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도론(大智度論)

대지도론(大智度論) 제1권 15

Skunky 2023. 6. 15. 06:00

復次(부차) 欲令長爪梵志等(욕령장조범지등) 大論議師(대론의사)

또한 장조 범지(brahmacārin Dīrghanakha) 등 큰 논사들로 하여금 

 

於佛法中生信故(어불법중생신고) 說是'摩訶般若波羅蜜經'(설시마하반야바라밀다경)

불법에 대하여 믿음을 내게 하기 위하여 이 '마하반야바라밀다경'을 설하셨으니, 

 

有梵志號名長爪(유범지호명장조) 更有名先尼婆蹉衢多羅(갱유명선니바차구다라)

호가 장조인 범지가 있었고, 선니=勝軍과  바차구다라(Śreṇika Vatsagotrā)와 

 

선니(先尼)=Seniya. 원래는 견계행자(犬戒行者)였으나 뒤에 불제자가 되었다. 승군(勝軍)이라고 의역하기도 한다.

바차구다라(婆蹉衢多羅)=Śreṇika Vatsagotrā. 왕사성 부근에 거주하던 외도로 개나 소처럼 행동하며 살았다고 한다. 독자부(犢子部)라는 뜻을 지님.

 

更有名薩遮迦摩揵提等(갱유명살차가 마건제등) 是等閻浮提(시등염부제)

大論議師輩言(대론의사배언)

살차가와 마건제 등이 있었으며, 이들은 염부제에서 큰 논사=論議師들로서 

 

살차가(薩遮迦, Satyaka Nirgranthīputra, 인(認))= 바이샤리에 살던 쟈이나 외도로 나중에 불제자가 되었다고 한다.

마건제(摩揵提, Mākandika)

염부제(Jambudvīpa , 閻浮提)= 수미산의 사방에 있다는 사대주 혹은 일곱 대륙 가운데 하나로 남쪽에 있기에 남섬부주(南贍部洲, Dakṣiṇa-jambudvīpa)라고도 한다. 원래는 인도를 가리키는 말이다.

염부(閻浮)는 잠부(Jambu)나무를 의미하고 제(提)는 섬·육지를 의미하는 범어 dvīpa의 음차이다. dvīpa의 뜻을 따라 염부주(閻浮州)라고도 하며, 다른 음차어로는 염부리(閻浮利), 섬부제(贍部提), 염부제비파(閻浮提鞞波)가 있다. 그러므로 염부제는 ‘잠부나무가 자라는 땅’이라는 의미이다. 잠부나무는 대력 15m 정도 크기의 나무로 인도에서는 흔히 볼수 있는데 강가 주변에 많이 서식한다. 염부제는 원래 히말라야 남쪽의 인도를 가리키는 말이었지만, 불교의 우주관에 나타난 여러 세계 중 인간이 사는 세계를 의미하는 말로 개념이 확장되었다.
잠부나무가 자라는 강에서 생산되는 질 좋은 사금(砂金)을 염부단금(閻浮檀金)이라 하는데, 이에 따라 염부제를 좋은 금이 나는 땅이라는 의미의 승금주(勝金州), 호금토(好金土)라고 한역(漢譯)하기도 했다. 또 수미산의 남쪽에 있기 때문에 남염부제(南閻浮提), 남염부주(南閻浮州), 남섬부주(南贍部洲)라고도 한다.
장아함의 '세기경(世起經)' 제18권에는 "수미산 남쪽에 천하가 있으니 염부제라고 한다. 그 땅은 남쪽이 좁고 북쪽은 넓으며 가로와 세로가 각각 7천 유순이다 "라는 내용이 나타난다. 그리고 그 땅 중앙에 거대한 잠부나무가 있다고 한다. 여기서 묘사되는 염부제는 인도대륙의 모양과 일치하고 있다. 한편 '일체경음의(一切經音義)' 제21권에는 잠부나무의 이파리와 염부제의 땅 모양이 비슷했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생겼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어떤 경전에 따르더라도 염부제는 인도대륙의 상징인 것이 확실하다.

