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마힐소설경(維摩詰所說經) 11 보살행품(菩薩行品)1
11. 보살행품(菩薩行品)
維摩詰所說經菩薩行品第十一
Chapter 11. Conduct of the Bodhisattva
是時佛說法於菴羅樹園(이시불설법어암라수원) 其地忽然廣博嚴事(기지홀연광박엄사)
一切衆會皆作金色(일체중회개작금색)
그때 부처님께서 암라수원(Āmraplīvana)에서 가르침을 설하고 계셨는데, 갑자기 그 주변의 땅이 넓어지고 장엄되어서, 그곳에 모인 일체 대중이 황금빛으로 되었다.
When the Buddha was expounding on the Dharma in the garden of Amrapali, the location suddenly became vast and dignified, and the entire assembly of monastics all shone with a golden light.
阿難白佛言(아난백불언) 世尊(세존) 以何因緣(이하인연) 有此瑞應(유차서응)? 瑞 상서 서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으로 이같이 상서로운 일이 나타납니까?
Ananda asked the Buddha, World Honoured One! What caused such an auspicious event?
是處忽然廣博嚴事(시처홀연광박엄사) 一切衆會皆作金色(일체중회개작금색)
이곳이 홀연히 넓어지고 장엄되어서 모여 있는 대중 모두가 황금빛이 되었습니다.'
The location suddenly became vast and dignified, and the entire assembly of monastics all shone with a golden light.
佛告阿難(불고아난) 是維摩詰文殊師利(시유마힐문수사리) 與諸大衆(여제대중)
恭敬圍繞(공경위요) 發意欲來(발의욕래) 故先爲此瑞應(고선위차서응)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는 유마힐과 문수사리가 여러 대중들로부터 존경을 받으며 둘러싸여 있으나, 이곳에 오고 싶은 마음을 일으켰기 때문에 먼저 이러한 상서가 나타난 것이다.'
The Buddha told Ananda, It is from Vimalakirti, Manjusri, and the entire assembly that surrounds them in reverence, that has the intent of coming here, and hence such an auspicious event appeared first. T
[부처님께서 설법하고 계시는 동산과 대중들에게 홀연히 큰 변화가 일어난 까닭이 유마힐과 문수사리가 이곳에 오려는 마음을 내었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셨다. 사람이 한 생각을 낸다는 사실은 이와 같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주변에 큰 영향을 끼치고 변화를 일으킨다. 큰 비가 오려고 할 때나 지진이 나려고 할 때는 반드시 어떤 징조가 일어난다. 실은 아주 작은 일이라 하더라도 모두가 사전에 그와 같은 징조가 있기 마련이지만 사람들은 그것을 감지하지 못할 뿐이다.
모든 경전은 아난존자가 다 들어서 들은 대로 결집한 것으로 되어 있다. 유마경의 앞 부분은 아난존자가 참석하지 못한 법석이었지만 그 역시 아난존자가 듣고 결집한 것으로 되어 있다. 이러한 사실에서 모든 대승경전의 결집과정을 미루어 알 수 있을 것이다. 설사 2천 년대에 경전을 결집한다하더라도 역시 아난존자가 들은 것을 그대로 결집한다는 경전결집의 원칙을 따르게 된다. 왜냐하면 경전을 설하는 분은 언제나 깨달으신 부처님이며 경전을 결집한 사람은 언제나 아난존자이기 때문이다.]
於是維摩詰語文殊師利(어시유마힐어문수사리) 可共見佛(가공견불)
與諸菩薩禮事供飬(여제보살예사공양)
이에 유마힐이 문수사리에게 말하였다. '함께 가서 부처님을 뵙고 여러 보살들과 함께 예배하고 공양하도록 합시다'
hereupon, Vimalakirti said to Manjusri, Let us see the Buddha together and make offerings along with the bodhisattvas.
文殊師利言(문수사리언) 善哉(선재) 行矣(행의) 今正是時(금정시시)
문수사리가 답하였다. '좋습니다. 가십시다. 지금이 바로 알맞은 때입니다.'
Manjusri said, Excellent! Let’s go! Now is the time.
維摩詰卽以神力(유마힐즉이신력) 持諸大衆幷師子座(지제대중병사자좌)
置於右掌(치어우장) 往詣佛所(왕예불소)
유마힐은 곧 신통력=神力을 발휘하여 모든 대중과 사자좌를 오른쪽 손바닥에 올려놓고 부처님의 처소로 나아갔다.
