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마경(維摩經)

유마힐소설경(維摩詰所說經)12 견아촉불품(見阿閦佛品)4

Skunky 2023. 5. 25. 07:00

是時大衆渴仰(시시대중갈앙) 欲見妙喜世界無動如來(욕견묘희세계무동여래)

及其菩薩聲聞之衆(급기보살성문지중)

그때 대중들이 마음속으로 묘희국의 무동여래와 보살과 성문들 뵙기를 갈망하니, 

Thereupon, everyone was eager to see the world of Manifest Joy and the Akshobhya Tathagata, as well as the assembly of bodhisattvas and voice-hearers.  

 

佛知一切衆會所念(불지일체중회소념) 告維摩詰言(고유마힐언)

부처님께서 모인 대중 전부가 마음 속으로 생각하는 바를 아시고 유마힐에게 말씀하셨다.
Knowing the thoughts of the entire assembly present, the Buddha told Vimalakirti, 

 

善男子(선남자) 爲此衆會(위차중회) 現妙喜國無動如來(현묘희국무동여래)

及諸菩薩聲聞之衆(급제보살성문지중) 衆皆欲見(중개욕견)

선남자여, 이 대중들을 위하여 묘희국의 무동여래와 제보살과 성문들을 나타내 보여 주시오. 대중들 모두가 보고 싶어 하느니라.

Good man, on behalf of this assembly, manifest the country of Manifest Joy, Akshobhya Thatagata, the multitude of bodhisattvas, and voice-hearers to this multitude all wishing to see. 


於是維摩詰心念(어시유마힐심념) 吾當不起于座(오당불기우좌) 接妙喜國(접묘희국)

이에 유마힐이 마음속으로 생각하기를 ‘나는 마땅히 이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신통력으로) 묘희국의 

Then Vimalakirti thought to himself that he should, without arising from his seat, receive the country of Manifest Joy, 

 

鐵圍山川溪谷江河(철위산천계곡강하) 大海泉源(대해천원) 須彌諸山(수미제산)

철위산과 시내와 계곡과 강하, 대해, 샘=泉源과 수미의 여러 산들과 

the Iron Wall Mountain, rivers valleys, streams, oceans, springs, Sumeru 

 

及日月星宿(급일월성숙) 天龍鬼神梵天等宮(천용귀신범천등궁)

그리고 해와 달, 별, 하늘, 용, 귀신, 범천 등의 궁전과 

and various mountains; as well as the sun, moon, and constellation of stars; the palaces of the deities, dragons, ghosts, spirits, Brahma, and others; 

 

幷諸菩薩聲聞之衆(병제보살성문지중) 城邑聚落男女大小(성읍취락남녀대소)

그리고 여러 보살들과 성문 대중들, 성읍과 취락, 남녀 노소들, 

and the many bodhisattvas and voice-hearers; cities and villages; men and women of all ages;

 

乃至無動如來(급지무동여래) 及菩提樹(급보리수) 諸妙蓮華(제묘연화)

能於十方作佛事者(능어시방작불사자)

내지는 무동여래와 보리수, 갖가지 아름다운 연화가 시방에서 불사를 이루는 것을 보고 듣게=接하리라. 

as well as the Akshobhya Tathagata, and the bodhi tree, the many wonderful lotus flowers which do the work of the Buddha in the ten directions; 

[불법에 대한 신심이 충만한 사람들은 먼저 불법의 이치에 감동을 하고, 다음에는 불국토의 장엄을 보고자 한다어떤 나라에나 어떤 사찰에나 불사를 장엄하게 시설하였다는 소문을 듣게 되면 신심이 발하여 반드시 가서 친견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이다그래서 사찰순례가 매우 성하다멀리 외국까지 가서 친견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이러한 이치는 예나 지금이나 같아서 유마경의 대중들은 묘희세계와 무동여래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는 친견하고자 갈망하였다.]

 

三道寶階從閻浮提(삼도보계종염부제) 至忉利天(지도리천) 以此寶階(이차보계)

보석과 구슬로 장식된 세 칸의 계단이 염부제로부터 도리천을 향하여 걸려 있고, 이 보배로 장식된 계단으로 

the three flights of jeweled stairs that extend from Jambudvipa to the Trayastrimsa heaven, 

 

諸天來下(제천래하) 悉爲禮敬無動如來(실위예경무동여래) 聽受經法(청수경법)

모든 천신들이 내려와서, 모두 무동여래에게 예경하고 그 가르침=經法을 들으며, 

with the jewelled stairs which the devas descend to give reverence to Akshobhya Tathagata and hear his canonical teachings. 