 

一切論可破(일체론가파) 一切語可壞(일체어가괴) 一切執可轉故(일체집가전고)

無有實法可信可恭敬者(무유실법 가신가공경자)

'어떠한 이론도 다 깨뜨릴 수 있고, 어떠한 말도 무너뜨릴 수 있나니, 일체의 집착=이론은 뒤 바뀔 수 있으므로 믿을 법도 없고 공경할 법도 없다'고 말하고 있었으며,

(어떠한 이론도 다 깨뜨릴 수 있고 어떠한 말도 무너뜨릴 수 있나니나름 그럴 듯하다 여겨 붙들고 있는 모든 이론(理論)들은 뒤바뀔 수 있는 까닭에그 어디에도 정()해진 실상(實相)이 없다는 부처님의 참된 가르침()은 믿을 것도 공경할 것도 없는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如'舍利弗本末經'中說(여사리불본말경중설) 舍利弗舅 摩訶俱絺羅(사리불구 마하구차라)

與姊舍利論議不如(여자사리논의불여)

마치 '사리불본말경( Śāriputrāvadānasūtra)에서 설하는 것과 같이 사리불의 외삼촌인 마하구치라가 그의 누이인 사리(Śārī)와의 논의=토론에서 여의치 않게 되자,  

 

마하구치라(摩訶俱絺羅)= Mahākauṣṭhila. 여기에서는 장조범지와 동일한 인물이다. 구지라(俱祉羅)․구치라(俱絺羅)라고 음역하기도 한다.

 

俱絺羅思惟念言(구차라사유념언) ‘非姊力也 必懷智人(비자력야 비괴지인)

寄言母口(기언모구)

구치라는 사유를 통해 생각하기를, '이러함은 누이의 힘이 아닐 것이다반드시 지혜로운 사람을 잉태했기 때문일 것이며, 엄마의 입을 통해 말하는 것이리라.

 

未生乃爾 及生長大(미생내이 급생장대) 當如之何(당여지하)?

아직 태어나기도 전에 이미 이럴진대, 태어나서 자란 다음에는 어떻게 감당할 수 있으랴.

 

思惟已 生憍慢心(사유이 생교만심) 爲廣論議故(위광론의고) 出家作梵志(출가작범지)

이렇게 사유하고 나서, 교만한 마음이 일어나서, 그는 세상의 모든 논의를 널리 익히기 위해 출가하여 범지=바라문이 되기 위하여,

 

入南天竺國(입남천축국) 始讀經書(시독경서)

남천축국에 들어가서 경서를 읽기 시작하였으니, 

 

남천축(南天竺)=dakṣiṇāpatha. 남인도를 가리킨다. 천축(天竺)이란 인도를 가리키던 옛 말로서 이는 인더스 강의 옛 이름인 Sindhuḥ의 음사어이거나 혹은 Sindhu의 미얀마어인 Thindhu, Tindhu의 음역이라고도 한다.

남천축(南天竺)은 5천축(天竺) 중 하나이며, 인도 대륙의 남방에 자리한 여러 국가를 가리키며, 현재의 데칸 고원 이남 지역에 해당함. 고대 인도를 천축(天竺)이라 부르고, 동·서·남·북·중앙 다섯으로 구분하여 이를 5천축 혹은 5인도라 하였다.

 

諸人問言(제인문언) 汝志何求(여지하구)? 學習何經(학습하경)?

많은 사람이 묻기를 '그대는 어떤 뜻을 품고, 무엇을 구하고자 하는가? 어떠한 경서를 배우고 익히고자 하는 것인가?' 하였습니다.

 

長爪答言(장조답언) 十八種大經(십팔종대경) 盡欲讀之(진욕독지)

장조가 대답하기를, '열여덟 가지 대경서를 모두 다 읽고자 한다.'고 하니,

 

十八種大經(십팔종대경)=열여덟 가지 바라문 성전(śāstra)을 말하며, 18명처(明處)라고도 한다. 인도의 정통 종교와 철학에 있어서 중요한 학술서를 열여덟 가지로 분류한 것이다. Ŗg-veda(讚頌)․Yajur-veda(歌頌)․Sāma-veda(祭祀)․Atharva-veda(攘災)의 4베다, Śīkṣā(음운론)․Vyākaraṇa(어법)․Kalpa(제식)․Jyotiṣa(천문)․Chandas(詩)․Nirukta(語源)의 6론, Mimāṁsā(철학)․Nyāya(논리)․Itihāsaka(古事)․Sāṁkhya(數論)․Yoga(수습)․Dhanur-veda(弓杖)․Gandharva(음악)․Artha-śāstra(의약)의 8론을 말한다.

 

諸人語言(제인어언) 盡汝壽命(진여수명) 猶不能知一(유불능지일)

何況能盡(하황능진)?

여러 사람들이 말하기를, '그대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한 가지도 알기 어렵겠거늘 하물며 어찌 모두 마칠 수 있다고 여기는 것인가?' 하니,

 

長爪自念(장조자념) 昔作憍慢(석작교만) 爲姊所勝(위자소승)

今此諸人復見輕辱(금차제인부견경욕)

이때 장조 범지가 스스로 생각하기를, ‘지난 날 교만을 부리다가 누이에게 졌는데, 지금 여기에서 또한 여러 사람들에게 멸시를 당하는구나.’