Vimalakirti then used his divine powers to hold the whole assembly and lion seats, placing them on his right hand, and arrived at the Buddha’s place.
[대중들과 함께 부처님이 계시는 도량으로 옮겨 올 때에도 역시 신통력으로 여러 대중과 사자좌를 손바닥에 올려놓고 옮겨 온다. 법에는 본래 왕래가 없는 가운데 왕래가 있는 이치를 보인 것이다. “가고 옴은 끝이 없으나 움직임과 고요함은 한 근원이다[往復無際 動靜一源].”라는 화엄의 견해이다.]
到已著地(도이착지) 稽首佛足(계수불족) 右繞七帀(우요칠잡)
一心合掌(일심합장) 在一面立(재일면립)
부처님께서 계신 곳에 이르자 (사자좌를 땅에 내려놓고),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부처님을 오른쪽으로 일곱 번을 돌고 일심으로 합장하고 한쪽에 서있었다.
Upon arriving, he touches the ground, bowing his head at the Buddha’s feet, and circles him form the right seven time, wholeheartedly joining his palms before standing to one side.
其諸菩薩卽皆避座(기제보살증개피좌) 避 피할 피, 繞 두를 요, 감길 요
稽首佛足(계수불족) 亦繞七帀(역요칠잡) 於一面立(어일면립)
그 여러 보살들도 곧 자리에서 물러나 부처님의 발에 머리 숙여 예배하고, 역시 일곱 번을 돈 다음 한쪽에 서 있었다.
The bodhisattvas all promptly left their seats, bowing their heads at the Buddha’s feet, encircling him from the right seven times, and stood to one side.
諸大弟子(제대제자) 釋梵四天王等(석범사천왕등) 亦皆避座(역개피좌)
稽首佛足在一面立(계수불족재일면립)
부처님의 여러 제자들과 제석천, 범천, 사천왕 등도 역시 자리에서 물러나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으로 물러섰다.
The chief disciples, with Sakra, Brahma, the four heavenly kings, and so on, also each left their seats to bow their heads, at the Buddha’s feet, then stood to one side.
於是世尊(어시세존) 如法慰問諸菩薩已(여법위문제보살이) 各令復坐(각령부좌)
卽皆受敎(즉개수교) 衆坐已定(중좌이정)
그 때에 세존께서는 여법하게 여러 보살들에게 안부하시고 저마다 자리에 돌아가 앉도록 하시니, 모두 다 가르침에 따라 자리에 앉았다.
Thereupon, the World-Honoured One consoles the bodhisattvas, according to certain rituals, before asking them to take their seats again to receive instructions.
◎香積飯
[향적반은 중향국의 밥 이름이다. 사찰에서는 사찰 음식을 향적반이라고 표현하고 또 부엌을 밥 짓는 곳이라고 해서 향적실이라고 표현도 한다. 그것이 다 유마경에서 나온 이야기다.]
佛語舍利弗(불어사리불) 汝見菩薩大士(여견보살대사)
自在神力之所爲乎(자재신력지소위호)?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보살마하살(유마거사)의 자유자재한 신통력이 미치는 것을 보았는가?'
When the multitude was sitting, the Buddha said to Sariputra, Have you seen what the great Bodhisattva does with the unrestrained divine powers?
唯然(유연) 已見(이견)! '네, 그렇습니다. 이미 보았습니다.'
Yes, I have seen it.
於汝意云何(어여의운하)? 世尊(세존) 我睹其爲不可思議(아도기위불가사의) 睹 볼 도
非意所圖(비의소도) 非度所測(비도소측) 圖 그림 도
'그대의 생각은 어떠한가?'
'세존이시여, 저는 그 분이 불가사의한 일을 하는 것이 불가사의하여, 전혀 예측할 수도 없고, 마음으로 헤아릴 수도 없었습니다.”
What do you think? World Honoured One! I have seen it with my own eyes, and it is incredible, which the mind cannot picture, and which standards cannot measure.
[중생심에서 여기서 굳이 그 차원을 정리를 해본다면, 보통 사람이 있고, 그 다음에 한참 수행을 했다고 하는 부처님의 상수제자들이 있다. 그들은 소승 불교의 수행을 중심으로 살아가는 고집쟁이들, 집착이 심한 사람들, 편협심이 있는 수행자들이다. 착하긴 한데 치우친 소견을 가진 수행자들도 있다. 그다음에는 일반보살들이 있고, 그 중에서 훌륭한 보살이 있다면 문수사리보살이다. 그리고 문수보살 위에는 유마거사 즉 유마보살이 있고, 그 위에 굳이 이야기 한다면 석가모니 부처님이 계신다고, 나름대로 중생의 안목으로 나열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爾時阿難白佛言(이시아난백불언) 世尊(세존) 今所聞香(금소문향)
自昔未有(자석미유) 是爲何香(시위하향)?