 

閻浮提人亦登其階(염부제인역등기계) 上昇忉利見彼諸天(상승도리견피제천)

염부제의 사람들 또한 그 계단으로 도리천에 올라가서 저 모든 천신들과 묘희세계를 보게 하리라.  

The people of Jambudvipa also ascend the stairs to go up to Trayastrimsa heaven to see those devas. 

 

妙喜世界成就如是無量功德(묘희세계성취여시무량공덕) 上至阿迦膩咤天(상지아가니타천)

下至水際(하지수제)

묘희국이 이같이 한량없는 공덕을 성취함이 위로는 아가니타천(유정천, 有頂天)까지 이르고, 아래로는 물가水際에 이르니, 

The world of Manifest Joy is replete with such immeasurable merits, from the Akanistha Heaven above to the water below. 

[阿迦膩咤天(아가니타천), 정천(頂天). 색계(色界)의 18천(天) 중 최고이므로 색구경천(色究竟天)이라 한다.]

 

以右手斷取(이우수단취) 如陶家輪(여도가륜) 入此世界(입차세계)

猶持華鬘示一切衆(유지화만시일체중)

오른손으로 떼어 내기를 마치 도자기를 만드는 도공=陶家가 물레를 잡듯이 하여 이 세계에 가져오기를 꽃다발을 손에 든 것처럼 보여 주어야겠다.’(고 생각하였다)

With his right hand he intercepts it, like a potter does a wheel, and bringing into this world, as if holding a garland of flowers, showing it all to the multitude. 

[염부제에서 도리천으로 올라가는 세 칸의 보배계단을 견도(見道수도(修道무학도(無學道)의 뜻으로 해석하기도 한다그러나 우리나라나 중국 일본에도 큰 법당에 오르는 데는 거의가 중앙과 좌우 양쪽이렇게 세 개의 계단이 있게 마련이다염부제에서 도리천으로 오르내리는 계단이라면 당연히 셋은 있어야 하리라유마거사는 이와 같은 온갖 세계를 마치 도자기를 만드는 사람이 진흙덩어리를 마음대로 잘라내고 붙이듯이 하여 이 세계에 옮겨 올 것을 생각하였다.]


作是念已(작시념이) 入於三昧現神通力(입어삼매현신통력)

이같이 생각하고 삼매에 들어 신통력으로

Thinking this thought, he entered samadhi, manifesting the supernatural powers, 

 

以其右手斷取(이기우수단취) 妙喜世界置於此土(묘희세계치어차토)

오른손으로 묘희세계를 절단하여 취해서 이 국토 위에 내려 놓았다. 

then with his right hand he intercepts the world of Manifest Joy which he placed on the earth. 

 

彼得神通(피득신통) 菩薩及聲聞衆(보살급성문중) 幷餘天人俱發聲言(병여천인구발성언)

그 (국토의) 신통력을 얻은 그 나라의 보살들과 성문들과 그 밖의 천인들이 다 함께 소리내어 말하였다.
There, the many bodhisattvas and voice-hearers that attained divine power, and the rest of the celestial beings, all utter together to say, 

 

唯然世尊(유연세존) 誰取我去(수취아거) 願見救護(원견구호)

'아, 세존이시여, 누가 저희들을 취해 데리고 가는 것입니까? 바라옵건대 구제하여 보호하여 주십시오.'

'O World Honoured One, who has taken us away? Please save us.’ 

 

無動佛言(무동불언) 非我所爲(비아소위) 是維摩詰神力所作(시유마힐신력소작)

무동 부처님이 말씀하였다.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유마힐이 신통력으로 하는 것이니라.'
Akshobhya Buddha said, I did not do this. It was an undertaking by the divine power of Vimalakirti. 

 

其餘未得神通者(기여미득신통자) 不覺不知己之所往(불각불지기지소왕)

그 밖의 아직 신통력을 얻지 못한 사람들은 자기들이 가는 것을 알지도 못하고 느끼지도 못하였다. 

Others who still had not attained their supernatural powers were unconscious and did not know where they were going. 