 

爲是二事故(위시이사고) 自作誓言(자작서언)

이러한 두 가지의 사건=事 때문에 스스로 맹세하여 말하기를

 

我不翦爪(아불전조) 要讀十八種經書盡(요독십팔종경서진)

'내가 18종의 경서를 모두 독파하기 전에는 결코 손톱을 자르지 않으리라.”고 하였고,

 

人見爪長(인견장조) 因號爲長爪梵志(인호위장조범지)

사람들이 긴 손톱을 보고 장조(손톱이 긴) 범지라 부르게 되었으며,


是人以種種經書智慧力(시인이종종경서지혜력)

이 사람이 갖가지 경서를 독파하여 지혜의 힘을 갖추게 되자

 

種種譏刺是法是非法(종종기자시법시비법) 是應是不應(시응시불응)

종종의 옳은 법과 그른 법,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될 일, 

(갖가지 옳다고 내세우는 가르침과 옳다고 내세우지만 그렇지 않은 가르침과 원인과 결과가 서로 상응하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

 

是實是不實(시실시불실) 是有是無(시유시무) 破他論議(파타론의)

진실함과 진실치 않음, 있음과 없음 등을 따지고 판단하여 남의 논리를 타파했으니, 

(가르침에 실다움이 있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 “유상(有常)”이 옳다고 하는 가르침과 “무상(無常)”이 옳다고 하는 가르침 등 모두 나름 옳다고 여기는 이론과 옳다고 내세우는 논의(論議)들의 허물을 들춰내어 타파하니,)

 

譬如大力狂象(미여대력광상) 搪揬蹴蹹(당돌축답) 無能制者(무능제자)

비유하자면 마치 아추 힘이 세고 미친 코끼리가 마구 부딪치고 차고 밟고 설치면, 아무도 제지할 수 없는 것과 같았습니다.

 

如是長爪梵志(여시장조범지) 以論議力(이논의력) 摧伏諸論師已(최복제논사이)

이와 같이 장조 범지가 토론의 힘으로 여러 논사들을 굴복시킨 뒤에 

 

還至摩伽陁國(환지마가타국) 王舍城那羅聚落(왕사성나라취락)

至本生處問人言(본지생처문인언)

마가다국(Magadha)으로 돌아와서 왕사성(Rājagṛha)의 나라(Nāḷaka-grāma)라는 마을에 돌아와, 본래 태어난 곳=本生處로 가서 사람들에게 묻기를,

摩伽陁國(마가타국, Magadha.)=  고대 인도 왕국으로 이른바 16대국 가운데 하나이다. 지금의 인도 비하르주 갠지스강 남부 지역을 가리킨다. 고오타마 부처님이 활약하던 B.C. 6세기 중엽 불교를 보호한 왕인 빔비사라왕 때 강대해졌다. B.C. 3자성년 알렉산더 대왕이 북서인도에 침입했을 때까지도 마가다왕국은 강대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후에 아소카는 남인도로 세력을 뻗고 대제국을 창설했는데, 그는 불교정신에 기반한 복지국가를 실현시켰다. 아소카왕의 사후 급격히 쇠락해 붕괴했다.

왕사성(王舍城, Rājagṛha)= 당시의 인도 사대 강국 중의 하나인 마가다국의 수도이며 당시로서는 가장 번성하고 가장 새로운 경향의 도시였다. 이 도시는 구(舊)왕사성과 신(新)왕사성의 둘로 나뉘어 있고, 구도(舊都)는 산성(山城)이라 불리고 현재는 인도 최고의 석조건축으로서 그 자리가 남아 있을 뿐이다.

나라(那羅, Nāḷaka-grāma.)= 나란타사(那爛陀寺)가 세워졌던 곳.

 

我姊生子(아자생자) 今在何處(금재하처)?

'내 누이가 낳은 자식이 지금 어디에 있는가?'

 

有人語言(유인어언) 汝姊子者(여자자자) 適生八歲(적생팔세) 讀一切經書盡(독일체경서진)

어떤 사람이 대답하여 일러주기를, '그대 누님이 낳은 아들은 여덟 살에 모든 경서를 다 읽었으며, 

 

至年十六(지년십육) 論議勝一切人(논의승일체인)

열여섯 살이 되자 모든 사람들과의 논쟁에서 이겼으며, 

 

有釋種道人姓瞿曇(유석종도인성구담) 與作弟子(여작제자)

釋種=석씨 종족의 도인이 있었으니, 성이 구담(Gautama)이라, 그의 제자가 되었소.'

 

瞿曇(구담)=인도의 석가(釋迦) 종족의 성(姓). 산스크리트어 ‘가우타마(Gautama)’ 혹은 ‘고타마(Gotama)’의 음역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