그 때 아난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지금 이 향기는 예전에 맡아 보지 못한 것입니다. 이것이 무슨 향기입니까?'
Then Ananda asked the Buddha, World Honoured One! This fragrance which I smell now, which had never existed before, what is this fragrance?
佛告阿難(불고아난) 是彼菩薩毛孔之香(시피보살모공지향)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는 저 중향국 보살들의 모공에서 나는 향기이니라.'
The buddha said to Ananda, This fragrance is emanating from the pores of these bodhisattvas.
[향적 부처님의 밥을 먹은 사람들의 모공에서는 모두가 신기한 향기가 난다. 부처님의 향기란 오분법신향이다. 향적 부처님이나 석가모니 부처님이나 아미타 부처님이나 어떤 부처님이라 하더라도 진리를 제대로 깨달으신 사람들의 정신에는 오분법신향이 있게 마련이며, 그 향을 먹은 (맡은) 사람들도 또한 그 향기가 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리라. 불교란 궁극적으로 계와 정과 혜를 통해서 해탈에 이르고 그 해탈을 다른 사람에게도 널리 전하는 해탈지견의 이 오분법신을 깨달아 그 법의 향기를 세상에 널리 피우는 일이다. 전법과 포교란 곧 이와 같은 일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치를 중향국의 향적 부처님이라는 이름을 빌어 상징적으로 표현하였다.]
於是舍利弗語阿難言(어시사리불어아난언) 我等毛孔亦出是香(아등모공역출시향)
그 때에 사리불이 아난에게 말하였다.
'우리들의 모공에서도 역시 이 향기가 납니다.'
Then Sariputra said to Ananda, Our pores also emit such fragrance.
[사리불이 비록 소승이기는 하지만, 보살불교를 공부했다는 뜻으로 ‘우리의 모공에서도 그런 향기가 난다’고 말한다.]
阿難言(아난언) 此所從來(차소종래)?
아난이 말하였다. '이 향기는 어디서 온 것입니까?'
Ananda asked, Where does this come from?
曰(왈) 是長者維摩詰(시장자유마힐) 從衆香國(종중향국) 取佛餘飯(취불여반)
於舍食者(어사식자) 一切毛孔皆香若此(일체모공개향약차)
'이것은 장자 유마힐이 중향국의 향적 부처님께서 남기신 밥을 가져와서, 유마힐의 집에서 먹은 사람들의 모공에서 이 같은 향기가 나는 것이오.'
Replying, It is from the elder Vimalakirti, who went to the Land of Many Fragrances and got the Buddha’s left over rice.
[향적반이라고 하는 밥은 상징적인 밥이다. 그 밥을 드신 분들은 전부 몸에서 그런 향기가 다 난다. 그런데 아난 존자는 부처님의 시봉이니 따라가지를 못했기 때문에 그 향기를 처음 맡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부처님은 그런 내력을 보지 않고, 듣지 않아도 환히 잘 알고 계신다. 굳이 부처님이 설명할 필요없이 사리불이 설명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勤供諸佛(근공제불), 故入生死而無所畏(고입생사이무소외。
위의 이런 행위들은 모두 부처님을 배우는 사람이 부처님들께 공양(供養)하는 행위입니다. 우리는 부처님을 배우면서 공양이라는 말을 늘 하는데, 무엇으로써 공양할까요? 불도를 몸으로 행함으로써 부처님들께 공양하는 것입니다. 불보살님들의 가르침[敎導]을 받들어 행하는 것입니다. 당신은 어디에 가서 불보살님들을 찾을까요? 서천(西天)에 가서 찾는 것이 아닙니다. 불보살님들은 모두 인간세상에 계시는데 우리가 알아내어서 보지 못합니다. 그도 말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는 모두 생사윤회 속에서 구르지만 생사의 구속을 받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만약 세속[紅塵]을 뛰어넘어 부처님을 배우려 한다면 근본적으로 틀린 것입니다. 성취한 사람은 생사를 두려워하지 않고 고난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욱 고난의 곳으로 가서 중생을 교화하고자 합니다.-홍남서원]