 

妙喜世界雖入此土(묘희세계수입차토) 而不增減(이불증감)

그리고 묘희세계가 이 사바세계 안에 들어왔지만 增減=불어 나거나 감소되지 않고,

Even though the world of Manifest Joy entered this land, yet it neither increased nor decreased, 

 

於是世界亦不迫隘(어시세계역불박애) 如本無異(여본무이)

迫 다그칠 박, 핍박할 박, 隘 좁을 애, 막을 액

이 세계 또한 좁아지지도 않아서, 그 본래와 조금도 다름이없었다.

hence the world was also neither crowded nor narrowed, remaining the same as before. 

[유마거사는 앞에서 생각한 대로 진흙덩이를 자르듯이 저 세계를 절단하여 이 세계에다 옮겨 두었다그러나 이 세계나 저 세계나 어떤 세계도 줄어들거나 불어나거나 하지 않았다부증불감(不增不減)이다. 모든 법이 공한 입장[諸法空相]에서는 묘희세계도 사바세계도 불생불멸이며 불구부정이며 부증불감이기 때문이다. 모든 법의 공한 본성이란 이와 같이 사사무애하고 광대무변하고 절대평등하다.]

 

[‘공(空)ㆍ무상(無相)ㆍ무작(無作 혹은 무원無願)’은 대승의 3해탈입니다.

공(空)’이란 온갖 것이 본래 공한 것입니다. 부처님을 처음 배우기 시작함은 공을 기초로 삼습니다.

‘무상(無相)’은 상(相)에 집착하지 않는 것입니다. 현상에 속임을 당하지 않는 것입니다.

무작(無作)’은 하면서 하지 않는=作而不作입니다. 온갖 행위는 지나가면 그만입니다(무원(無願)은 무슨 바라는 생각을 지니지 않는 것입니다).

어제 외지에서 온 어떤 학생은 이미 유명한 교수이자 남을 위해서 항상 설법도 합니다. 그는 저에게 한 가지 문제를 물었습니다. 그가 있는 곳에 어떤 부부는 이미 두 딸을 낳았는데 또 다시 아들을 하나 낳고 싶어 한답니다. 얼마 전에 그한테 와서 꼭 저를 찾아와 도와달라고 했답니다. 제가 말하기를 생각 생각마다 관세음보살의 백의진언[白衣咒]을 외우라고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세 번째 낳은 아이도 딸을 낳았는데 입이 언청이였습니다. 이 교수는 왜 그렇게 영험이 없느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그에게 말했습니다. ‘불보살은 ‘구함이 있으면 반드시 응한다[有求必應]’는 보장을 한 적이 없습니다. 이 말은 후인이 쓴 것입니다. 하물며 ‘구함이 있으면 반드시 응한다.’는 데는 또 한 조목이 있습니다. ‘성즉령(誠則靈)’입니다. 어떻게 하는 것을 간절함이라고 하는지는 어렵습니다. 일반인들이 부처님을 배우는 것은 투자의 관념으로 부처님을 배우므로 근본적으로 부처님을 배우는 것이 아닙니다. 영험이 있고 없고는 역시 선행과 결합해야 합니다. 

‘무원’이란 바로 유가에서 말한 도리상 마땅히 해야 하는 일을 행하는 것입니다. 자기의 양심이 응당 도와주어야 한다고 느끼는 것을 하는 것이요, 하고 나서도 대가를 바라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렇게 물을 것입니다. 3해탈은 ‘공ㆍ무상ㆍ무작’인데, 그것은 뭐든지 다 놓아버린 것이 아닙니까? 아닙니다. 여기 불경에서 일러주는 것은, ‘공(空)을 닦고 배우지만 공의 증득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것이요, 무상(無相)과 무작(無作)을 닦고 배우지만 무상과 무작의 증득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것이다[修學空, 不以空為證. 修學無相無作, 不以無相無作為證]’, 공(空)을 알지만 절대로 공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공하다면 누가 세상을 구하러 가겠습니까? 대승보살은 세간에 들어가 선(善)을 행하고자 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무기(無起)를 닦고 배우지만 무기의 증득을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무기(無起)’는 바로 부동심(不動心)입니다. 부처님을 배우면서 부동심이 될 수 있다면 당연히 좋습니다. 그러나 대보살은 적극적으로 선을 행하여 곳곳마다 착한 일을 찾아서 합니다. 무기로써 궁극을 삼지 않을 것입니다.-홍남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