化人)청정(淸淨)한 오온(五蘊)을 다르게 바꾸어 사람으로 빚어낸 것.


復次(부차) 如'釋提桓因得道經'(여'석제환인득도경)

또한 '석제환인득도경(Śakradevendrābhisaṁbodhi-sūtra)에서 

 

佛告憍尸迦(불공교시가) “世閒眞實善語(세간진실선어) 微妙好語(비묘호어)

皆出我法中(개출아법중)

부처님께서 “교시가(Kauśika)야, 세간의 진실하고 착한 말과 미묘하고 좋은 말은 모두가 나의 법에서 나왔느니라”고 하셨고, 

 

교시가(憍尸迦, Kauśika)= 제석천(Indra神)이 인간이었을 당시의 이름이라고 한다. 제석(帝釋)은 천주(天主)로 한역하거나 교시가(嬌尸迦) 등으로 음역하기도 한다.

범어로는 샤크로데반드라라 표기하며, 달리 석제환인다라, 석가제바인다라라고 부르는데, 흔히 알려진 이름인 제석천은 방금 전에 서술한 2개의 이름(석제환인다라, 석가제바인다라)를 줄인 것이라고 한다.

십이천의 하나이자 수미산 꼭대기에 있는 도리천의 임금으로, 사천왕과 삼십이천을 통솔하면서 불법과 불법에 귀의하는 사람을 보호하고 아수라의 군대를 정벌한다고 한다.
또한 달리 천주제석, 천제, 천황이라고 일컬어지며, 범천과 한 쌍의 형상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기에 양자를 묶어서 달리 "범석(梵釋)"이라고 부르며, 한반도의 단군 신화의 환인과 동일시 된다. 그러면서, 도리천의 천주이면서도 전체 우주의 행정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제석천은 도교와 한반도 무속신앙의 최고신이라 할 수 있는 옥황상제와도 동일시 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석 신앙이 일찍이 토착화되어 삼국시대부터 제석천을 주불로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제석원(혹은 제석궁)을 짓고 제사를 올리는 게 일반화되었으며, 호국 불교 사상에 입각해 고려 시대에 제석천에게 국가의 수호를 비는 의례가 특히 발전했으나 원 침략/몽골 간섭기를 거치면서 점차 줄어들었다. 조선 시대에 들어 국가 단위의 제석 의례는 사실상 사라져 신중탱화나 내불당에서 치성광여래(대일여래)를 주불로 재를 올릴 때 거는 치성광여래 불화에 한 켠을 차지하는 정도로 전락했다. 대신 민간 신앙에서 기존의 구복을 기원하는 기복 신앙이 발달하였으며, 여기서는 삼신제석, 삼불제석, 제석천왕이라고 부른다.

 

如讚佛偈中說(여찬불게중설)
부처님을 찬탄하는 게송의 말씀과 같으니,

諸世善語(제세선어) 皆出佛法(개출불법)

모든 세간의 착한 말씀은 모두가 불법에서 나왔으니
善說無失(선설무실) 無過佛語(무과불어)
잘 말씀하여 실수 없고 허물없는 것이 바로 부처님의 말씀이라네.
(온 세상의 훌륭한 말씀은 하나같이 부처님 참된 가르침()에서 나온 것으로

훌륭한 말씀이어서 그릇됨이 없거니와, 허물이 없는 것이라면 부처님의 참된 말씀이라네.)

 

餘處雖有(여처수유) 善無過語(선무과어)

착하고 허물없는 말씀이, 다른 곳에도 있기는 하지만
一切皆是((일체개시) 佛法之餘(불법지여)
일체가 모두 불법의 나머지라네.
(세상의 여러 곳에 비록 그럴 듯하고 쓸 만한 말 있을지라도, 선하거나 훌륭하지 않고 허물투성이의 말들이나니
세상의 온갖 그럴 듯한 말들 모두가 부처님의 참된 가르침(法)을 빌어서 덧붙인 것이네.)


諸外道中(제외도중) 設有好語(설유호어)

외도들의 법에도 좋은 말씀이 있기는 하나
如虫食木(여충식목) 偶得成字(우득성자) 偶 짝 우 
벌레가 나뭇잎을 먹다가, 우연히 글자를 이룬 것과 같다네.


初中下法(초중하법) 自共相破(자공상파)

처음과 중간과 나중의 법들이 서로를 부수고 있어
如鐵出金(여철출금) 誰當信者(수당신자)
무쇠에서 금을 내려 함과 같으니, 누가 능히 믿으랴.
(그들 가르침의 처음과 중간 그리고 끝이 서로 맞물려 스스로를 깨뜨리니- 외도들의 말은 앞뒤에 서로 모순이 있다는 뜻- 
마치 쇠 속에서 금이 나온다 하는 것과 같아서, 어느 누가 옳다고 여겨 믿으려 들겠는가?)


如伊蘭中(여이란중) 牛頭栴檀(우두전단)

마치 냄새 나는 이란 가운데, 우두전단과 같고

如苦種中(여고종중) 甘善美果(감선미과)
쓴 과일 가운데 맛과 빛깔 좋은 과일과도 같다네.

(마치 냄새 가득한 독()나무 숲 한 가운데, 우두(牛頭)라는 이름의 전단향(栴檀香 Candana나오 듯이

마치 종자가 쓰디쓰나 달콤하기 그지없는 과일이 되는 것과 같다네.)

 

이란(伊蘭, Erāvaṇa.)=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나무의 일종으로 그 냄새가 심해 10리 밖에 이른다. 그 종자는 유독한데, 이것을 짠 기름은 설사를 유발하는 효능이 있다고 한다. 여기에서는 외도를 가리킴.

피마자라는 말부터 여러 설(說)이 있으나, 그냥 독나무라고 표현하였으나,경(經)에서는 이란(伊蘭)은 번뇌로 전단(旃檀)은 보리(菩提)로 표현합니다.

우두전단(牛頭栴檀, Gośīrṣaka-Candana)= 우두산이란 봉우리가 소머리를 닮은 데서 유래한 이름


設能信者(설능신자) 是人則信(시인즉신)

설령 믿는다 하여도 이 사람은 곧 믿기를

外經書中(외경서중) 自出好語(자출호어)
그렇게 좋은 말씀이 외도의 경전에서 나온다 하리라.
(그럴 듯한 말로 믿을 수 있도록 하여, 이렇게 사람들이 믿는 까닭에

외도들의 경서(經書)훌륭한 말은 자신들의 경서에서 나온 것이라 하네.)


諸好實語(제호실어) 皆從佛出(개종불출)

온갖 좋고 진실한 말은 모두가 부처님에게서 나왔나니

如栴檀香(여전단향) 出摩梨山(출마리산)

마치 전단향이 마리산에서 나옴과 같다네.
(모든 훌륭하고 진실한 말씀들은 하나같이 부처님 따라 나온 것으로

마치 전단향(栴檀香)은 마리산[摩梨山 Malaya 마라야산(摩羅耶山)]에서만 나오는 것과 같다네)

 

마리산(摩梨山, Malayaparvata)= 인도의 남쪽 지방에 있는 전단향의 주산지

 

除摩梨山(제마리산) 無出栴檀(무출전단)

마리산 밖에서는 전단이 나오지 않듯
如是除佛(여시제불) 無出實語(무출실어)
부처님을 제하고는 진실한 말씀을 할 이가 없다네.

(마리산 외에 그 어느 곳에서도 전단향(栴檀香나오지 않으니

이와 같이 부처님 빼고는, 그 어디에서도 진실한 말씀 나올 리 없는 것이라네.)

 

復次 “如是我聞”(부차 '여시아문') 是阿難等佛大弟子輩說(시아난등불대제자배설)

入佛法相故 名爲佛法(입불법상고 명위불법) 輩 무리 배 

또한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함은 아난 등 부처님의 큰 제자들의 말씀이지만 부처님의 법상이 들어 있기에 불법이라 하며,

(또한,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라는 것은 이렇게 아난존자를 비롯한 부처님의 큰 제자들이 말씀한 것으로, 부처님의 참된 가르침(佛法)을 따라 제법(諸法)의 실상(實相)에 대해 마음이 반야바라밀과 어우러지게 되어 막힘이 없이 훤히 꿰뚫어볼 수 있게 되는 까닭에 “불법(佛法)”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